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비매너 지적? 병 치운 건 韓 관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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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에 티?' 한국 청소년 야구 대표팀 선수단이 10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기념촬영을 한 모습. 그러나 그라운드에 우승 세리머니 뒤 버려진 페트병(오른쪽 빨간 원)이 남아 있는 등 일본 언론이 대표팀의 매너를 지적하고 나섰다.(미야자키=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 12회 아시아야구연맹(BFA)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4년 만에 정상에 오른 한국 야구. 청소년 대표팀은 10일 일본 미야자키 산마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만과 결승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7 대 5로 이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만 우승 세리머니 때 선수들이 기쁨을 만끽한 이후의 모습이 논란을 낳고 있다. 한국 대표팀이 서로 물을 뿌리며 환호한 뒤 그라운드에 널브러진 페트병을 치우지 않은 데 대해 일본 언론들이 지적하고 나선 것.

일본 스포츠호치는 "한국 선수들이 벤치에서 마운드로 뛰어나와 기쁨을 만끽했다"면서 "그런데 다시 정렬할 때 마운드 위에 페트병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대회 관계자는 '매너가 매우 안 좋다'고 격노했다"면서 "대회 관계자는 통역에게 '선수들에게 페트병을 치우게 하라'고 충고하려 했지만 선수단에 전해지지 않았고 결국 대회 관계자들이 페트병을 치웠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종의 문화 차이다. 한국 야구, 특히 KBO 리그에서는 끝내기 등 짜릿한 승리 뒤 선수들이 물이나 음료수 병을 들고 나와 수훈 선수 등에게 뿌리는 세리머니를 펼친다. 메이저리그(MLB)에서는 수훈 선수 인터뷰 때 동료들이 드럼통처럼 커다란 음료수 통을 통째로 뒤집어 뿌리기도 한다.

한국 청소년 대표팀도 비슷한 세리머니로 기쁨을 누린 것. 김성용 한국 대표팀 감독(야탑고)도 일본 닛칸스포츠를 통해 "한국에서는 우승했을 때 물을 뿌리는 문화가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문화가 다른 일본의 눈에는 뒷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대표팀이 무례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지난 6월 러시아월드컵 당시 일본 대표팀은 라커룸을 깨끗하게 치웠고, 팬들도 관중석을 청소해 박수를 받았다.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꺼리는 일본 특유의 문화였다.

사실 일본 대회 관계자들이 한국 및 다른 국가들의 세리머니 문화를 알았다면 크게 문제삼지 않을 수 있다. 더욱이 대회 개최국의 입장에서 어떻게 보면 손님들이 한바탕 흥겨운 우승 잔치를 벌인 것인데 너그럽게 넘길 수도 있는 부분이다.

'아! 세네' 일본 청소년 야구 대표팀 요시다 고세이가 지난 5일 한국과 아시아선수권대회 조별리그 3차전에서 1회 김대한에게 3점 홈런을 맞고 글러브로 얼굴을 훔치는 모습.(미야자키=게티이미지/노컷뉴스)

 

다만 안방에서 숙적 한국의 우승을 바라봐야 하는 일본의 심경도 편치는 않았을 테다. 일본은 이번 대회 한국과 A조 예선에서 '고시엔 스타' 요시다 고세이를 투입하는 등 필승 의지를 다졌지만 1 대 3으로 패했다.

1회 김대한(휘문고, 두산 1차 지명)이 요시다를 3점 홈런으로 두들겼다. 일본은 슈퍼라운드에서도 대만에 져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한일 문화의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일 것이지만 이런 부분도 작용을 했을 수 있다.

사실 선수들의 우승 세리머니 뒤 그라운드를 정비한 것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관계자였다. 현장에 있던 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뿌린 페트병을 우리 직원들이 치웠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취재진이 이 상황을 두고 집요하게 물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도 일본의 문화를 알고 배려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김 감독은 일본 언론을 통해 "젊은 선수들이 흥분하고 배려가 부족했다"면서 "매너 교육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여기에 서로 의사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대회 관계자들이 시상식을 위해 그라운드 정비를 해야 한다는 뜻이 한국 대표팀에 제대로 전달됐다면 이런 논란도 없었들 터. 여기에 일본 언론도 그라운드를 치운 사람들은 대회 관계자가 아닌 협회 관계자들이었다는 팩트도 제대로 전달을 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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