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완상 "김정은, 할아버지와 김영삼 일화에 활짝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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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에서 전투장면 사라지고 과학강국 지향
북한 주민들 얼굴 표정도 과거보다 편해보여
미국도 인정한 북한 핵포기 의사, 한국 정치인들만 안 믿어
남북 3.1운동 100주년 공동기념 추진, 놀라운 합의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9월 21일 (금)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한완상 전 부총리

◇ 정관용> 백두산 천지에서 손을 맞잡은 남북 정상의 모습. 그 현장을 함께한 분 한 분 오늘 초대했습니다. 김영삼 정부 때 통일부총리, 김대중 정부 때 교육부총리 또 노무현 정부 때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지내신 분이죠. 현재는 3. 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계십니다. 한완상 위원장을 오늘 모셨습니다. 위원장님, 어서 오십시오.

◆ 한완상> 반갑습니다.

 


◇ 정관용> 이번에 몇 번째 북한 다녀오신 거죠?

◆ 한완상> 한 20회쯤 될 겁니다.

◇ 정관용> 가장 그래도 최근에 가셨던 게 언제입니까?

◆ 한완상> 그것은 11년 된 것 같아요.

◇ 정관용> 11년 전. 오래간만에 가셨네요. 감회가 새로우셨죠?

◆ 한완상> 그렇습니다. 현재 감회가 새롭다는 것은 뭐냐하면 그 옛날에 아주 오래전에 갔을 때 남북연합의 진입을 바랐고 또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나을 수 없다라고 하는 김영삼 대통령의 취임사. 그런 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데 안 이루어지다가 이번에 가니까 그거 다 이루어지고 현실을 보고 왔으니까 감회가 다를 정도가 아니죠. 이건 뭐 상전벽해구나, 확실히 변화가 있구나 이런 걸 느꼈죠.

◇ 정관용> 김정은 위원장은 처음 만나신 거잖아요.

◆ 한완상> 그렇죠.

◇ 정관용> 직접 보니까 어떠시던가요?

◆ 한완상> 굉장히 첫째 스타일이 소탈하고 정직하고. 거짓말 안 하고. 사진을 찍는데 누가 찍어주려고 하니까 내가 찍어줄게 이렇게 나올 정도로 소탈하고요. 그다음에는 결국 굉장히 열려 있어요. 그리고 아까 정직하다는 이야기가 뭐냐 하면 북한의 체제가 신성하다고 생각했을 때 불경하다고 생각되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지난번 4. 27 때에도.

◇ 정관용> 도로가 민망하다.

◆ 한완상> 도로가 민망하다. 이거 다른 사람이 했으면 이거 굉장히 착벌 받을 거거든요. 이번에는 더 인간적이 되고 소위 자본주의, 서방 지도자도 따라하기 힘들 정도로 열려 있는 걸 봤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백두산 천지가에서 사진촬영할 때 말이에요. TV화면에 잡혀 있는 게 우리 한완상 위원장님께서 김정은 위원장하고 단 둘이 제법 길게 말씀을 나누시고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막 크게 웃는 모습이 잡혀서. 그때 무슨 말씀하셨는지 다들 궁금해하는데. 무슨 말씀하셨어요?

백두산 천지의 남북정상 내외와 수행원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 한완상> 다 이야기할 수 없지만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 줬어요.

◇ 정관용> 김일성 주석?

◆ 한완상> 나중에 그분 나이가 젊으시니까. 할아버지께서 제일 좋아하시는 메시지, 내용 말씀이 뭔지 압니까 하니까 모른다고 그래요. 그래서 남쪽의 대통령 한 분이 취임하시면서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나을 수 없다라는 취임사를 했는데.

◇ 정관용> 김영삼 대통령 취임사였죠.

◆ 한완상> 그래서 그때 그 이야기를 듣고 할아버지께서 감동을 해서 어떤 메신저를, 그때 제가 통일부총리 할 때니까 보냈어요. 그래서 그 이야기를 하면서 그 꿈 같은 그 말씀이 이제 오늘 두 정상의 합의로 이뤄지는 걸 내가 눈으로 보니까 내가 너무나 참 기쁘다. 그걸 기억하십시오 하니까.

◇ 정관용>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크게 웃었던 거예요.

◆ 한완상> 그러니까 좋아하시던 것 같고. 할아버지 이야기니까 더더구나. 그리고 옆에 있는 리설주 여사도 굉장히 표정이 아주 좋더라고요.

◇ 정관용> 밝아지고.

◆ 한완상> 밝아지고. 그래서 그날 할아버지께서 사실 인민에게 이 밥과 소고기를 끓여주고 싶다.

