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사회, 우리에겐 살아남을 능력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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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TV, 전화 모두 하나로 모인 초연결사회
사물인터넷, 편리해도 인터넷 끊기면 무용지물
연결 많이 된 것보단 연결구조의 취약이 문제
앞으로 기술격차에 따른 불평등 발생할 수 있어
국제적으로 함께 대응할 수 있는 기구 필요할지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8년 11월 30일 (금)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택광 (경희대 교수), 장강명 (소설가)


◇ 정관용>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들. 잡학하고 박식하게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이죠. 리앤장의 금요살롱. 오늘도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소설가 장강명 씨 어서 오십시오.

◆ 이택광> 안녕하십니까.

◆ 장강명> 안녕하세요. 장강명입니다.

 


◇ 정관용> 오늘 우리가 이야기 나눌 주제가 초연결사회입니다. 지난 주말 있었던 KT 화재. 두 분은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어요?

◆ 이택광> 저는 그때 해외에 나가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장강명 작가는.

◆ 장강명> 저는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습니다. 저는 구로구 사는데요. 거기까지는 피해가 없었나 보더라고요.

◇ 정관용> 주변 분들은 많이 피해봤다는 얘기 들었죠?

◆ 이택광> 제가 메시지를 보내면 답신이 안 오더라고요. 인터넷이 접속이 안 되시는 분들은 답신을 못하고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연결을 했는데 본인이 카페에 나와서 저한테 답신을 했는데 인터넷이 안 된다고 그러더라고요. KT에 불이 나서. 그래서 제가 조금 놀랐죠.

◇ 정관용> 제가 아는 사람은 그쪽 지역에서 세 사람 이 아마 식사 약속을 한 모양이에요. 그런데 그 식당의 위치를 정확히 모르는 두 사람이 있었대요.

◆ 장강명> 전화로 알려주려고.

◇ 정관용> 전화로 알려주든지 아니면 대체로 길찾기 이런 거 해서 가려고 했는데. 이게 다 먹통이 되니까 만나지를 못해서 한 1시간인가 늦게야 만났다고 하더라고요.

◆ 장강명> 그래도 그 정도면 좀 귀여운 에피소드네요. 뉴스 보니까 119에 연락을 못해서 좀 고생을 하신 분들 많고 또 그중에 돌아가신 분까지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카드 결제 안 돼서 장사 못하신 분.

◆ 이택광> 치킨집이 지금 치킨 배달이 안 돼서 지금 전부 다 폐기처분해야 될 그런 어려움이 처해 있다고 그러시더라고요.

24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빌딩 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이번 화재로 KT관련 통신장애가 발생해 마포구 연남동 등 일부 지역에 LTE망에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진환기자

 


◇ 정관용> 이제 이걸 초연결사회라고 이야기를 한 것이 과거에는 휴대전화도 없었지만 휴대전화 나온 초창기 때는 다들 그래도 집전화가 또 따로 있고. 그렇죠? 그리고 TV가 인터넷을 통해서 보는 게 아니라 안테나를 통해서 보기도 하고 다 떨어져 있었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요즘에는 휴대전화, TV 그리고 집 전화 없는 분들 많잖아요. 두 분은 집 전화 있으세요?

◆ 이택광> 저는 집 전화는 있는데 1년에 한 번도 안 썼어요, 지금까지. 제가 전화세도 내고 있는데 쓴 적이 없어요, 그걸. 전화를 한 적도 없고 걸려온 적도 없고.

◇ 정관용> 오는 전화도 없어요?

◆ 이택광> 오는 전화도 없어요. 요즘에는 대부분 또 휴대폰으로 걸려오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예전에는 그래도 혹시 가끔 가다가 여론조사 하는 전화도 왔는데 요즘에는 여론조사도 집전화로 안 옵니다.

◆ 장강명> 교수님은 전화기는 설치는 해 놓으셨습니까?

◆ 이택광> 설치는 했는데 까먹고 있죠. 전화기가 있는지도 잘 모르죠.

◇ 정관용> 장강명 작가는요.

◆ 장강명> 저는 회선은 있는데 전화기 자체를 설치를 안 했습니다. 쓸 일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안 했는데.

◇ 정관용> 제 경우가 회선 살아 있고 집전화를 설치를 했는데. 제가 이제 한 2년 전에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했거든요. 그 단독주택은 좀 떨어져 있잖아요. 2층, 1층 이런 식으로 그러니까 전화 벨소리 울리면 막 뛰어가서 받아야 되는데. 받고 나면 필요 없는 전화예요. 무슨 광고전화거나 여론조사 전화거나. 그래서 아예 전화기를 떼버렸어요.

