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김수민의 눈물이 예고하는 불길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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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결소위에서 김재원 의원과 '지역구 예산' 다투다가 눈물 그렁그렁
"호남, 경상도 다 가져가는데, 충북 예산은 누가 챙기나"
올해도 '쪽지 예산' 수두룩 할듯
인터뷰도 안 하던 '청년' 김수민, '기성 정치인' 다 됐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틀 전인 지난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예산결산위 소위원회 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던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습니다.

30살 나이로 국회에 처음 입성한 김 의원이 3선을 지낸 관록의 정치인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과 고성을 주고 받는 등 말다툼을 벌이다가 감정이 북받쳤기 때문입니다.

다툼의 이유는 다름 아닌 청주 미술품수장보존센터 예산(56억원) 때문.

김재원 의원을 비롯한 다른 의원들이 청주 미술품수장보존센터 예산을 삭감하려고 하자, 김수민 의원이 발벗고 나서서 김재원 의원과 말다툼을 벌인 것입니다. 김 의원은 물겨운 싸움 끝에 해당 예산을 지켜냈습니다.

수장보존센터가 우리나라에 한 개 밖에 없는 상황에서 사업비가 부족하게 생겼으니 눈물 나도록 싸웠다는 게 김 의원의 대외적인 설명입니다.

하지만 김 의원이 바른미래당 청주 당협위원장이라는 사실을 알면,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는 없습니다. 통상 해당 지역의 당협위원장은 그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합니다. 김 의원이 청주에서 재선에 도전한다는 소문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지역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지역구 관련 예산을 눈물나도록 싸워 지켜냈다'는 게 좀 더 현실적이고 솔직한 이유 같습니다.

심지어 수장보존센터 예산은 애초 정부 예산안에 포함돼 있지도 않았습니다. 김 의원이 문화체육관광위 예결위 소위에서 밀어넣은 '쪽지 예산'과도 같은 겁니다.


지역구 예산 챙기려고 흘린 눈물이 국민 시선에 그리 아름답게 보일리가 없건만, 김 의원에게 그 눈물은 훈장과도 같나 봅니다.

김 의원은 '눈물 대첩'이 끝나마자마 지역 주민들에게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울고 불고 싸우면서도 기어코 청주의 주요 사업 예산을 증액시켰습니다"

김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솔직히 경상도나 호남은 예산을 많이 가져가지 않나요? 충북 예산을 챙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근데 그 덩어리 큰 예산을 삭감한다니까......"

예산 뜯어먹기 경쟁 속에서 어떻게든 발버둥 쳐보려는 초선 국회의원의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입니다.

김 의원의 눈물과 고백 속에서 이달 말에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도 예산안 모습이 슬며시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00시 000센터 건립 예산, 00동 배드민턴장 보수, 00천 하천정비 예산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쪽지 예산'의 흔적들이 올해도 가득할 것 같습니다. 이 불길한 예감이 틀리기를 바라지만, 틀려본 적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족 하나 붙이자면, 김수민 의원의 이런 기성 정치인같은 모습을 보니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낍니다.

김 의원이 비례대표로 20대 국회 당선이 확정된 이후 본 기자는 여야 청년 국회의원들을 소재로 인터뷰에 나선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김 의원은 인터뷰 요청과 관련해 "당과 협의해봐야 한다"고 말한 이후 대면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서면 인터뷰가 진행됐지만, 사실상 보도할 내용이 없어 기사에 담지 못했습니다.

당시 김 의원은 말 한마디, 한마디를 굉장히 조심스럽게 했습니다.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데, 인터뷰 하나 자유롭게 못하는 김 의원이 답답했습니다. "정치, 과연 잘 할까" 이런 우려도 들었습니다.

근데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는 게 자명해진듯 합니다. '청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신 김수민 의원님, 이제 '청년'은 떼셔도 될듯 합니다. '기성' 정치인 다 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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