◇ 정관용> 그게 소원이라고 그랬죠?

◆ 한완상> 긴 통치의 마지막 가서 강조를 여러 번 하셨는데 이제는 이분은 긴 통치를 앞두고 인민을 먹일 수 밖에 없는, 국민들을 먹일 수밖에 없는 그 상황에 도달했잖아요. 그러니까 핵포기를 하더라도 비핵화를 통해 하더라도 인민에게 먹여야겠다는 생각을 일깨워주는 이야기죠.

◇ 정관용> 그리고 사실 김일성 주석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려고 했잖아요. 합의까지 됐다가 갑작스럽게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는 바람에 없었던 일이 되어버렸던 그런 과거도 있었지 않습니까?

◆ 한완상> 그것도 아마 알고 있겠죠.

◇ 정관용> 그렇죠. 그런 말씀을 나눴군요. 천지 현장음을 잠깐 좀 들어보고 또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 정관용> 방금 이 아리랑 노래 소리 듣기 직전에 “물맛이 기가 막히네” 그게 우리 위원장님 목소리잖아요.

◆ 한완상> 그런 것 같네요.

◇ 정관용> 진짜 물맛이 기가 막혔어요?

◆ 한완상> 맛이 있어요. 내가 두 번째 물을 먹어보는데 아주 맛이 좋아요.

◇ 정관용> 그냥 떠서 먹을 정도로 깨끗한가요?

◆ 한완상> 그럼요.

◇ 정관용> 그래요?

백두산 천지에서 물을 마시는 한완상 전 부총리 (사진=노컷V 유튜브 캡쳐)

 


◆ 한완상> 누가 걱정합디다. 배탈 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나는 절대 배탈 안 난다고 그랬는데 배탈 안 났잖아요. (웃음)

◇ 정관용> 그리고 참 하늘의 축복 같아요. 어쩜 구름 한 점 없이 날씨가.

◆ 한완상> 그래 말이에요. 저는 지금 중국 쪽에서 세 번, 북한 쪽에서 세 번 정상에 올라갔는데 한 번도 어저께 같은 그런 날씨가 맑고 깨끗하고 바람 한 점 없었어요. 그건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신비롭게도 비와 바람과 눈이 막 섞여서 신기한 그런 곳인데 이건 정말 하늘에서 특별히 축복을 내린 건가.

◇ 정관용> 맞습니다. 백두산행이 사전에 이미 기획됐던 것 아니냐 얘기가 나오면서 민주평화당의 정동영 대표가 오늘 여기저기 언론 인터뷰를 했는데 우리 한완상 위원장께서 백두산 갈 것 같다라는 얘기를 하셨다는 이야기를 정동영 대표에게 하셨다면서요. 미리 어떻게 아셨어요?

◆ 한완상> 우리 문 대통령께서 등산을 좋아하잖아요. 트래킹을 좋아하니까 백두산 트래킹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셨죠. 평소에도 하셨죠.

◇ 정관용> 물론입니다.

◆ 한완상> 그러나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해서 이번에 정상이 가리라고 생각 못 했죠. 첫날 전혀 몰랐고요. 둘째 날에 제가 알았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 아셨어요, 그러니까.

◆ 한완상> 누가 이야기해 주니까 아는 거죠.

◇ 정관용> 누가 얘기해 줬어요?

◆ 한완상> 그런 거 얘기할 필요가 없잖아요.

◇ 정관용> 궁금해요. 북측 인사가?

◆ 한완상> 아니지.

◇ 정관용> 그럼요.

◆ 한완상> 남쪽 인사죠.

◇ 정관용> 그러니까 그분은 미리 백두산 갈 거란 계획이 있다고.

◆ 한완상> 대통령의 마음을 읽은 거죠. 대통령이 정말 트래킹 좋아하시니까 가신 거지.

◇ 정관용> 누구길래 말씀을 안 하실까? (웃음) 이제 우리 국민들도 지금 거기 백두산 천지까지 즐겨 이용할 수 있을 만큼 뭔가 인프라 시설이 잘.

◆ 한완상> 확실히 변했어요. 첫째 꼭대기에 아주 땅도 잘 다지고.

◇ 정관용> 장군봉 근처에?

◆ 한완상> 장군봉 거기를 정리했고요. 삭도도 내가 옛날에 거기로 가봤거든요. 2000년 9월 24일인가, 삭도가 그때는 낡아서 참 형편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완전히 아주.

◇ 정관용> 새롭게 개량한 거죠?

