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연 "성형은 개인 영역, 그걸 침범해 말하는 건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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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연우영 역 곽동연 ①

배우 곽동연이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선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최근 SNS를 강타하고 있는 강아지 '인절미'에 대해 애정 어린 마음을 쏟아내고, 결국 함께 촬영하는 데 성공한 '성덕' 곽동연. 좋아하는 마음을 기분 좋은 호들갑과 유쾌함으로 표현한 그에게는 '주접맨'이란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종영 기념 인터뷰를 위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곽동연은, 밝고 건강하고 유머러스한 모습만 가진 사람은 아니었다.

성형과 외모지상주의,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던 드라마에 관해 자기 생각을 차분히 풀어내는 모습이나, 남들에게 말과 행동이 노출된 연예인으로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고민한다는 고백에선 진중함이 묻어났다.

무엇보다 타인에게 위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을 침범해 말하는 것은 '폭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비판적으로 언급한 게 가장 인상적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종영소감 부탁한다.

일단 너무 무더운 여름이었는데 저희 스태프분들도 당연하겠지만 시청자분들도 드라마 보시느라 고생하셨을 것 같다. 무사히 마무리돼서 좋다.

▶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린 웹툰을 원작으로 해서 처음엔 부담감이 있었을 듯하다.

원작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캐릭터 적으로 여러 가지 변하는 상황도 있었고, 스토리도 그걸(웹툰을) 100% 따라갈 순 없을 텐데… 저희도 큰 줄기는 가져가고, 살려야만 하는 중요한 이야기는 살려내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사랑받지 않았나 하고 생각한다.

▶ 자수성가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는, 성실하고 어른스러우며 배려심 많은 연우영 캐릭터를 맡았다.

지금까지 맡은 캐릭터도 (저와) 비슷한 게 많았겠지만 우영이의 가장 큰 모습이 저랑 겹쳐버리니까 아무래도 더 공감이 됐던 것 같다. (제작진과) 처음 만날 때 제가 해석한 우영이에 대한 모습을 좋아해 주시고 공감해 주셨다.

▶ 웹툰 속 연우영은 당당하고 까칠하며 외모지상주의에 물든 캐릭터였다. 드라마화하면서 많이 달라졌는데.

제가 더 이해하기 쉬운 말을 하고, 더 이해하기 쉬운 우영이로 변한 것 같아서 전 좋았다. 원작을 보지 않아서 저는 드라마에서의 우영이가 더 편하고 익숙한 것 같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연우영 역을 맡은 곽동연은 화학과 후배들을 혼내는 장면을 가장 공감가는 장면으로 들었다. (사진='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캡처)

 

▶ 연우영에게 가장 공감했던 장면은 무엇인가.

경석이가 미래 팔을 잡는 장면을 보고 그게 폭력이라고 짚어주는 부분이 있다. 또 6부에서 축제 때 학과 후배들을 혼내는 장면. 저도 어렸을 때부터 사회생활 하면서 무분별하게 생기는 그런 문제들을 많이 겪었고, 그걸 개선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 왔다. 우영이가 (극중에서) 그렇게 나섰던 게, 제 삶의 개인적인 사건과 오버랩돼서 좀 좋았던 것 같다.

▶ 연우영 캐릭터가 사랑받았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우영이가 가진 매력 자체가 따뜻함, 배려심 이런 것들이었다. 남녀노소를 떠나서 대부분의 사람에게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줘서가 아닐까. 그게 (극중) 다른 인물과 비교했을 때 더 극대화되면서 공감해주시고 좋아해 주신 것 같다. 저도 저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불편해하지 않게 최대한 노력하고, 마주치는 모든 사람한테 친절하려고 하는 생각을 한다.

▶ 극중 강미래(임수향 분)를 두고 도경석(차은우 분)과 삼각관계를 그린다. '서브병 유발하는 캐릭터'라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음, 네. (웃음) 너무 뜻밖에 많은 사랑을 받아서 민망하기도 하고 어안이 벙벙하기도 했다. 보내주신 사랑이 저한테 큰 힘이 됐고,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큰 힘이 될 것 같다. 서브병 말고도 많은 병을 유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일동 폭소)

▶ 실제로 연적과 대립해 본 경험이 있나.

아뇨, 없다. 만약 있더라도 전 사실 피할 것 같다. 저는 평화주의자라서 그런 일이 생기는 것도 싫고 (웃음) 내가 좋아하는 여자가 내가 좋아하는 동생이랑 서로 호감 가진 걸 알게 된다면 저는 최대한 빨리 제 맘을 접고 둘을 응원하려고 노력할 것 같다. 쉽게 되진 않겠지만. 다들 그렇지 않을까?

