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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강남 살 필요 없다"…황당한 靑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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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은 소득.교육 양극화의 상징...'왜 강남에 몰릴까' 현실 인식 부족
"상위 1%가 어떻게 99%의 마음 알겠냐"는 비판적 시각도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사진=황진환 기자)

"모든 국민이 강남에 살 필요가 없다."

정부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이 지난 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서울 부동산 급등과 관련해 얘기를 하던 와중에 "저도 거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며 한 얘기다.

구체적으로 왜 강남에 살 필요가 없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주거환경에 비해 부동산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 때문으로 읽힌다.

'강남에 살아보니 그렇게까지 좋지는 않더라' 정도의 뉘앙스로 보인다. 그러니까 강남으로 진입하려고 바둥바둥 애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발언이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명언'을 남긴 전직 대통령이 떠올라서가 아니라, 청와대 정책실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오락가락하는 부동산 정책으로 시장 혼선이 가중된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강남에서 살 필요없다는 피상적인 말로 설득 아닌 설득을 하려 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여러 갈래의 비판 지점이 있다. 우선 왜 강남에 사람들이 몰리는지에 대한 냉철한 현실적 문제 인식이 결여됐다.

강남이 뜨거운 이유는 8학군으로 대표되는 교육 환경에, 대치동 중심의 막강한 사교육 시장, 그리고 탄탄한 문화.생활 인프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래서 이런 혜택을 누릴수 있는 강남에 사는 것만으로도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뭐니뭐니해도 교육 문제일 것이다.

학원들이 밀집한 목동의 집값이 비싼 이유도 비슷하다.

사실 강남이 우리 시회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의미는 매우 크다. 재력으로 따졌을 때 최상위 계층이 몰린 곳이다. 사회계층 간 이동이 끊긴 현실에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선 강남에서 살아야 유리하다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장 실장은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강남에 대해선 오히려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예를 들면 세계 최고의 부자들이 모여 사는 맨하탄 한 가운데, 또는 LA 베버리 힐스라고 합니까? 배우들 사는, 거기 주택 가격을 왜 정부가 신경을 써야 됩니까?"

강남을 부자들이 모여사는 '그들만의 세상'으로 인정하라는 투다. 이미 대다수 국민에게는 너무 먼 세상이 됐으니 틀린말이 아닐수도 있다.

그렇다고 강남을 강남대로 나두는 것이 해답일까. 적어도 청와대 정책실장이면 '강남'이라는 단어에 함축된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간파하고 깊은 고민을 했어야 하지 않을까.

강남은 심각한 공교육 문제와 양극화가 낳은 상징물이다. 그만큼 강남에는 우리 사회의 모순이 응축돼 있다.

이 때문에 장 실장의 발언은 현실을 모르는 사람이 툭 내던지는 무책임한 말로 들린다.


'저런 인식으로 정책을 집행했나'하고 국민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상위1%에 있는 사람이 99%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겠느냐"는 반응도 나온다. 장 실장은 강남3구 중 한곳인 송파에 산다.

장 실장의 발언은 보수 야당에 좋은 공격의 빌미를 줬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강남 아니면 다른데 살면 안되나, 그런 말에 국민들 얼마나 가슴 아프게 하는지"라고 했다.

장 실장은 막연하게 강남 갈 필요없다고 설파할 게 아니라 강북도, 지방도 살만한 곳으로 만들겠다고 했어야 옳다. 국민들이 듣고 싶은 말은 강력한 실천을 담보로 한 희망의 메시지다. 촛불민심이 만든 정부라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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