◆ 한완상> 새롭게 사서 했죠. 스위스 같은 데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그런 걸로.

◇ 정관용> 케이블카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 한완상> 그리고 삼지연도 보니까 삼지연 연못가에 새로 식당도 했고요. 벌써 관광 때문에 한 거죠. 그리고 삼지연 비행장 형편없었는데 옛날에. 깨끗하게 돼 있죠. 평양 순안비행장도 보니까 우리의 비행장과 마찬가지로 아주, 규모는 훨씬 작지만 활주로에 뭐라 그럴까 모든 것이 상당히 잘 돼 있었어요.

◇ 정관용> 특히 백두산 같은 경우에는 완전히 관광 상품화 하려고 준비를 다 한 거군요.

◆ 한완상> 많이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래요. 평양 거리나 뭐 주민들의 분위기도 확 달라졌다면서요?

◆ 한완상> 첫째 평양에 옛날에 가면 길거리에 말이죠. 이념적, 투쟁적, 정치적, 군사적 이런 게 많았었는데 거의 싹 사라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눈에 띄지 않고요. 그리고 평양 거리의 주민들도 좀 자유로워진 것 같고. 그게 사람들의 얼굴 표정이 많이 이렇게 릴랙스.

◇ 정관용> 편해 보여요?

◆ 한완상> 편해 보여요, 자유롭고. 그리고 이번에 평양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그쪽의 고위층들이나 또 간부들 말 언어도 많이 달라지고.

◇ 정관용> 어떻게 달라졌어요?

◆ 한완상> 예를 들어서 차를 타고 가잖아요. 그러면 옛날 같으면 옛날도 아니죠. 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를 안내하는 보장성원이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우리가 자유롭게 말하는 거 굉장히 불편하게 생각을 하고 언짢게 생각하고 또 우리 쪽에서도 교양 없는 사람들이 막 그 사람들 속을 건드리는 이야기를 하잖아요. 이번에는 전혀.

◇ 정관용> 그냥 자연스럽게 대화를.

◆ 한완상> 자연스럽게 대화하고요. 옛날 같으면 따지고들 이야기인데도 넘어가고요.

◇ 정관용> 그러면 우리 위원장님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그러면 뭘까요?

◆ 한완상> 그 장면은 이제 ‘빛나는 조국’이라고 하는.

◇ 정관용> 집단체조극.

◆ 한완상> 집단체조 예술 공연인데 거기에서 카드섹션도 나오죠. 옛날 같으면 대포 쏘고 전차가 가고 전투장면이 나오는데 싹 사라졌어요.

◇ 정관용> 완전히 바꾸었어요?

◆ 한완상> 바꾸었어요. 그러니까 미래를 향해 달려가자. 과학강국을 만들자.

한완상 전 부총리가 공개한 '빛나는 조국'의 브로셔 (사진=시사자키팀)

 


◇ 정관용> 과학강국.

◆ 한완상> 과학강국을 만들자. 표현이 나오는데 재미있는 게 있어요. 그러니까 전민 과학인재화.

◇ 정관용> 전민의 과학인재화.

◆ 한완상> 과학기술 용마를 타고. 그러니까 이제는 이런 식으로 정상적인 선진국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 정관용> 그렇군요. 옥류관은 과거에도 가보셨을 거고.

◆ 한완상> 여러 번 갔죠.

◇ 정관용> 이번에 대동강 수산물 식당은 처음 문을 열어서 처음 가보셨을 거 아니에요.

◆ 한완상> 우리는 원래 가기로 했는데 안 갔어요.

◇ 정관용> 그러셨어요.

◆ 한완상> 안 가고.

◇ 정관용> 다른 장소에서 식사를 하신 겁니까?

◆ 한완상> 다른 장소에서 식사를 했죠. 그러나 옥류관은 갔죠.

◇ 정관용> 물론.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게 이렇게 같이 가신 분들 특별수행원들 이런 분들은 따로 어떤 일정을 소화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으시거든요?

◆ 한완상> 그건 각자가 정치인들은 주로 비핵화를 통해서 평화를 확실히 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했을 것이고 특히 정치인들이 다 국회의원들 아닙니까? 그래서 국가연합 단계에 들어가면 정상 간의 정기적인 회합. 그다음이 국회 간의 정기적인 상호협력을 찾는 그런 것이 있으니까 아마 남북 의회 간의 교류 협력을 굉장히 강조한 것 같아요. 마땅히 해야죠. 그래서 국가연합단계가 확실히 제도화되는 쪽으로 그분들이 힘쓰지 않았나 생각을 하고요. 귀빈들은 귀빈대로 또 했을 것이고.

