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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그 맞은편' 온라인 예매 막은 DMZ 영화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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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들어왔다는 이유
이선희 감독, 영화제 태도 강력 비판 "동의 없이 통보, 이해 안 돼"
법원의 가처분 기각 후에야 온라인 예매 재개돼

제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에서 한국경쟁작에 선정된 다큐멘터리 '얼굴, 그 맞은편' (사진=DMZ 영화제 제공)
제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이하 DMZ 영화제)의 한국경쟁작으로 뽑혀 상영을 앞둔 다큐 '얼굴, 그 맞은편'(감독 이선희)의 온라인 예매가 금지돼, 당사자인 이 감독이 공개적인 문제제기에 나섰다.


'얼굴, 그 맞은편'은 사이버성폭력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찍혔는지 모른 채 사이버 공간에 유출된 여성들, 그들의 공포를 동력 삼아 수익을 내는 시스템이 산업화되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담았다. 영상 삭제, 수사 및 법률 지원, 심리상담 지원 등을 통해 불법촬영 피해자들을 돕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피해자의 얼굴이 아니라 영상을 소비, 유포, 유통함으로써 돈을 버는 사이버성폭력 카르텔에 주목하자는 뜻에서 '얼굴, 그 맞은편'이란 제목이 붙었다.

이 다큐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제작 지원 프로그램인 '옥랑문화상'을 받아 지난 6월 선공개 됐다. 이번 제10회 DMZ 영화제에서도 한국경쟁작으로 선정돼 오는 16일, 18일 상영될 예정이다.

하지만 DMZ 영화제는 '얼굴, 그 맞은편'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이 들어왔다는 이유로 개막 전인 지난 11일부터 온라인 예매를 금지했고, 이를 이선희 감독에게 통보했다. 앞서 디지털성폭력클린센터 공동대표 2인은 지난 7일 명예훼손이라는 명목으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 상영금지 가처분을 냈다.

이 감독은 가처분 인용·기각 여부와 무관하게, DMZ 영화제가 보인 태도가 부적절했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온라인 예매를 금지하고, 개막식 때 한국경쟁작으로 소개되지 못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인 자신의 의사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 감독은 14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럴 일은 없겠지만 가처분이 인용돼 영화제에 피해를 주면 상영하지 않겠다고 미리 말씀도 드렸다"면서 "아직 판결도 나지 않은 것을 가지고 예매를 막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큐 제작한 분들도 집행위원으로 계시는데, (법원 판결이) 나기도 전에 온라인 예매를 막았다. 그것도 저와 상의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상의한 후 저한테 일방 통보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가처분) 기각 여부를 떠나서, 과정이 이미 비민주적이었다. 무엇보다 부집행위원장은 (온라인 예매 정상화를 요구하는 제게) 매우 고압적인 태도로 제 생각만 한다, 제가 지금 영화제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무조건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 기각 결정이 나기 전인 14일 오전 DMZ 영화제 예매창(위)과 기각 결정 후인 같은 날 오후 DMZ 영화제 예매창(아래). 목록에서 사라졌던 '얼굴, 그 맞은편'이 나타나 있다. (사진=DMZ 영화제 홈페이지 캡처)
이에 DMZ 영화제는 "9월 7일 '얼굴, 그 맞은편'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접수됐고, 영화제는 9월 10일 이런 사실을 통보받았다. 이에 영화제는 온라인 예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됐을 경우 영화제 의지와 상관없이 법적으로 상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작품을 예매한 관객들께 끼치게 될 불편을 고려하여 내린 결정이었다"고 전했다. 개막식 홍보 영상에서 빠진 것도 가처분 신청으로 인한 일시 예매 중단 사태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DMZ 영화제는 "'얼굴, 그 맞은편'의 디지털성범죄·사이버성폭력에 대한 시선과 질문을 존중하고 지지해, 한국경쟁작으로 선정했다"면서 "이는 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영화제가 취한 임시적 조치일 뿐이며, 해당 작품 상영에 대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법원은 이날 디지털성폭력클린센터 공동대표 2인이 낸 상영금지 가처분을 모두 기각했다. 판결 후 통화에서 이 감독은 "표현에 대한 부분도 대법원 판례 등을 넣어 가이드를 제시해 주었다. 그런 점이 의미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상영금지 가처분이 기각됨에 따라, DMZ 영화제는 14일 오후 페이스북에 공지를 올려 이 사실을 알렸다. 더불어 DMZ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내 '얼굴, 그 맞은편' 온라인 예매를 재개했다.

다만, '얼굴, 그 맞은편' 온라인 예매 금지 과정에 관한 이 감독의 문제제기에 대해 사과 등 공식입장을 표명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어제(13일) 개막한 제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는 '아이 엠 다큐'라는 슬로건 아래 내달 13일부터 20일까지 경기도 고양시와 파주시 일대에서 진행된다. '얼굴, 그 맞은편'은 오는 16일 낮 12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3관에서, 18일 오후 4시 30분부터 롯데시네마 파주아울렛 6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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