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이 본 한국의 명절…그들만의 '추석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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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다녀오기엔 짧은 연휴…"가족이 그리워"

배재대에서 만난 외국인 유학생들. 왼쪽부터 피리부 안야스(23·가나), 투바 우야늑(26·여·터키), 에반 토마스(23·캐나다)(사진=김미성 기자)

 

"거리에 사람이 없어져서 쓸쓸해요."
"식당이 문을 다 닫아서 마트에 가서 먹을 것을 왕창 사왔어요."
"수업이 없어서 좋아요. 푹 쉴 거에요."

한국에 공부하러 온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의 명절, 추석은 어떤 느낌을 줄까. 그들은 이 기간에 무엇을 할까.

배재대 한국어교육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에반 토마스(23·캐나다)와 투바 우야늑(26·여·터키), 그리고 배재대 컴퓨터공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피리부 안야스(23·가나)를 만났다.

에반은 한국 역사와 문화, 언어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에 왔다.

터키에서 교육공학과를 공부했던 투바는 "학교에서 사용하는 스마트기기 등 기술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어서 한국에 왔다"며 "교육과 기술의 융합이 관심 분야"라고 말했다.

피리부(이하 파스)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고향에 돌아가면 교수가 되거나 기술 관련 업무에서 일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미 한국의 명절을 경험해본 파스는 "서울에서 명절을 보낸 적이 있는데 거리에 사람이 싹 사라졌다"며 "식당도 문을 닫아 음식을 사 먹을 수가 없어 마트에 가서 시리얼을 왕창 샀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은 (명절에) 노트북을 사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뽑으려 했는데 은행이 연 곳이 없어서 그냥 되돌아온 적도 있었다"며 웃었다.

투바 역시 "명절 전에 밥에 비벼 먹을 수 있는 카레나 짜장을 엄청나게 사놨다"며 "다른 도시에 가고 싶었지만, 티켓이 전부 매진, 매진, 매진이라 어디 갈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투바와 파스가 음식을 미리 사놨다는 이야기를 들은 에반은 화들짝 놀라며 "명절에는 식당이 문을 안 여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투바는 또 "(명절에는) 주변에 사람이 없어 외롭긴 하다"면서도 "한국의 명절은 터키랑 너무 비슷하다. 터키에도 큰 명절이 두 번 있는데 우리도 명절이 되면 고향에 가고, 함께 밥을 먹고, 한국의 절과 자세는 다르지만, 세배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터키는 명절 문화와 의미도 똑같아 나에겐 더 깊게 다가왔다"고 했다.

에반은 "캐나다에서는 크리스마스가 가장 특별해서 가족이 다 모이는 날"이라며 "캐나다에선 이 기간에 2주의 휴가가 있는데 한국에선 크리스마스에 이런 휴가가 없어서 처음에 충격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국어 교육이 끝나는 1년 동안은 캐나다에 가서 가족을 만날 수 없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이들은 이번 추석 연휴에 무엇을 할까.

한국인 친구와 함께 제주도에 갈 예정이라는 에반은 "푹 쉬고 싶다. 매일 수업을 받고 공부를 하다보니 머리가 지끈지끈하다"며 "휴식이 부족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쉴 계획"이라고 말했다.

긴 연휴에 여행을 계획하며 설레던 투바는 아쉽게도 여행을 포기했다. 투바는 "한국에 오기 전에 추석에는 뭐할지 계획을 짜고 기대가 컸는데 티켓을 하나도 못 구해서 좀 실망했다"면서도 "사실 수업이 많아 대전을 잘 못 본 만큼 이번 추석에는 대전 투어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취재진에게 대전의 명소를 묻기도 했다.

파스는 "서울에 가서 일본인 친구와 이태원에 갈 것"이라며 "맛있는 것도 먹고 홍대에 갔다가 다시 대전에 내려올 것"이라고 했다.

타국에서 홀로 명절을 보내게 된 유학생들은 공통으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했다.

여동생이 3명인 투바는 "막내가 5살인데 내가 엄마같다. 영상통화만 하고 지내는데 너무 보고싶다"고 아쉬워했다.

파스 역시 "가나에 가려면 비행기 표만 200만 원이 들고, 24시간이 걸린다"라며 "가족을 언제 볼 수 있을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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