◇ 정관용> 위원장님은 어떤 거.

◆ 한완상> 나는 깜짝 놀란 게 발표하는 날 이게 발표문을 보니까 4조 3항에 3.1운동 기념 100주년을 공동으로 기념하는 것이 그게 합의에 들어가 있더라고요. 나는 그 합의에 들어간 것을 보고서 저도 놀랐죠. 많은 사람이 놀랐을 겁니다.

◇ 정관용> 이거 그러면 지금 위원회, 추진위원회 차원에서는 북한과 실무적 논의를 안 하고 있었습니까.

◆ 한완상> 대개 그런 것을 한다는 것은 우리 언론을 통해 알고 있었겠죠. 대통령 직속으로 있다는 걸 아는데.

◇ 정관용> 그러니까 위원회 차원에서 북측과 공식적인.

◆ 한완상> 지금 TF를 구성해서 곧 하려고 그러던 차에 갔는데 저희들 생각은 기본이 이런 거죠. 3.1운동이라는 게 평화정신 아닙니까?

◇ 정관용> 물론이죠.

◆ 한완상> 그러니까 우리 3.1운동 100년 전에 우리 조상의 비폭력 평화정신을 가지고 21세기에 평화 프로세스, 평화 협정, 평화 체제로 가는 동력으로 삼자 하는 걸 그쪽에 설득하려고 하는데 설득할 수 있죠. 서로 이해할 수 있죠. 그래서 마지막 오찬 때에는 그쪽의 실세들 그룹하고 이야기를 했는데 이야기가 잘 될 것 같습니다.

한완상 전 부총리 (사진=시사자키팀)

 


◇ 정관용> 그러니까 위원장님은 주로 3.1운동기념 100주년 남북공동행사 추진을 위한 관계자들과.

◆ 한완상> 그것만 아니죠. 그걸 마중물로 해서 평화체제를 정착시키는 데 이 위원회가 할 수 있는 일을 여러 가지로 앞으로 만나게 될 겁니다. 우리가 TF를 구성해서.

◇ 정관용> 지금 이제 얼마 안 남았어요.

◆ 한완상> 얼마 안 남았지만 28일날 우리가 TF 3차 TF해서 나오면 그 결과를 북한에 통지를 해서 북한하고 남북연락사무소 같은 데에서 만나야죠. 실무자끼리.

◇ 정관용> 그래야죠. 이게 지금 벌써 9월 하순이고요. 내년 3월 1일이면 준비기간도 별로 없습니다. 공동행사를 서울, 평양에서 따로따로 각자 할지.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게 많은데요.

◆ 한완상> 지금 프로그램이 어떤 프로그램이 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고요. 선택하는 거. 그리고 이제 그걸 할 때 어디에서 하는가 이것도 문제가 있고. 또 공동으로 가야 되는 거. 그러면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하고 유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중근 의사의 평화사상, 그게 지금 21세기에 굉장히 필요하니까 그런 걸 공동으로 서로 논의하고 세미나도 하고 그런 걸 할 생각이죠.

◇ 정관용> 바삐 서두르셔야 할 것 같아요.

◆ 한완상> 그렇습니다.

◇ 정관용> 오랜만에 만난 분들도 많죠, 북쪽 인사들.

◆ 한완상> 오랜만에 만난 분 가운데 내가 가까운 분이 이종혁 선생인데요. 이종혁 선생은 김영남 주석 부위원장과 만날 때 만났는데 많이 늙었더라고요. 나보다 나이 한 살 아래인데 많이 늙었는데 헤어질 때 눈을 보니까 속으로 우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렇더라고요.

◇ 정관용> 현재는 어떤 직함을 갖고 계시나요?

◆ 한완상> 지금 무슨 정부에 필요한 무슨 연구소 소장을 하고 있을 겁니다. 지금도 그분은 아주 부드럽고 현명하고 통찰력 있는 어른이 돼서 북쪽에서 존경받는 지식인 지도자죠.

◇ 정관용> 좀 깊이 대화도 나누어 보셨어요?

◆ 한완상> 깊이는 못하고 내가 그거 하고 있는 동안 꼭 만나고 싶다고 전하니까 아주 비감한 느낌을 느끼더라고. 정상회담이니까 마음대로 그렇게 시간을 내고 만날 수가 없어요.

◇ 정관용> 그건 어렵죠. 이번 2박 3일의 평양 정상회담 전체 총평가를 해 번 해 보신다면요.

