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국가지원·일반회계 구분, 돈 마음대로 쓰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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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유치원 3법안 비판
"일반회계 학부모 감시권, 전문성 미비로 감시 불가능"
"법인회계 교비회계 통합 운영, 교비 전출 방지 사립학교법 정신 위배"

김한수 경기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공인회계사)
한국당이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해 발의한 유치원 3법은 박용진 의원 입법안에 비해 한참 후퇴한 법안이다. 한국당이 제안한 3법은 사립유치원 회계투명성을 제고시키지 못하고, 사립학교법 근간을 흔들고, 유치원 원아에게 적합한 급식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


한국당이 제안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에는 유치원은 교비회계과 법인회계를 구분하지 않고 통합 운영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립학교법에서 법인회계와 교비회계를 분리하여 법인에서 학교로 자금을 보낼 수 있지만, 학교에서 법인으로 자금을 보내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즉, 설립자가 교비회계에서 사적 목적으로 교비를 유용하거나 낭비해서 본질적인 교육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법인회계와 교비회계를 구분한 것이다. 이러한 한국당 안은 사립학교법 정신을 크게 훼손하고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개악이다. 마치 잘 굴러가던 두 발 자전거에서 바퀴를 떼어 중심을 잡기 힘든 외발 자전거를 제공하는 셈이다.

한국당이 제안한 유아교육법 개정(안)에 따르면 유아교육정보시스템(에듀파인) 사용을 의무화하고, 국가지원금회계와 일반회계로 구분하고 있다. 한국당은 국가지원금회계는 국가가 관리· 감독을 하고, 일반회계는 학부모 운영위원회가 감시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회계지식을 가진 학부모가 얼마나 될까? 또 회계지식이 있다 해도 예·결산 공시용 자료만으로는 지출의 정당성을 판단할 수 없다. 따라서 결산자료를 위해 작성된 장부를 살펴봐야 하는데, 유치원에 아이를 맡긴 학부모가 용감하게 장부를 보자고 할 수 있을까? 또 회계부정을 발견했다고 해도 관할청에 고발할 수 있는 학부모가 얼마나 될까? 한국당 안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동화 속 이야기처럼 실현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제안한 유아교육법 개정안에는 '법인유치원'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하'는 구분경리하지 않을 수 있고, 그 사이에 있는 유치원은 구분경리를 적용해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분경리를 위해서는 지출한 돈에 꼬리표를 붙여야 하므로 회계 역량이 필요하다. 그런데 회계 역량을 갖춘 법인유치원은 구분경리하지 않을 수 있고, 회계 역량이 충분하지 못한 사인이 운영하는 유치원은 구분경리를 해야 한다는 규정은 납득하기 어렵다. 결국 구분경리를 도입한 목적은 일반회계에 해당하는 항목은 재량적 또는 불법적으로 사용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또한 한국당이 제안한 안에는 "관할청은 일반회계의 운영과 편성에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관할청은 일반회계의 운영과 편성에 참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관할청이 예산편성과 집행에 관여하면 유아교육법에 보장된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셈이다.

자유한국당 안에 따르면, 학부모 지원금을 교육목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며, 이를 위반 시에는 처벌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형법상 횡령죄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조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벌칙조항으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으나, 형법상 업무상 횡령죄(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비해 상당히 가볍다.

국고보조금 회계에서 세출항목으로 '시설설치'를 넣었는데, 이에 대한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회계에서 '시설설치'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시설설치가 단순한 시설개보수를 위한 지출인지, 유치원 건물의 시설설치인지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유치원의 사유재산 형성을 돕기 위한 조항은 아닌지 의심하는 이들이 많다.

자유한국당은 원아수 300명 이상인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만 학교급식법을 적용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2017년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사립유치원에 재학 중인 원아 수는 522,110명인데, 전국 유치원 9029곳 중 원아 200명 이상인 사립유치원은 591곳에 불과하다. 한국당이 제안한 학교급식법을 적용받는 원아수 300명 이상의 사립유치원은 더 적다고 예상할 수 있다. 결국 원아수 300명 이하의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원아는 적절한 급식을 제공받지 못할 수 있다.

사회학자인 에밀 뒤르켐은 "인간 문화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항상 생존과 관계되어 있다"라고 했다. 한국당이 제안한 3법은 유치원 원아의 생존보다는 사립유치원의 생존을 우선시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한국당이 제시하는 '우리의 사명'에는 미래세대를 위한 책임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당이 자신이 제시한 미래세대를 위한 책임을 다해 국민의 신뢰를 얻는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

※ 본 기고는 CBS노컷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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