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24시간 365일 소통'시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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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등 참석자들이 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제막식을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오늘 판문점선언과 온 겨레의 소망을 받들어 또 하나의 역사가 시작된다."

14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서 조명균 통일부장관의 기념사 한 대목이다.

'또 하나의 역사가 시작된다'는 말은 조금도 틀린 말은 아니다.

남북이 '24시간 365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새로 열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남북 사이에는 이 같은 상시 소통창구는 없었다.

각종 회담을 할 때마다 장소와 시간에 대한 별도의 협의를 가져야 했다.

남북간 직통전화나 팩스, 군 통신선이 연결돼 있었으나 상시 소통과는 거리가 멀었다.

수차례 연락을 해도 북측은 묵묵부답으로 답답한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남북이 공동으로 추진해온 행사를 갑자기 중단하겠다고 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제는 남북 당국자가 한 건물에서 상주하면서 필요하면 언제든 얼굴을 마주보고 협의를 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은 남북교류와 관계에서 한 획을 긋는 일이다.

특히 이 연락사무소는 장차 서울과 평양에 세워질 상주 대표부의 전 단계이다.

남북이 더 이상 전쟁 위협이 없는 가운데 평화를 누리고 함께 공동 번영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첫 관문인 것이다.

4.27 판문점 선언에서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가 우선적인 합의사항으로 돼있는 이유이다.

이렇게 큰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연락사무소를 여는 것은 그에 걸맞는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이것은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상황전개 때문이다.

무엇보다 남북관계는 남북이 '우리 민족끼리'만을 내세우며 단순하게 풀어갈 수가 없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가장 중요한 현안이 돼있고 이 문제의 주요 당사자는 북한과 미국이다.

북미는 역사적인 6.12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해 합의했지만 그 이후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 합의에 따라 북한에 폐기할 핵 시설 리스트를 제출할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하면서 먼저 종전선언을 채택하자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비핵화와 결부된 북한에 대한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 고삐도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북미관계가 답보상태를 보임에 따라 남북관계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설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락사무소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당초 8월 말에 문을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북미관계가 틀어지면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이 취소되자 이 일정도 늦춰지게 됐다.

그 과정에서 연락사무소 운영에 필요한 전기나 각종 자재 반입이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미국이 연락사무소 설치에 대해 반대한다는 풍문도 돌았지만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확실한 것은 연락사무소 개설에 대해 미국의 적극적인 지지와 환영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국무부는 연락사무소 개설과 관련해 '남북 관계와 비핵화 진전은 병행돼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고 이것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역할을 위축시키는 쪽으로 가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남북 당국자가 이 연락사무소를 통해 상시 소통 하면서 현 단계에서 필요한 남북관계 개선을 도모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이 북미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비핵화와 관련해서도 북미간 상시 메신저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북미간 소통과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렵게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진정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새 역사가 시작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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