◆ 한완상> 총평가라면 이것은... 세계적인 변화다. (전화벨)

◇ 정관용> (웃음) 위원장님 전화 끄고 오셨어야 하는데 그냥 오셨군요.

◆ 한완상> 이것은 세계적인 변화다라는 말이 부족하죠. 북한은 총체적으로 변하고 있어요. 길거리에 무슨 글귀가 바뀐 정도가 아니라 사고가 바뀌는 것 같고 어디서 오나 하고 보니까 김정은 위원장 스타일에서 그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아까 말씀대로 할아버지 스타일도 아니고 아버지 스타일도 아니고 어느 선진 소위 자본주의 민주의회국가의 지도자보다도 열려 있고 정직하고 소탈하고. 그리고 자신감 있고.

◇ 정관용> 그리고 아무튼 방향은 과학기술, 경제, 이쪽이다 이거죠?

◆ 한완상> 과학기술과 경제 매진이죠. 경제 매진. 그러니까 이제는 핵개발은 끝났다고 생각을 하고 이제는 경제로 올인하는데 그쪽으로 갈 겁니다. 그런데 이게 너무 급하게 이게 회전해서 과연 따라가겠는가 생각했는데요. 5.1경기장에서 15만 명이 모였는데 우리 대통령이 연설했잖아요. 그게 비핵화를 통해서 예를 들어서 평화가 한반도에 정착되면 그걸 우리가 후손들에게 남겨주자. 평화의 터전으로 한반도 조국을 만들자 그랬을 때 박수쳐 준 것이요. 뭐 엄청나게 뜨거워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5.1 경기장에서 평양 시민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 정관용> 앞의 다른 박수보다 비핵화 얘기할 때 더 컸어요?

◆ 한완상> 다 비슷했죠. 옛날은 남쪽의 정치 최고지도자라고 하면 쌀쌀하게, 뭐 박수 쳤겠어요? 그런데 치는 게 자기들 위원장 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기 때문에 내가 속으로 우리 대통령이 여기 출마해도 대통령 되겠구나 이런 생각이 날 정도로 열렬하게 하는데. 이건 비핵화하겠다는데 북한의 주민들이 백성들이 그렇게 열렬하게 하는데.

◇ 정관용> 박수쳤다는 건.

◆ 한완상> 비핵화 된다고 하는 것도 있는데 우리 쪽은 정치인들이 전혀 감각이 없는...

◇ 정관용> 그러니까요. 정치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일각에는 아직도 절대 북한 김정은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못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여전히 있거든요.

◆ 한완상> 그게 냉전, 반공, 근본주의적인 그런 생각이 70년간 켜켜이 쌓여 있으니까 그게 되겠습니까? 지금 정치인들 가운데도 아직도 촛불의 그런 변화를 보면서도 지금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하나도 안 변한 정도가 아니라 뒤로 후퇴하는 것 같잖아요.

◇ 정관용> 그러면 위원장님은 하여튼 이번에 갔다 와서 확신이 드셨어요? 북한은 분명히 핵을 포기할 거다. 핵포기 의사가 확실하다.

◆ 한완상> 핵포기 의사라는 게 그렇죠. 미래 핵포기는 확실하고 현재, 과거 핵포기도 이번에 확실한 게 마지막 가서 두 영변 시설을 전문가들에게. 기자들에게만 아니고 전문가까지 불러서 보게 하겠다. 그것이 지금 트럼프와 폼페이오를 아주 만족하게 하는 것 아닙니까? 사찰을 전면적으로 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실무회의가 오스트리아 IAEA가 있는 거기 빈에서 한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런 걸 보고서 미국의 대통령과 국무장관이 이렇게 말하는데 우리 정치인들은 숭미주의자들인데 어떻게 미국 대통령의 말을 그렇게 안 믿습니까?

◇ 정관용> 숭미주의자인데 왜 미국 대통령 말을 안 믿느냐?

◆ 한완상> 글쎄요. 이상하잖아요.

◇ 정관용> 이게 마지막 멘트가 되겠네요.

◆ 한완상> 슬픈 멘트입니다.

시사자키 방송 출연중인 한완상 전 부총리 (사진=시사자키 유튜브 캡쳐)

 


◇ 정관용> 곧 있을 한미 정상회담 또 미북 정상회담 쭉 잘 될 거라고 전망하시는 거죠?

◆ 한완상> 잘 될 거라고 전망 정도가 아니고 그런 걸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이번에 갔다 와서. 북한은 총체적으로 변하고 있어요. 우리는 총체적으로 변하지 않고 있어요. 이게 문제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한완상 위원장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완상> 수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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