◆ 장강명> 그렇죠. 그냥 우리의 통신을 그냥 다 일원화시켜서 손바닥에 들고 오는 그걸로. 그걸로 그냥 TV도 보고 인터넷도 하고 전화도 하다 보니까 이게 막히면 그냥 아주 차단이 되어버리고.

◆ 이택광> 사실 이게 어떻게 보면 사고지만 굉장히 큰 교훈을 주는 것 같거든요. 제가 뭘 느꼈느냐면 이렇게 재난과 관련된 여러 가지 대책들 중에 보시면 비상 생수를 구비해 놓고 이런 게 있잖아요. 그중에 반드시 보시면 라디오가 하나 있잖아요. 이번에 왜 라디오가 필요한지를 절실히 알게 됐다고 제 지인이 또 그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집에 TV도 안 나오고 그리고 전화도 안 되고 이러고 있는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라디오가 있으면 라디오를 켜면 라디오를 듣게 되는 것이죠.

◇ 정관용> 요즘은 라디오도 또 디지털 라디오.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 통해 듣는 분도 많은데 그거 갖고 안 되고 건전지 끼는 옛날식 라디오.

◆ 이택광> 아날로그식 라디오가 있어야 되는 겁니다.

◆ 장강명> 굉장히 라디오 방송에 적합한 내용이네요. (웃음)

◇ 정관용> 이런 초연결사회라고 하는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한 게 한 10년.

◆ 이택광> 그렇죠. 10년부터 시작됐다고 말은 할 수 있는데 최근에 와서 가속화가 됐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특히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스마트폰은 단순하게 전화기라고 말할 수는 없죠. 이건 컴퓨터.

◇ 정관용> 컴퓨터죠.

◆ 이택광> 또 단순한 컴퓨터가 아니라 우리들의 어떻게 보면 뇌와 연결돼 있는 기계. AI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일단 이 휴대폰 자체가 뇌죠, 뇌. 뇌를 보여 주는 거죠. 마음을 들여다보는 거기 때문에 모든 사생활과 모든 기록과 이런 게 담겨 있지 않나 생각이 들고요. 그러니까 재미있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무슨 경찰, 법과 관련된 일이 있으면 무조건 휴대전화를 없애라. 그 안에 다 있으니까. 그걸 뺏기는 순간 모든 것이 다 들통 나는 거죠.

◇ 정관용> 요즘 압수수색하면 휴대전화부터. 그거부터 가져가잖아요.

◆ 이택광> 포렌식. 다 복원해내죠, 그러니까.

◆ 장강명> 저는 스마트폰 관련해서 들었다기보다는 초연결사회라는 말을 사물인터넷이라는 용어 많이 쓸 때 들었습니다. 이번에 사물인터넷의 위력이랄까 위엄을 깨달았는데 그 주차장의 자동차단기가 아마 신용카드로 주차 요금을 결제를 해야 올라가는 그런 시스템의 주차장이 있나 보더라고요.

◇ 정관용> 많이 있죠. 많이 있어요.

◆ 장강명> 그래서 여기 사고 난 지역에 주차장에서 차를 못 뺏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게 굉장히 저는 약간 섬뜩한데.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우리 냉장고가 인터넷이랑 연결이 된다. 보일러가 인터넷이랑 연결이 된다 그리고 그 보일러의 온도를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이 인터넷밖에 없다. 이러면 만약에 인터넷이 그 지역이 못 쓰게 되면 기름도 있고 보일러도 있는데. 온도를 못 올려서 벌벌 떨고. 더 큰 사고가 날 수도 있고 엘리베이터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주차장 차단기 안 올라가면요. 그럼 그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으면 어떻게 해야 되나.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전화기 안 터질 때.

◆ 이택광> 그러니까 너무 연결이 많이 되어 있어도 편리하기는 하지만 평상시에 이렇게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그런 사소한 문제가 아주 심각한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죠.

◇ 정관용> 하나만 멈추는 게 아니라 모든 게 멈춰버리는.

◆ 이택광> 모든 게 멈춰버릴 수가 있죠.

