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뒤끝작렬] '정계개편' 해야하니 비정규직 떠나라는 바른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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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해고 대상 면전에서 "내년쯤 정계개편…어차피 절반 나가야"
각종 공약, 발의 법안과 상충에 앞서 '시한부 정당' 자인
1년 국고보조금 100억여원, 내년까지 존재할 이유 무엇?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정당(政黨)이란 무엇인가. 권력을 창출하는 집단이 정당이다. 정당법은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현실에 대입하면 대선과 총선 등에서 공천을 통해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당선시켜야 한다. 그렇더라도 목적은 국민의 의사를 정치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정계개편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의 존재 가치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국고보조금은 세금에서 나가는데, "돈 내기 아깝다"는 반응이 나올 것 같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0일 비정규직 사무처 당직자들을 면담한 자리에서 '내년 정계개편'을 예고한 대목은 그래서 미묘한 여운을 남긴다.

김 위원장은 해고당할 처지에 놓인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내년쯤 가면 야권 재편이 반드시 일어난다. 우리 바른미래당이 그때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어차피 당직자들은 어떤 원칙과 규정에 따르더라도 절반은 당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석수(30석)와 정당법을 함께 해고 요인으로 거론했다. 의석수는 그것과 비례해서 지급되는 보조금의 제약이라는 말로 풀이된다. 한 마디로 돈이 없다는 얘기다. 또 정당법은 중앙당 100명, 시‧도당 100명 등으로 직원 숫자를 제한하고 있는 규정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계개편과 정당법 상의 직원 숫자를 연결 짓는 이유는 합당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현재 바른미래당 사무처 당직자는 대략 215명쯤 된다고 한다. 김 위원장이 합당 대상으로 특정 정당을 지목하지 않았지만, '50대 50' 지분으로 합칠 경우 어차피 승계할 수 있는 인원의 최대치가 100명이니 절반은 해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바른미래당이 합당할 수 있는 정당은 무엇인가. 자유한국당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이고, 공동교섭단체를 꾸리고 있는 정의당과 민주평화당도 범(凡)여권으로 분류돼 섞이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

내년에 가서 한국당과 합치겠다는 구상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의 발언을 부정하는 격이다. 그는 지방선거 직후인 지난달 18일 "바른미래당은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민주당과 반성할 줄 모르는 원조 적폐 정당인 한국당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중도개혁 정당"이라고 했었다.

아마도 '적폐'로 규정한 한국당과 합당할 것이란 주장은 차마 하지 못할 것이다. '제3지대 빅 텐트'에서 헤쳐 모이겠다는 주장이 또 나올 법한데, 그러기 위해선 한국당이 해체돼야 한다. 지지율이 높은 한국당이 낮은 바른미래당을 바라보고 해체한다? 가능성이 거의 제로다.

정계개편이 명분이라는 점을 받아들이더라도 왜 대상이 비정규직이어야 할까. 해고 대상 계약직 당직자 모임의 간사를 맡고 있는 김태영 경남도당 사무처장은 31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당 김삼화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김관영 원내대표가 공동 발의한 '근로자 참여 및 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안'의 입법취지인 계약직 교섭권 강화와 대치된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이 자신들이 발의한 법안의 정신조차 지키지 않고 있는 셈이다. 바른미래당 소속 한 원외인사는 근로기준법의 정신과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노동 전문가인 그는 "정규직이어도 실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고, 계약직이어도 일을 잘 할 수 있는 법인데 '비정규직'이 해고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했다.


비정규직을 차별해선 안 된다는 원칙은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는 정당한 이유 없는 비정규직 해고의 제한을, 유승민 후보는 비정규직 고용 총량제 등을 공약했었다.

김 위원장이 정강‧정책과 지난 공약 등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비정규직 해고'의 명분을 정계 개편에서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돈 문제'를 희석하기 위한 좋은 구실이기 때문은 아닐까.

정치에 필요한 '실탄'은 사실상 무한대다. 정당의 경쟁력과 실탄의 양은 어느정도 상관관계를 보이기도 한다. 오죽하면 "정치의 요체는 '돈과 세(勢‧세력)'"라는 말까지 있다.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하다는 얘기와 같다.

바른미래당이 지난 분기 받은 국고보조금은 약 29억원이다. 현재 누적된 금액은 5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김 위원장이 정계 개편 시한으로 제시한 향후 1년 동안에도 100억원을 넘게 받게 되는 셈이다.

1년 후 해체를 예상하는 '시한부' 상황에서 약자인 계약직부터 해고하는 것은 손쉽고 경제적인 절약 해법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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