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강정 아픔 위로하려했지만, 여전한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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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관함식 해상사열 마치고 주민 만나
"오랜 해군기지 갈등 정부탓" 유감 표명
관함식 반대 주민들은 경찰 벽에 '고립'

한 반대 주민이 경찰 벽에 가로막힌 가운데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고상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제주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10년 넘게 갈등을 겪어온 강정주민들을 만나 유감 표명과 함께 사면복권을 약속하며 강정의 아픔을 위로했다.

그러나 이날 서귀포시 강정도 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린 국제관함식 해상사열을 두고도 주민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갈등은 여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주 남방해역에서 진행된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해상사열을 마치고 오후 4시30분쯤 강정 커뮤니티 센터에서 강정주민들을 만났다.


해군기지 건설을 두고 11년간이나 찬반 갈등을 겪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들을 대통령이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관함식 해상사열을 마친 뒤 강정 커뮤니티센터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제주도청 제공)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주민들에게 "정부가 해군기지 사업을 진행하면서 국가안보를 위한 일이라고 해도 절차적‧민주적 정당성을 지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주민들 가슴에 응어리 진 한과 아픔이 많은 줄 안다"며 "주민들과 깊이 소통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말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 반대 시위를 하다 연행됐다가 실형을 선고받은 주민과 활동가 611명에 대한 사면복권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공동체 회복 사업에 대해서도 "제주도가 지난달 공동체회복사업이 포함된 지역 발전사업계획 변경안을 제출했다"며 "지금 국무조정실에서 검토 중인데 주민 의견을 잘 반영하고 존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참석한 주민들은 대체적으로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만족스럽다"는 의견이었지만, 11년의 갈등과 고통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강희봉 강정마을 회장은 대통령 면담 후 CBS노컷뉴스 취재진에게 "그동안 주민 간 갈등과 고통이 너무 심했다"며 "(오늘 대화가) 만족도가 썩 높은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관함식 개최에 대해선 "공동체 회복 사업 때문에 조건부로 찬성한 주민들이 있지만, 오늘 해군기지 앞에서 시위하는 반대 주민들을 보며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속상해했다.

반대 주민들의 피켓 시위 모습. (사진=고상현 기자)

실제로 앞서 이날 문 대통령이 해상사열 일정을 소화하고 있을 때 국제관함식 반대 주민들은 해군기지 인근에서 관함식 개최를 규탄했다.

이번에 정부가 제주해군기지에 관함식 개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주민들 간 갈등이 발생했다. 개최 반대 주민들은 대통령 면담도 보이콧하며 크게 반발했다.


관함식 반대 주민들은 "국제관함식은 제주해군기지의 군사기지화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고, 강정은 평화의 바다가 아니라 전쟁을 준비하는 갈등의 바다로 변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동균 제주해군기지 반대주민회 회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11년의 강정 해군기지 갈등이 100년의 갈등으로 바뀌게 된 게 국제관함식"이라고 비판했다.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반대 주민 모습. (사진=고상현 기자)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해상사열 찬성 주민을 면담하는 동안 반대 주민들이 경찰력 1000명에게 에워싸여 고립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반대 주민들이 경찰들과 서로 몸싸움을 벌이는 등 충돌하며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강정마을 주민의 상처를 어루만지기 위해 왔지만, 이날 또 다른 갈등의 모습이 연출됐다.

반대 주민들이 강정사거리에서 경찰 벽에 막혀 있다. (사진=고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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