◆ 장강명> 이게 연결이 많이 된 게 문제가 아니고요. 그 연결 구조가 좀 취약한 것 같아요. 어디 하나만 끊는다고 그 일대가 동시에 그렇게 시스템이 멎는다는 게 그 시스템 설계할 때 뭔가 좀 구조적으로 잘못한 거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고. 이제 자세한 통신망 구조 이런 것뿐 아니고요. 우리의 그런 재난에 대처하는 사회 시스템 자체도 조금 너무 취약한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KT통신망이 지금 불에 타서 작동이 안 된 건데 이거 얼른 SK나 다른 통신사 통신망을 이용하게 했으면 그렇게 119, 112 정도는 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는 거 아닐까요?

◆ 이택광> 그렇죠. 그런데 기사에도 났지만 지금 KT와 관련 이 회선을 설치했던 분들은 사실 이건 케이블을 묻어야 되잖아요. 묻고 관리하고 해야 되는데. 그분들이 다 구조조정으로 다 직장을 잃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새로 고용되신 분들은 하드웨어적인 것을 전혀 모른대요. 그러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전체 초연결과 관련된 모든 소프트웨어가 멈춰버리니까 이걸 직접적으로 수리를 할 수 있는 그런 분들이 없어서 굉장히 곤란을 겪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니까 도대체 이게 상당히 인재인 측면도 있는 거죠.

◆ 장강명> 이렇게 취약한 게 공간적으로 수평적으로 취약한 것도 있지만 그렇게 시간적으로 서사적으로 취약한 것도 있군요. 우리가 이걸 어떻게 설계한 사람을 직접.

◆ 이택광> 그분들이 다 직장을 안 다니고 계신 거죠.

장강명 작가(좌)와 이택광 교수(우) (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정관용> 지금 고치는 얘기를 했는데. 옛날에는 집에 TV 들고 가서 전파상에서 고치기도 하고 라디오 전파상에 가서 고치기도 하고 했잖아요. 요즘 컴퓨터나 휴대전화 고장 나면 누가 고칠 수 있어요, 직접?

◆ 이택광> 고친다기보다는 요즘 그냥 바꾸죠. 아예 삶의 패턴이 굉장히 소비주의적으로 바뀐 건 사실입니다.

◇ 정관용> 그것뿐 아니라 우리가 사물에 굉장히 의존하며 사는데 사물이 고장 나면 고칠 능력은 점점 또 떨어진 거거든요.

◆ 이택광> 그렇죠. 그게 어떻게 보면 기존의 엘리트주의로 흐를 수밖에 없는 것이거든요. 몇몇 사람들만 그래서 고치게 되는 것이고 그래서 이제 지난 정권부터 이제 코딩을 배우자, 이런 게 있었잖아요. 사실 우리 학교는 지금 배우고 있습니다.

◇ 정관용> 중학교 1학년들 코딩 교육이 의무화 됐어요.

◆ 이택광> 지금 중학생부터 지금 의무화됐나요? 일단 대학교는 교양으로 지금 가르치고 있죠. 코딩을 배우는데. 코딩을 배우면 아예 모르는 것보다 낫겠죠. 하지만 과연 그게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것이 될까. 그것은 좀 의문스럽습니다.

◆ 장강명> 그게 어떤 논리력을 가르치려고 학생들한테 그걸 가르치는 겁니까? 아니면 진짜 이런 어떤 IT 재난, 이런 거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려고 실무적인 개념입니까?

◆ 이택광> 그렇지는 않고요.

◇ 정관용> 재난대처는 아니고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논리적 그리고 창의력 이런 것들을 가르치기 위한 교육이죠.

◆ 이택광> 정확하게 말하면 하버드에서 시작된 용어고요. 하버드에서 이제 코딩을 교양으로 가르치는 그런 주장이 있어서 이게 이제 한국에 와서 이렇게 코딩 교육이 지금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물론 한국처럼 너무 이공계 또는 문과가 나뉘어져 있잖아요, 우리는. 너무 나눠져 있고. 이공계와 문과 자체가 공유하고 있는 지점이 없는 그런 상황이라면 코딩을 가르치는 것도 이해를 높이는데 아예 무용하다 말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는 좀 의문이 됩니다, 사실은.

