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좋아할 만한' 명장들과 만났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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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할 수 없는 금액 요구
축구 변방 아시아라는 점도 불리

대한축구협회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현실의 벽은 높았습니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는 7월 중순 신태용 전 감독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평가를 마무리했다. 결론은 새 감독 찾기였다. 부지런히 움직였고,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명장들이 후보로 쏟아져나왔다.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전 브라질 감독을 비롯해 레스터 시티 우승의 주역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 루이스 판 할 전 네덜란드 감독 등이 후보로 떠올랐다. 일본을 이끌었던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도 후보였다.

일단 우선 협상 대상 3명을 정한 뒤 김판곤 위원장이 유럽으로 향했다. 후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김판곤 위원장에 따르면 "누가 와도 팬들이 좋아할 만한 감독들"이었다.

우선 협상 대상자들을 상대로 전방위로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 도중 다른 국가와 클럽 등에서 오퍼가 있을 것을 감안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돈이 가장 큰 문제였고, 아시아로 향하려는 감독은 보이지 않았다.

김판곤 위원장은 "후보 감독들이 모두 7월 말까지 계약이라 협상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았다. 이후 적극적으로 좁혀갔지만, 다른 국가와 협상 등으로 시간을 끌었다"면서 "모두 면접 때 보여준 진정성에 의문이 생겼다. 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온다는 감독도 있었지만, 위약금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한 명은 처음과 달리 감당할 수 없는 큰 돈을 요구했다. 다른 한 명은 스스로 빠졌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포트폴리오에 있는 이름은 누가 와도 팬들이 좋아할 만한 감독들로 준비했다. 책정한 금액이 지난 감독 선임보다 높았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월드컵에서 능력을 보여주거나, 잘 하다가 약간 하향세인 감독 중 철학이 맞는 감독들로 준비했다"면서 "하지만 현실은 감독을 만나기도 전에 대리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돈을 준비해야 한다고 해 못 만난 사람도 있다. 관심을 보이다가 다른 데서 오퍼가 와 미안하다며 거절한 감독도 있다. 어려움이 많았다. 감독들에게 우리가 우선 순위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8월5일 자로 우선 협상 대상자 3명과 협상이 모두 결렬됐다.

선임위원회는 다시 후보를 물색했다. 이미 우선 협상 대상자 3명과 협상하는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후보들을 리스트에 올려놓은 상태. 김판곤 위원장이 8월9일 두 번째 유럽 출장을 떠나 3개국을 돌며 4명의 후보를 만났다.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키케 산체스 플로레스 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도 포함됐다.

결과는 비슷했다. 돈, 그리고 아시아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아직 유럽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 감독들의 생각. 또 대부분 감독들이 한국 축구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던 점도 문제였다.

김판곤 위원장은 "두 번째 출장에서 팬들의 지지를 받는 유력 후보와 어렵게 연락이 됐다. 호의를 보여 집까지 초청해줬고, 이야기를 나눴다. 자신은 젊고, 가족과 떨어져 4년 반을 지낸다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했다"면서 "한국 축구를 아느냐라는 질문에 솔직히 모른다고 했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정도 안다고 했다. 준비가 안 돼 있었다. 돈 이야기는 안 했지만, 대리인이 맥시멈이 얼마냐 물었다. 맥시멈을 제시했는데 그 정도로는 안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다른 후보는 내가 축구 중심인 유럽에 있는데 아시아로 간다면 큰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큰 돈을 달라는 것이다. 대리인도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을 제시했다"면서 "매력있는 감독들을 리스트에 넣고, 접촉도 했다. 현실의 벽이 높았다. 아프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진정성이 중요했다. 한국에 오는 이유가 돈이라면 국내 지도자를 키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파울루 벤투 전 포르투갈 감독과 계약했다. 최근 실패 경험은 있지만, 경력도 조건에 부합했고 무엇보다 진정성을 보여줬다는 판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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