"시세차익? 안 팔면 되죠"…공공임대 분양전환 '해법' 없나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뉴스듣기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오늘의 핫뉴스

닫기
판교 등 주변시세 치솟아 분양전환 집값 놓고 정부-입주민 갈등 고조
국토부, 저리대출 및 우선분양전환권 포기시 8년 재임대 등 연내 대책 발표 예정
입주민들 "허허벌판 살아왔는데…팔 생각 없으니 전매제한 걸면 되지 않나" 울분
분양전환 아닌 영구-50년 등 장기공공임대 초점 맞춰야…'토지임대부 방식'도 대안

10년 공공임대아파트의 분양 전환 가격을 놓고 정부와 입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 시세차익 특혜 시비를 없애는 동시에, 입주민들의 주거 안정을 보장할 해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년 공공임대는 청약에 당첨된 입주자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민간건설사가 지은 아파트에 매월 임대료를 내며 살다가, 10년 뒤에 감정평가액 기준으로 분양 전환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최근 감정평가에 들어간 산운마을 9단지를 포함해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만 내년부터 11개단지 5천 가구가 분양으로 전환된다.

문제는 수도권 집값이 몇년새 폭등하면서 예상되는 분양전환가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는 점이다.

2007년말 입주 당시 공고된 판교 지역 59㎡(24평형) 아파트의 기준가격은 1억 7천만원으로 평(3.3㎡)당 70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현재 주변 시세는 최소 8억 후반대, 평당 3천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가령 판교 봇들마을 3단지의 경우 10년전 같은날 공공분양된 봇들마을 4단지와 평형은 물론 마감재까지 같은 '쌍둥이' 아파트이다. 당시 2억 4천만원에 분양됐던 4단지 24평형은 현재 시세가 9억 5천만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따라서 시세에 맞춰 분양전환가가 결정된다면 대출을 다 갚은 3단지 입주민들도 또다시 6~7억원의 거액을 빚내야 할 판이다. 판교는 그사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대출을 아무리 받아도 집값의 40%까지만 가능하다.

내집 마련 꿈에 청약통장을 써버리고 10년간 매월 임대료에 보증금 5700만원을 제외한 1억 2천만원 대출 이자까지 갚아온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전국LH중소형10년공공임대아파트연합회 김동령 회장은 "대부분은 평생 부동산 거래 한 번 안하고 20평대 집 하나 마련하겠다며 임대료에 대출이자에 재산세까지 내온 사람들"이라며 "당시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는데 시세가 이렇게 오를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고 황당해했다.


산운마을 12단지 입주민이기도 한 그는 "공공택지 사업 자체가 나라 땅을 저렴하게 수용해 사회적 약자들의 주거 안정 혜택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라며 "시세가 올랐다는 이유로 건설사업자의 천문학적 폭리만 보장하겠다는 거야말로 특혜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같은시기 공공분양 아파트처럼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거나, 5년 공공임대처럼 조성원가와 감정평가액을 산술평균해 분양전환가를 책정하자는 게 주민들의 요구다.

김 회장은 "우리는 어차피 팔 집이 아니고 계속 살 집"이라며 "시세차익이 문제라면 집을 팔 수 없도록 전매제한을 걸면 될 일인데, 정부는 전매제한도 안된다며 LH에 폭리만 안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 "특혜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신 연 3% 수준의 디딤돌 대출을 제공할테니 시세에 맞춘 감정평가액대로 값을 치르거나, 우선분양전환권을 포기하면 8년 더 임대해주겠다는 내용을 담은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민간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의 경우 입주민이 우선 분양을 포기하면 LH가 해당 주택을 대신 매입해 최장 8년간 재임대한 뒤 나중에 다시 분양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공공택지 사업인 만큼, 입주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성달 부동산국책사업팀장은 "주변 시세가 오른 건 엄밀히 말해 정부 책임이지, 입주민들이 띄운 게 아닌데도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넘기는 꼴"이라며 "정부가 내세우는 대책도 현 시세로 구입하든가 아니면 말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김 팀장은 "주민들이 요구하는 평가 방식을 적용하거나,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입주민들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게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웨덴이나 핀란드 등 북유럽을 비롯해 호주나 싱가포르 등 많은 국가들에서 보편화된 '토지임대부 주택'을 적용하자는 것으로, 분양가의 절반이 넘는 토지비를 임대료로 돌려 목돈 부담을 확 낮출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민간택지가 아닌 만큼 당초 취지에 맞게 서민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김주호 간사는 "업체들에게 개발이익을 돌리는 분양전환 방식을 도입한 것 자체가 문제"라며 "턱없이 부족한 영구국민임대, 50년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는 게 궁극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이들 공공임대주택을 주거복지정책의 주요 축으로 삼고 있지만, 실제 재고율은 6%에 불과하다. 네덜란드의 34.1%나 프랑스의 18.7%는 물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8%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김성달 팀장은 "5년, 10년짜리 단기임대는 폐지해야 한다"며 "강제수용한 공공택지는 민간에 매각할 게 아니라 저소득층을 위한 장기임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추천기사

클릭! 똑똑한 소비생활

많이 본 뉴스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유투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저작권자 ©CBSi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