◇ 정관용> 코딩교육 얘기는 그 정도 하고. 조금 아까 이택광 교수가 언급한 기술독점. 그렇게 되면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점점 기술 독점 현상이 강화되고 그로 인한 부의 양극화도 심화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자리도 잃을 것이다. 이런 위협으로까지 이야기가 좀 전개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 이택광> 그렇습니다. 지금은 요즘 잘 안 나오는데 원천기술이라는 게 있었잖아요, 원천기술. 사실 이게 이런 초연결사회와 관련된 여러 가지 기술들도 원천 기술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죠. 그래서 원천기술로 갖고 있는 나라 또는 기업들은 사실은 굉장히 독점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계속 그걸 개발하고 또 거기에 맞는 로열티를 받고. 이러면서 지적재산권을 또 행사하고. 이런 부분에 개선이 안 될 수가 있고. 그래서 일단 불평등이 발생하겠죠. 이런 기술 불평등이 발생하는 것이고. 또 이처럼 금방 말씀하신 수리와 관련돼서도 몇몇 사람들만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면 재난상황이 왔을 때 인류 전체가 그것을 대처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크죠.

◆ 장강명> 기술 격차라는 단어도 있잖아요. 저는 그것도 좀 생각을 해 봤는데 이번에 인터넷이 안 되고 스마트폰이 안 돼서 그렇게 고생을 했다. 이런 사례들을 보니까 그러면 지금 인터넷을 쓰기 어려워하고 스마트폰을 잘 못 다루시는 분들은 평소에 얼마나 불편이 클까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조금 약간 엉뚱한 생각을 해 봤는데 이 통신구 화재 있기 며칠 전에는 또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가 문제가 돼서 한국 인터넷 서비스에 문제가 있었지 않습니까? 우리 삶에 굉장히 위험을 끼치는 여러 가지 기술들이 지금 우리 주변에 있고 이게 국경을 많이 넘었거든요. 아마존에서 문제가 생기면 한국에서 피해가 생기고. 또 한국에서는 예를 들어서 한국에서 만드는 휴대전화에 무슨 보안 결점이 있으면 미국에서 누가 또 피해를 보겠죠. 이게 마치 무슨 질병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 정관용> 전염병처럼.

◆ 장강명> 네. 완벽하게 통제는 할 수 없는데.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위험이 있는 요소에 대해서 지금 우리가 어떻게 대처를 하느냐 하면 세계보건기구라는 게 있습니다. 여기서 전염병 관련해서 여러 가지 지식들을 공유를 하고 최신 정보도 공유를 해서 여러 국가가 동시에 대응을 하고 있죠. 어떤 그 정보 기술. 테크놀로지의 위엄에 대해서도 이미 초국가적인 위험이고. 실제로 지금 작은 통신구 하나만 불이 났는데도 이렇게 큰 위험인데. 큰 사이버 테러가 나면 정말 국가적 재난이 될 수 있다. 이걸 느꼈지 않습니까? 이거 지금 국제기구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없으면 한번 만들어볼 수도 있을 것 같고. 있으면 조금 더 기능을 세계보건기구처럼 키울 수 있지 않을까.

◇ 정관용> 제 기억에는 그런 세계기구는 없는 것 같은데요?

◆ 장강명> 뭔가 기술자들의 기구 정도는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좀 재난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을 우리가 관리를 해 보자, 세계적으로. 그런 아이디어 좀 누가 한번 내지 않으면, 내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 봤습니다.

◆ 이택광> 그러니까 지금 그것도 초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지금 보시면 기술의 발달이 어떤 사법의 어떤 그런 범위와 충돌하는 것도 많이 나타나는 거죠.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던 어떤 윤리적인 기준과 기술의 발달이 사실은 넘어가버리는 거예요. 기준 자체를 넘어가버리는 경우가. 많이.

예를 들어서 지금 허가가 안 나고 있는 드론 같은 것도 그런 예이고요. 드론도 사실은 기술 개발은 다 돼 있습니다. 그래서 무인시스템으로 지금 주문을 하게 되면 아마존에서 그냥 배달을 해 줄 정도로 그렇게 되어 있는데 법적인 문제 때문에 안 되는 거거든요. 그리고 또 지금 보스턴로보틱스 같은 데서 개발하고 있는 여러 가지 로봇이 지금 거의 살아 있는 생물처럼 여러 가지 기술들이 다 개발되어서 살아 있는 생물처럼 움직이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쉽게 말하면 이제 기존에 있는 그런 서빙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개발이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아마존 같은 경우는 이미 창구에서 로봇을 사용해서 물류를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도 사실 나중에 가면 상당히 큰 문제가 될 수가 있죠, 여러 가지 면에서.

