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계엄령 문건, 아직 촛불을 끌 때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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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 (사진=청와대 제공)
무더웠던 지난 7월 중순 얘기입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사석에서 "올 하반기 2가지 사건 때문에 기자들은 집에 가기 다 틀렸다"며 반 농담을 던졌습니다.

하나는 사법부 수사였고, 다른 하나는 계엄령 문건 수사였습니다.

이미 한달 전에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의혹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힌터라 사법부 수사에 대해서는 마음의 준비를 한 상태였습니다.

근데 계엄령 문건은 그때 막 얘기가 조금씩 나오고 있을 때라 검찰 고위 관계자의 말은 농담처럼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순방중인 대통령이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독립수사단 구성을 지시하고,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의 세부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민군 합동수사단도 바로 꾸려졌습니다. 합수단은 100일동안 2백명이 넘는 사람을 조사했고, 육군본부 등 90개소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사진=자료사진)
하지만 핵심 피의자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미국으로 출국해버려 수사단은 연결고리를 완성시키지 못한 채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와 관련해 '수사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군인은 군 검찰이, 전직 군인과 민간인은 검찰이 나눠서 수사하면서 보고체계도 일원화되지 못했고, 수사단 사무실도 서울 동부지검에 마련해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자진 귀국을 설득하다 뒤늦게 조 전 사령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것도 합수단으로선 뼈아픈 지점입니다.

그렇다고 계엄령 문건을 모의하고 작성한 사람들에게도 흐지부지 면죄부를 줘야 옳은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당시 기무사는 벌어지지 않은 상황을 가정해 계엄령 건의문 등을 이미 완성해뒀습니다.

상황을 지레 짐작하는 것과 건의문까지 미리 써두는 것은 분명히 다른 차원의 행위입니다.

촛불을 들다 탱크와 장갑차를 만날 뻔 했다는 게, 소설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도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기소중지는 말그대로 잠정적인 불기소 처분일뿐입니다.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귀국할 경우 다시 수사를 재개하게 되니 서둘러 계엄령 문건 수사의 촛불을 끌 필요는 없습니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려는 그 어떠한 행위에 '예외'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계엄령 문건 수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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