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동물원 탈출 퓨마, 꼭 사살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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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동물원 탈출한 퓨마, 결국 사살
'꼭 죽여야했나' 매뉴얼 다시 살펴야
자연습성 발휘못하고 비정상행동도
동물원 의미, 전시동물 복지 논의돼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형주(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우리 일상의 뉴스 하나 짚고 가겠습니다. 대전 지역에 사시는 분들, 어제 긴급 재난문자 받고 놀란 분들 많으시죠. "금일 5시 10분경 대전 동물원에서 퓨마 한 마리 탈출. 보문산 일원 주민 외출 자제 및 퇴근길 주의 바랍니다." 퓨마라니, 마치 장난 같은 문자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대전동물원에서 퓨마 한 마리가 탈출을 했고요. 경찰과 소방 당국이 수색 끝에 이 퓨마를 발견하고 마취총을 쐈습니다만, 결국은 밤 9시 44분경에 사살을 했습니다. 참 황당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런 사건이어서 오늘 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의 이형주 대표 연결을 해 보죠. 이 대표님, 안녕하세요.

◆ 이형주>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동물원에 갇혀 있던 퓨마가 어떻게 탈출을 한 거래요?

◆ 이형주> 보도에 따른 아마 문단속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육장 청소를 하고 나서 문이 제대로 닫혀지지 않은 정황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서 탈출을 하고 나서 퓨마가 어디로 간 거죠?

◆ 이형주> 탈출을 하고 나서 사실은 이 퓨마가 동물원 안을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안타까운데요.

◇ 김현정> 동물원 내 숲에 숨어 있었던 거예요, 계속?

◆ 이형주> 네, 네.

◇ 김현정> 그래서 이제 일단 주민들에게 재난문자 발송해서 '주의하십시오'해서, 경찰이 100여 명이 출동했다고 하는데. 바로 발견을 했어요?

◆ 이형주> 조금 시간이 걸렸다고. 한 6시 34분경에 발견한 것으로 그렇게 보도가 됐습니다.

◇ 김현정> 한 1시간 반 후쯤에.

◆ 이형주> 네, 네.

◇ 김현정> 배수지 인근에서 퓨마를 발견하고 마취총을 바로 쐈잖아요.

◆ 이형주> 마취총을 쐈는데 이제 그래서 마취총을 쏘고 나서는 생포를 한 것으로 보도가 나갔었어요.

◇ 김현정> 맞아요.

◆ 이형주> 그래서 다들 '다행이다'라고 안심을 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마취가 안 돼서 결국에는 사살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마취총을 맞고도 마취가 안 된 채 퓨마가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는데.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이러다가 숨어버리면 이거 밤새 주민들 어떻게 하나 불안해서, 어쩔 수 없이 사살했다는 게 관계 당국의 설명인 거죠?

◆ 이형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된 겁니다, 여러분. 상황 종료가 밤 9시 30분경에 됐습니다. 이 대표님. 퓨마, 사실 이름은 굉장히 친숙해요. 브랜드 이름도 있고 해서 친숙한데 사실 잘 모르는 동물이에요. 어떤 동물입니까?

◆ 이형주> 퓨마는 고양이과 동물로 캐나다 북부에서 남미, 남아메리카까지 분포하는 야생동물입니다. 야생에서는 그런 사슴 같은 포유동물을 사냥하는 습성이 있고 또 영역 동물로 영역이 굉장히 커요. 수십에서 많게는 1000제곱킬로미터의 영역에서 생활을 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잘 뛰어다니는 동물로 우리가 알고는 있습니다만. "사살을 꼭 해야 됐었나. 그 정도까지 사람에게 위협적인 동물이냐"라고 지금 청취자분이 문자로 질문 주셨습니다. 어떤가요?

◆ 이형주> 만일에 사실 사람을 공격한다면 어느 야생동물과 마찬가지로 위험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것은 퓨마뿐만 아니라 사실 동물원에 있는 대부분의 야생동물이 만일에 풀려난다면 사람을 공격할 수는 있어요. 그런데 그것은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풀리거나 탈출했을 때 무조건 사살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안전도 중요시하면서 동물도 안전하고 또 인도적으로 포획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김현정> 포획을 할 수 있었으면 죽일 필요까지는 없었을 텐데. 우리는 이런 경우에 대비해서 어떤 포획 장비라든지 이런 게 갖춰지지 않았던 거죠. 그물 같은 걸 멀리서 쏜다든지 이런.

◆ 이형주> 마취총을 해외에서도 보통 이용을 하기는 하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경위를 정확하게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차후에 인력이라든지 장비라든지 아니면 대응 매뉴얼이라든지 이런 데 문제가 있었다면 개선점을 찾고 재발 방지 노력을 해야겠죠.