◆ 장강명> 그것도 좀 여러 가지 그런 기구에서 얘기를 하면 좋겠어요. 사이버 테러가 어느 나라에서 금지 돼 있다고 해도 되는 나라에만 해커들이 가서 그게 불법이 아닌 나라에 가서 하면 될 거 아닙니까? 저는 또 이렇게 보건이랑 이걸 비유를 하다 보니까 드는 생각 이 우리가 세계보건기구도 있지만 어린이들한테도 위생에 대해서 가르칩니다. 우리가 인터넷 어떤 정보통신기술에 대해서도 기초위생, 기초안전관리. 이런 개념을 좀 가르쳐야 될 것 같아요. 단순히 비밀번호 잘 관리하자 이런 게 아니라 진짜 근처에 아까 라디오를 구비해 놓으라는 것뿐 아니라 비상 상황이 생겼을 때 가족들이 어떻게 연락을 할 것인가 이런 것도 좀 이렇게 보급을 해야 될 요즘 시대의 상식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조금 아까 이택광 교수가 얘기한 기술발전 또 AI, 로봇 이런 세상을 대비하기 위한 법 제도가 미비하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우리가 해 왔던 얘기인데.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장강명 작가가 지적한 것처럼 그런 법제도적 준비를 해 나가는 데 위험에 대비하는, 재난 상황에 대비하는. 이것도 꼭 좀 필요하다 그런 거죠.

◆ 장강명> 이게 앞으로 또 안 일어나리라는 보장이 없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이택광> 그리고 지금 보시면 이번 겪으면서 많은 분들이 증언하시기를 공중전화 찾기 굉장히 어려웠다. 공중전화로 전화를 해야 되는데. 사실 지금.

◇ 정관용> 공중전화 박스도 거의 없어졌어요.

◆ 이택광> 박스가 없어요, 그러니까. 있어도 가서 보시면 대부분 고장이 나 있고.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비상전화를 할 수 있는 수단들도 사실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좀 대비를 해야 된다. 이게 단순하게 그냥 KT에서 불이 나서 잠깐 혼선이 있었다가 아니라 상당히 많은 교훈을 준다고 저는 생각이 들어요.

◇ 정관용> 그래요. 이런 초연결사회가 주는 위험에 대비하자. 그리고 또 초연결사회가 이렇게 우리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이러다 보면 왜 자연으로 돌아 가버리자. 이런 어떤 아예 휴대전화 없이 살아보자. 이런 움직임도 조금 더 가속화될 수 있을 것 같아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지사 앞에서 열린 KT 아현지사 화재 관련 통신공공성 확대 및 추가피해 보상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관계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이한형기자

 


◆ 이택광> 장 작가님은 카톡 안 쓰잖아요, 그런데.

◆ 장강명> 제가 좀 구형 전화기를 써서 카톡을 못 썼는데요. 최근에 전화기를 바꿨습니다. 되기는 합니다. 잘 안 쓰기는 합니다, 그런데. 초연결사회가 연결이 많이 돼 있는 게 피곤하더라고요. 스팸메일 같은 거 연락 자주 오고.

◆ 이택광> 답신을 안 하면 돼요.

◆ 장강명> 적당히 좀 연결을 끊고. 가끔 그렇게 혼자 있는 시간도 필요한데 초연결사회 안 좋은 게 또 그거 같아요. 정말 24시간 연결돼 있으니까 이제는 외국에 나가도 변명할 거리가 없습니다. 너 왜 로밍 안 해 갔어 이런 소리나 듣게 되니까.

◇ 정관용> 스마트폰 전원을 꺼버리면 돼요.

◆ 이택광> 그러면 이제 꺼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죠. 그러니까 왜 전화를 안 받느냐. 다시 말하면 이제 해외, 예전에 해외에 나가면 로밍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전화 안 받는다, 이런 핑계가 생겼는데 요즘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요즘 나가시면 국내 요금하고 똑같아요.

◆ 장강명> 이것도 국제기구 만들면 논의 좀 해 봐야 되겠습니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

◇ 정관용> 전화기 꺼놓고 왜 껐느냐. 나는 초연결사회의 공포 때문에 껐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죠.

◆ 이택광> 의지적인 표현을 해야 되는 거죠.

◆ 장강명> 저희가 슬슬 마무리해야 될 시간인 거죠?

◇ 정관용> 리앤장의 금요살롱이었어요. 경희대학 이택광 교수, 소설가 장강명 씨 고맙습니다.

◆ 이택광> 감사합니다.

◆ 장강명>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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