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일회용컵 조심'…일부 매장은 아직 시행착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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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

6일 오후 대구 중구청이 관내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일회용컵 사용 단속에 나섰다. 일회용컵 대신 머그잔 사용이 늘어난 모습. (사진=류연정 기자)

 

"매장에서 드시면 유리잔에 드려도 괜찮을까요?"

6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일회용컵 사용 금지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가운데 직원은 주문을 받을 때마다 손님에게 유리잔 사용을 권했다.

손님들은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자연스레 유리잔 사용에 응했다.

가게에 자리잡은 50여명 손님들의 테이블 위에는 모두 유리잔이 놓여져 있었다.

일회용컵에 담아 달라고 하는 손님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대부분 음료를 받은 뒤 바로 매장을 떠났다.

음료를 다 마신 뒤 빈 컵을 올려두는 선반에도 일회용컵은 없었다.

이날 중구청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관내 18개 커피전문점을 돌며 불시검문 방식으로 단속을 실시했다.

2명의 단속반 중 한 명이 직원에게 일회용컵 사용 여부를 묻고 다른 한 명은 매장 내를 돌며 테이블 위를 확인했다.

18개 커피전문점 중 15개 점포는 매장 내에서 일회용컵을 이용하는 고객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계산대 앞에는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이 금지돼 있다"는 환경부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아직까지 매장내 일회용컵 사용이 남아있는 대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사진=류연정 기자)

 

다만 일부 매장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 스타벅스 매장의 경우 내부에 자리잡은 손님 1/3 이상이 일회용컵을 사용하고 있었다.

음료를 거의 다 마신 것으로 보아 잠깐 앉았다가 일어서려는 손님은 아닌 것 같았다.

이유는 보유하고 있는 머그컵과 유리잔이 모두 동났기 때문.

해당 매장 관계자는 "매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컵 개수가 150여개 뿐이어서 러시타임에는 부득이하게 일회용컵을 주는 경우도 생긴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컵 추가 구매를 신청해놨으니 곧 해결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손님들이 테이크아웃할 거라고 했는데 앉아서 드시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저희도 굉장히 곤란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매장 내에서 일회용컵을 이용한 20대 손님은 "직원이 머그잔에 주겠다고 했는데 일회용컵이 더 편할 것 같아서 그냥 달라고 했다. 먹다가 도중에 갈 수도 있고 …"라고 얼버무렸다.

다른 스타벅스 매장 역시 손님 10명 중 1명 꼴로 일회용품컵을 이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단속반이 들어서자 몇몇 직원이 황급히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손님들에게 머그잔으로 교체할 것을 부탁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곳 관리자 역시 컵 개수가 부족해 어쩔 수 없었다며 하소연했다.

뿐만 아니라 규제를 잘 지키고 있는 매장 관리자들도 단속반을 만나자 애로사항을 털어놓기 바빴다.

한 개인 카페 사장은 현재 400여개의 컵을 보유하고 있지만 주말에는 손님이 몰려 그마저도 부족하다고 했다.

잔을 세척하고 깨끗이 건조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200여개의 추가 컵이 필요하다면서 이에 대한 지원 방안은 없는지 물었다.

이날 단속에 나선 중구청 관계자는 "규제가 시행된 지 얼마 안 되다 보니 현장에선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확실히 일회용컵 사용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숙자 사무처장은 "규제 시행 이후 확 달라지고 있는 게 느껴진다. 환경보호 문화가 정착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업체들도 처음이다 보니 어려움이 많겠지만 컵 개수를 늘리는 등 점차 적응해 나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정 처장의 말처럼 실제로 스타벅스 등 일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컵 보급을 늘리는 한편 설거지 효율성을 높이고 유리컵을 더 튼튼한 재질로 바꾸는 방안 등을 연구하고 있다.

한편 관내에 500여개의 커피전문점이 있는 중구청은 앞으로 매일 2시간씩 단속을 진행할 계획이며 반복적으로 지적을 당하는 가게의 경우 벌금 부과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구청 외 대구의 다른 구청들도 관내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집중 단속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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