◇ 김현정> 어제 이 해프닝이 있고 나서 인터넷에 댓글이 수천 개 달릴 만큼 많은 분들이 갑론을박을 벌였습니다. 뭐냐 하면 바로 동물원 얘기였어요, 동물원. 이 동물원이 규모가 작은 동물원이 아닙니다. 대전에서는 아마 가장 큰 동물원이 맞죠, 이 대표님?

◆ 이형주> 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동물원이기 때문에 작은 동물원은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런 곳에서 동물을 어떻게 관리했는가 이 문제를 하나 지적하시고. 또 하나는 좀 더 근본적인 문제, 퓨마라는 애는 넓은 곳을 뛰어다니면서 살아야 되는 야생동물인데 그 좁은 곳에 가둬놓고 우리가 인간들이 구경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사실 근본적인 질문까지 많이 나왔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형주> 굉장히 많은 시민들이 가슴 아파하시고 또 동물원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 의문을 던지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이제 사실 동물원이 그런 멸종위기종 복원이나 서식지 보전이나 그런 연구사업도 하고 있지만 사실 오락의 기능을 굉장히 많이 하거든요.

◇ 김현정> 오락적인 기능.

◆ 이형주> 사람의 어떤 즐거움을 위해서 야생동물을 감금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 그것에 대해서 한번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요.

◇ 김현정> 이 대표님은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형주> 사실 동물원을 폐지하자는 청원까지 저도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해외에서도 어떤 동물원이 계속 생태계와 최대한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진화는 하고 있지만 사실 동물원을 폐지한 국가는 없거든요.

◇ 김현정> 동물원은 그대로 있되, 동물이 최대한 자신의 원래 살던 환경과 비슷하게 살 수 있도록 이렇게 발전시키는 방법. 이렇게 개선시키는 쪽으로?

◆ 이형주> 맞습니다. 그리고 또 서식지를 보전해서 호주 같은 경우에는 시설에 가둬놓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서식지를 가서 엿보는, 토착화된 동물들의 생태계 구조를 공부한다든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요. 그런 거에 비해서 사실 우리나라 전시 동물의 복지 수준은 굉장히 낮은 것이 현실입니다.

◇ 김현정> 저도 제 개인적인 경험을 하나 말씀드리자면 굉장히 괜찮은 규모, 큰 규모의 큰 동물원을 간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새 한 마리가 가둬져 있고. 타조처럼 큰 새인데, 아마 짝이 있는데 그 짝이 죽었던 모양입니다. 한 마리가 굉장히 좁은 곳에 갇혀 있고 계속해서 벽을 향해서 머리를 계속해서 반복 행동을 보여서. '저 새가 분명히 뭔가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구나' 너무 안타까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 이형주> 정형 행동이라고 하는 비정상행동을 보이는 건데요. 대부분의 사실 동물원에서 그런 행동을 보이는 동물들이 존재합니다.

◇ 김현정> 왜 그러는 거예요, 그 정형 행동이라는 건? 스트레스?

◆ 이형주> 그렇죠. 원래 생명 고유의, 동물 고유의 습성에 따라서 해야 하는 행동들이 있거든요. 가령 땅을 판다든가, 하늘을 난다든가, 빠른 속도로 헤엄을 친다든가, 사냥을 한다든가. 동물원에서 태어난 동물이라고 그런 습성이 없이 태어나는 것이 아니에요. 그런데 대신에 그 안에서 자기가 선택해서 행동할 수 있는 기회는 전혀 주어지지 않는 것이죠. 그래서 동물원이 사실 정상적인 행동을 표출하도록 하는 것이, '행동 풍부화'라는 것이 있는데요. 우리나라 동물원의 경우에는 이런 것들도 제공하지 않는 동물원이 상당히 많습니다.

 


◇ 김현정> 맞습니다. 굉장히 눅눅하고 습한 곳에 원숭이를 가둬놓는 경우도 제가 봤는데 원숭이는 굉장히 진화한 동물 아닙니까? 그런 습한 지하에 계속 둬도 되는가, 의문스러웠던 경험도 있고 저 나름대로도 꽤 경험이 많습니다.

물론 아이들에게 자연을 배우게 하고 동물 사랑하게 하고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 된 곳들이 있고 어떻게 해서든지 동물에게 좋은 방향으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곳들이 있어서 이거를 어떻게 해야 되나 항상 저도 고민했던 문제인데. 이번 퓨마 사살 사건. 이게 탈출이라고 해야 되는 건지 인간의 실수에 의한 방출이라고 봐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사건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어요. 이 대표님, 고맙습니다.

◆ 이형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의 이형주 대표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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