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논평]명성교회 세습 인정 판결.."교회, 자정능력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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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의 부자 세습을 교단 재판국이 인정하면서 후폭풍이 거셉니다.

김삼환 목사를 향해 교단을 떠나라는 충고에서부터 더 이상 이 교단에 있을 수 없다며 사임서를 제출한 목회자에 이르기까지, 교단 내부는 물론 교계시민단체에서도 비판이 빗발치는 상황입니다.

명성교회가 속한 교단인 예장통합총회에는 ‘세습 금지법’이 있습니다.

이 법의 취지를 무시하고 대형교회인 명성교회의 힘을 의식해 말장난 같은 논리로 세습을 정당화 시킨 것에 분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명성교회측은 2015년 은퇴한 김삼환 원로목사는 이미 ‘은퇴한’ 목회자이기 때문에 ‘은퇴하는’ 목사가 자녀에게 물려줄 수 없다는 법 조항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그리고 15명의 재판국원 중 8명이 이를 인정해줬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상식 밖의 결과가 그다지 놀랍지 않다’는 반응들입니다.

'교회가 하는 일이 그럴 줄 알았다'는 비판들, 그것이 지금 한국교회의 현주소라는 것이 더 아프게 다가옵니다.

2012년 감리교단은 한국교회에서 제일 먼저 세습금지법을 만들어 '부모가 자녀에게 연속해서 담임자로 세울 수 없다'는 조항을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감리교단에 속한 한 대형교회는 이 법조항을 피해가기 위해 아버지와 아들 목사 사이에 제 3자 목사를 잠시 세워 이른바 ‘징검다리 세습’을 단행했습니다. 하지만, 교단의 징계장치는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또,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예장합동교단은 대법원에서도 인정한, 소속 교단 목회자의 여성도 성추행을 묵인해버렸습니다.

세상보다 더욱 도덕적이어야 하는 교회에 자정능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사건이 반복되면서 세상은 교회에 대한 기대를 아예 접은 듯 보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어린이가 부족해 교회학교가 없는 교회가 절반이나 된다고들 걱정 합니다.

때문에 획기적인 전도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략도 세우려는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일지 의문이 듭니다.

얼마 전 고신대 손봉호 석좌교수는 "한국교회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완전히 망해야한다"고 작심발언을 했습니다.

"교회가 이대로 계속 타락하고 약해져서 아무런 특혜도 누리지 못할 때, 그제서야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던 그 날선 충고가 가슴을 파고드는 요즘입니다.

CBS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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