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못 말리는 독불장군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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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수 칼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불장군식 사고와 행동은 뉴스거리가 아니다.

어떻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지도 모른다.

이번 중간선거 이후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를 두고 '엄청난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을 빼고는 거의 없을 것이다.

공화당은 상원을 수성했고, 민주당은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했다는 것이 객관적인 선거결과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절반의 승리를 했다고 평가한다.

이번 중간선거가 트럼프 대 반(反)트럼프의 대결구도로 치러졌다는 점에서는 트럼프와 반트럼프 세력이 서로 승리를 나눠가졌다고 말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럼에도 '엄청난 성공'이라고 자평하는 것은 "지난 105년 동안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치러진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5차례에 불과하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마법을 부렸다"는 한 미국 경제학자의 말에 도취됐는지 모른다.

중간선거과정에서 불리한 환경을 이겨내고 이뤄냈다는 스스로의 판단도 한몫 했을 것이다.

"민주당의 극적인 자금모금과 매우 적대적인 언론환경에도 상원 다수당을 지켰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튿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이런 환경에서도 정말 열심히 뛰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점에 자부심도 작용했으리라.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마지막 주에 자신이 지원 유세에 나섰던 11명의 후보 중 9명이 당선됐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나의 활발한 유세가 블루 웨이브(민주당 물결)에 제동을 걸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객관적인 선거결과를 놓고 볼 때 '엄청난 성공'이란 자평은 합리적인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도 공감을 얻기는 힘들 것이다.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판단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행보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객관적인 결과와는 달리 계속 자신이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고 독불장군식으로 확신하고 나가게 되면 앞으로의 행보에서도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의 초당적인 국정 협력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도 민주당이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을 경우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고 그들을 비난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언론과는 거칠게 충돌하기까지 했다.

CNN의 백악관 수석출입기자가 중미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 문제를 놓고 그들을 악마화하려 한 것이 아니냐고 날선 질문을 던진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고 일축하면서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 기자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마이크를 내려 놓으라", "당신은 무례한 사람", "CNN에서 일해서는 안된다", "가짜뉴스를 보도하면 '국민의 적'이 되는 거다"고 독설을 날리기도 했다.

백악관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 기자에 대해 백악관 출입 정지까지 시켰다.

이 기자가 "(마이크를 놓지 않으려는 과정에서) 백악관 여성 인턴의 몸에 손 댄 점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출입기자단과 기자회견을 갖는 대통령이 현안에 대한 질의과정에서 이렇게 언론과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것은 독불장군식의 트럼프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CNN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런 전례없는 결정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며 이 기자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일반인 가운데 독불장군은 그 나름의 매력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세계 최강국인 미국 대통령이 아무도 못 말릴 정도로 계속 독불장군을 고집하는 것은 미국만이 아니라 미국과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나라의 불행일 수 있다.

특히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구축이라는 지상과제를 위해 한·미간 긴밀한 공조와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우리나라로서는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만의 아집에서 벗어나 중간선거에서 드러난 민의에 귀 기울이면서 진짜 표심에 한걸음이라도 더 다가가려는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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