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폴더블폰의 미래를 보여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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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폴더블폰, 반으로 접고 커버 디스플레이와 연동
넓고 두꺼운 베젤·부피와 내구성·기능성 해결이 성공 관건
폴더블폰 성능보다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에 집중
어두운 조명, 십여 초간의 짧은 공개로 완성도 '확인불가'

삼성전자의 접이식 '인피티니 플렉스'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폴더블폰

 

"펼치면 큰 스크린을 가진 태블릿이 됩니다(when it's open, it's a tablet offering big-screen experience)."

저스틴 데니슨 삼성전자 미국법인 부사장이 기조연설 말미에 무대에 올라 재킷 안주머니에서 두툼한 휴대폰을 꺼내보였다. 4.85인치 전면 커버 스크린이 반짝 빛났다. 데니슨 부사장은 "마침내 여기(finally here)...."라며 반으로 접힌 휴대폰을 펼치자 7.3인치 대형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전자가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18) 기조연설 마지막 순서에 접이식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폴더블폰을 짧게 공개했다.

공개된 스펙은 ▲전면 해상도 1920x840, 420픽셀 밀도(ppi)의 21 : 9 화면비를 가진 HD급 4.58인치 AMOLED 디스플레이 ▲내부 해상도 2152x1536, 동일한 420픽셀 밀도의 4.2 : 3 표준 화면비를 가진 QXGA+급 7.3인치 '인피니티 플렉스(Infinity Flex)' AMOLED 디스플레이.

삼성이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자체 커스터마이징한 새로운 'One UI'가 적용돼 검색, 멀티미디어, 메시지 등 3개의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고 전면 커버 디스플레이와 내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한다. 구글이 다중 디스플레이 지원을 위해 개발중인 '화면 연속성(screen continuity)' 기능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삼성개발자회의(SDC 2018)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폰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 스펙

 

현장에서 삼성 폴더블폰을 참석자들이 시연해볼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지만 지난 1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로욜(Royole)이 베이징에서 공개한 폴더블폰 '플렉스파이(Flexpai)'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우그러짐 현상이 존재하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수준 높은 완성도를 가진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어두운 조명으로 전반적인 폴더블폰 성능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현장을 지켜본 외신들은 삼성전자의 기술력은 인정하지만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완성도와 폴더블폰의 기능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며 평가를 유보했다.

IT매체 아스테크니카는 "중국 로욜의 플렉스파이(FlexPai) 폴더블폰 디스플레이의 우그러짐과 제대로 접히지 않는 폴딩에 비해 삼성의 폴더블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부드러운 폴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완전하게 접히지 않고 틈새가 있다"고 지적했다.

폴딩이 가능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적 핵심은 내구성이다. 플렉스파이가 주름과 같은 우그러짐이 많지만 부드러워 잦은 폴딩에도 스트레스를 덜 받고, 삼성 폴더블폰은 주름은 거의 보이지 않는 대신 단단한 설계로 내구성에 쉽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케이싱 디자인도 문제다. 현재 출시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알루미늄과 같은 얇은 금속 케이싱에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백글래스(유리마감)가 적용되지만 삼성 폴더블폰은 두께로 볼때 무게를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소재가 케이싱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주류를 이룬다.

삼성전자의 접이식 '인피티니 플렉스'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폴더블폰

 

PC월드는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이 실제 작동하는지 알 수 없고 무대 조명을 어둡게 했고 10여 초에 불과한 등장만으로는 확신하기 어렵다"며 "두꺼운 베젤과 힌지(경첩)가 존재하는 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내년 대량 생산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휴대폰에 적용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폴더블폰이 육안으로도 상당한 두께를 가진데다 휴대성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며 ‘미래의 휴대폰’이라고 하기엔 궁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직 개발중인 가제품이긴 하지만 수시로 접고 펴기위해서는 일정한 두께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 삼성이 부피와 배젤리스, 무게 등 디자인이나 프로세서, 배터리, 카메라 등 성능 공개는 쏙 빼면서 폴더블폰의 상업성을 가늠하기 힘들다는 평가도 나온다.

CCS 인사이트의 애널리스트 벤 우드는 "삼성전자의 첫 번째 폴더블폰의 성공 여부는 이 장치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매끄럽고 매력적인 디자인이라면 스마트폰 애호가들의 자극제가 되겠지만 부피가 크거나 사용하기 불편하다면 힘든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외 개발자 커뮤니티의 한 개발자는 "전혀 새로운 전화기의 등장이 아니라 성장 고비에 다다른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극적으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만나 결혼이라는 선택을 한 것"이라며 "과연 이 결혼이 축복받을 수 있을지는 삼성과 구글의 케미(chemistry)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삼성이 SDC 2018에서 폴더블폰을 통해 휴대폰의 미래를 보여줬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미 7인치 대에 근접해가는 스마트폰과 어지간한 노트북 성능을 위협하는 태블릿까지 출시되면서 시장과 타깃층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숙제로 남았다.

한편, 구글은 안드로이드 개발 회의(Android Dev Summit)에서 하나의 디스플레이 모드에서 앱을 시작하고 폴더블폰의 화면을 열거나 닫을 때 다른 디스플레이 모드로 전환 할 수 있는 '화면 연속성'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 OS 차기버전이 출시되는 내년 하반기로 늦춰질 수도 있지만 최신 안드로이드 파이(9) 업데이트를 통해 '화면 연속성' 기능이 추가되면 출시 시기는 더 앞당겨질 수 있다. 아직 시간이 있는만큼 이날 공개된 폴더블폰보다 베젤과 부피가 더 줄어들고 더 완성도 높은 제품 출시도 기대할 수 있다.

내년 삼성이 출시하면 폴더블폰 원년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제조사들도 폴더블폰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화웨이가 삼성의 뒤를 바짝 뒤쫓아 내년 출시를 예고한 바 있고, 레노보와 샤오미도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 화면을 돌돌 마는 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로 롤러블 TV를 공개한 바 있는 LG전자도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능성은 하반기에 몰려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반으로 접을 수 있는 태블릿 '포켓터블 서피스(코드명 안드로메다)'를 개발하고 있고, 신생 디스플레이 업체 로욜이 플렉스파이를 출시하는 등 구글 안드로이드의 폴더블폰 지원이 가능해지면 내년 제조사들의 폴더블폰 출시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데니슨 부사장은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 대량 생산이 수 개월 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폴더블폰 출시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을 이르면 내년 1월 'CES 2019'나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에 시제품으로 선보이고 연내 출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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