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과 '협상' 사이…손예진, 끝나지 않은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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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은 내게 여러 가지 새로운 경험 많이 하게 한 작품"
"하채윤, 히어로 아닌 정의감 있는 현실적 협상가"
"현빈의 유머 코드, 영화에서는 표현 안돼 아쉬워"
"'클래식' 배우들과 경쟁? 풋풋한 시절 동료들이라 남다른 애정"

영화 '협상'에서 최고의 협상가 하채윤 역을 맡아 연기한 배우 손예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그 동안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 온 손예진에게 영화 '협상'은 '처음'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임무였다. 좁은 공간에 갇혀 모니터로만 상대를 보면서 연기하고, 긴장감까지 확보해야 하는 것. 고된 연기 경력이라면 뒤지지 않는 손예진에게도 이번 작업은 낯설기 그지 없었다.

"이렇게 모니터를 보면서 연기한 것도 처음이고, 이원 생중계로 연기한 것도 처음이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설렘이 컸는데 계속 반복될수록 긴장감이나 호흡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더라고요. 현실적인 그대로의 리액션을 보여줘야 하니까 그걸 계속 유지하는 게 힘들었어요. 여러 가지 정말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게 한 작품이죠."

손예진의 말처럼 하채윤 협상가는 인질들을 구해내는 '히어로'는 아니다. 인질범 민태구에게 끊임없이 휘둘리고, 예상치 못한 부조리를 마주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자신의 답을 찾아간다. 민태구의 마음을 알기 위해 그 감정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뜨거운 진심을 잃지 않는다. 그것이 가장 현실적인 '협상가'의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엄청난 협상가의 모습을 기대하고 영화관에 오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하채윤은 히어로 같은 엄청난 협상가가 아니라 수없이 실패를 겪어도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고군분투하는 협상가거든요. 실제로 협상가들은 범인의 성향에 따라 줄타기를 잘 해야 해요. 범인과 이야기를 할수록 감정적으로 동화가 많이 된대요. 그러니 현실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끝까지 정의를 잃지 않는 모습이 더 멋있다고 생각하고요. 마지막까지 진실과 정의를 찾기 위해 노력하잖아요. 그게 단단한 모습이 아닐까요."

영화 '협상'에서 최고의 협상가 하채윤 역을 맡아 연기한 배우 손예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확대이미지

 

현장은 리허설 없이 흘러갔다. 민태구 역을 맡은 배우 현빈과 연기적 고민을 나누는 일도 거의 없었다. 점심시간 때만 잠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다. 서로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일부러 연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피했다.

"자기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따로 하지만 상대 배우와 이야기하면서 접점을 찾아가기도 해요. 애드리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럴 필요가 없었어요. 합을 짜는 순간, 긴장감이 떨어지고, 재미가 없어져요. 그냥 각자 플레이를 하는 거죠. 그래야만 실전에서 동시에 상대가 무엇을 하는지 초집중해서 볼 수 있어요. 물론 세트장이 생각보다 작았고, 온전히 혼자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 외롭긴 했지만요."

자주 소통을 한 것은 아니지만 현빈과는 손예진 역시 다른 작품에서 만나고픈 마음이 있다. 이 작품으로 입봉한 이종석 감독과 현빈 그리고 손예진, 셋이 모이면 그렇게 웃기고 즐겁다고. '협상'이 진지하게 흘러가는 영화라 농담이 오갈 만한 현장이 아니었다는 것을 아쉬워하고 있었다.

"이종석 감독님도, 현빈 씨도 정말 웃긴 사람들인데 그러지 못해서 안타까울 정도였어요. 세 명이 모이면 너무 웃기고 재미있거든요. 참 웃기고 싶은 순간도 많았을텐데 서로 참아가면서 무겁게 연기에 집중했죠. (웃음) 현빈 씨가 말을 침착하게 하는 편인데 유머의 지점이 있어요. 현빈 씨 말처럼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함께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아예 잘 만들어지지 않는 추세더라고요."

영화 '협상'에서 최고의 협상가 하채윤 역을 맡아 연기한 배우 손예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확대이미지

 

추석 블록버스터 대전에서 마주하게 된 영화 '클래식' 배우들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그야말로 앳된 청춘시절에 함께 했던 이들이라 16년이 지난 지금도 감회가 새롭다. 손예진에게는 아무것도 몰라서 더 힘들었지만 그만큼 순수한 마음이 존재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반가운 마음은 저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클래식'을 2002년에 찍었었는데 15년 정도가 흐른 지금까지도 정말 많이 회자되는 영화거든요. 당시보다 지금에 와서야 이 작품이 주는 의미가 굉장히 크고 남다르더라고요. 그 때는 아무것도 몰라서 너무 힘들었죠. 감정을 어떻게 잡는지도 몰라서 음악만 들으며 혼자 고뇌에 빠졌었고…. 그렇지만 순수한 마음들이 있었던 시기였어요. 개봉하면 관객들이 얼마나 들까, 이게 얼마짜리 영화인지 이런 건 고민하지도 않았던. 그런 추억을 함께 나눈 동료들이기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만난 게 운명의 장난 같기도 하지만 언젠가 만났을 때 우리 셋 다 웃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웃음)"

'협상' 홍보 활동을 마치면 손예진은 본격적인 차기작 대본 검토에 들어간다. 밀린 대본이 많아 열심히 읽을 예정이다. 특별히 생각한 장르는 없고, 끌리는 대본이라면 선택할 것 같다고. 마지막으로 추석 관객들을 사로잡을만한 '협상'의 관전 포인트를 물어봤다.

"아마 순식간에 지나가는 영화일 거예요. 새롭고 흥미로운 소재, 심장 쫄깃한 전개, 스스로 열연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 캐릭터들의 새로움? (웃음) 범죄오락물에 정말 적합한 장르이니까요, 온 가족이 오셔서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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