▶ 사랑을 두고 정면 대결하겠다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상대가) 이미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상황인데도 '가질 수 없으면 부숴버리겠어!'라든지 '얼마면 돼? 돈으로 사겠어!' 이렇게 (정도를) 넘어선 대시는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동 폭소)

▶ 첫눈에 반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전 좀 힘든 것 같다. 얘기도 많이 나눠보고 이 사람 지켜보고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호감이 생기든가 말든가 할 것 같다.

곽동연은 극중 강미래(임수향 분)를 사이에 두고 도경석(차은우 분)과 연적 연기를 펼쳤다. (사진='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캡처)

 

▶ 미래와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후배인 권윤별(배다빈 분)에게 고백받는다. 그때 아주 젠틀하게 거절한다.

그 당시 우영이 심경이 영향을 많이 끼친 것 같다. 본인도 거절당했지 않나. (자기가 겪은) 힘들었던 시간을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작용했을 것 같다. 나보다 어린 친구고 더 힘들어할 수도 있으니까.

▶ 실제로 이렇게 고백받아본 적이 있나.

아뇨! 대시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

▶ 한 번도 없다니 믿기지 않는다.

그쵸? 저도 그런 생각을 한다. (일동 폭소) 한 번쯤…은 있겠죠? (제가 고백한다면) 거절 안 했으면 좋겠다. 현실에서나마 해피엔딩을 맞고 싶다. (웃음)

▶ 같이 연기한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다.

일단 전 (임)수향 누나가 (새내기 캐릭터를) 표현하는 게 어려웠을 것 같다. 나이를 들어 보이게 하는 건 사실 어렵지 않은데 어려 보이게 하는 건 다르다. 그렇다고 어려 보이려고 한다는 걸 (시청자가) 느끼면 돌이킬 수 없게 되지 않나. 의심을 한 방에 지워버릴 수 있도록 강미래라는 인물을 표현하고 분석하신 게 되게 좋았던 것 같다. 연기 잘하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차)은우 같은 경우는 진짜 스케줄이 완전 강행군이었다. 드라마를 4일 밤새 찍고 하루 휴차가 있었다. 경석이가 없다. 쉬는 날이구나, 하니까 '팬 사인회 하러 가' 이러더라. 그런데 한 번도 현장에서 힘든 티를 안 냈다. 그 불굴의 의지와 집념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조우리 씨와는 만나는 장면이 별로 없었지만 스태프분들이 다 너무 열심히 한다고 하시더라. 다들 작품에 애정이 있구나 싶었다.

▶ 극중 유진 역을 맡았던 이태선 씨 칭찬을 무척 구체적으로 했던데, 어떤 점이 인상적이었는지 궁금하다.

그렇게 스윗할 수가 없다. 엄청난 스윗 가이다. 태선 형은 본인을 낮추면서 다른 사람들을 편하게 해 주는 성숙한 배려심을 가졌다. 연기에 대해서도 친구처럼 편하게 대해주시고, 제 고민도 들어주시고 본인 고민도 같이 털어놨다. 동생에게 자유로운 소통을 해 주기가 쉽지 않을 텐데 멋있다고 생각했다.

배우 곽동연 (사진=황진환 기자)

 

▶ 또래 배우들이 많아서 현장이 더 활기찼을 것 같다.

그 에너지가 발휘된 건 맞는 것 같다. 각자의 통통 튀는 에너지들이 모여서 잘 조화가 이뤄진 것 같고, 그 분위기가 드라마에 묻어났기 때문에 사랑받은 게 아닐까 생각한다.

▶ 성형을 중심 소재로 삼고, 외모지상주의와 자존감에 관해 이야기하는 드라마였다. 성형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앞선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제가 가진 생각은 이렇다. 성형은 개인적인 영역에서의 관념이지 않나. 본인의 삶에서 본인이 선택한 것이니, 그 부분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 그 (개인) 영역을 침범했기 때문에 어떤 피해자가 발생한다. 누군가는 상처받고 괴로워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인데, 누군가에게 폭력이라는 걸 모르고 말을 휘두르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실 성형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갖고 이야기 시작했지만 (저희 드라마는) 그저 '사람은 사람일 뿐이다' 하는 얘기였다고 생각한다. 미래도 그렇고 수아(조우리 분)도 그렇고, 누군가가 재단해 놓은 현수아와 강미래에 맞춰지다 보니까 고통받고 피해받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 뭐 존중, 배려라는 말도 안 맞는 것 같다. 그냥 각자 한 사람이라는 걸 당연시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공감이 많이 됐던 것 같다.

많은 분이 고민하고 공감하는, 사회 전반에 깔린 고쳐나가야 할 것들이 담겼기 때문에, 그걸 이야기로 좋게 풀었기 때문에 많이 사랑받았다고 생각한다. 사회에 막 뛰어든 아직까진 철이 없는 이들이, 본인도 본인의 잘못을 모르고 하는 어떤 일들을 한 번은 짚어서 상기해 준다는 게 와닿았던 것 같다. <계속>

(노컷 인터뷰 ② 곽동연은 유머가 주는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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