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릴레이] 키드킹 "힙합씬의 '스마일 마크' 같은 존재 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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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릴레이=""> 42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펀치넬로가 지목한 키드킹입니다.

(사진=키드킹 제공)

 

키드킹(Kidd King, 본명 백민혁)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래퍼다. 스무 살이 되던 해였던 2016년 전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쇼미더머니5'에 출연한 뒤 힙합 팬들의 관심을 얻기 시작한 키드킹은 지난해 첫 정규앨범 '로켓(Rocket)'으로 '긍정 바이브'가 느껴지는 음악을 들려주며 신선한 래퍼의 등장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최근에는 1년여 만에 완성도가 한층 높아진 두 번째 정규앨범 '휴스턴, 위 해브 어 프라브럼(Houston, we have a problem)'을 선보이며 자신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신예 래퍼라는 것을 증명했다.

"힙합씬의 '스마일 마크' 같은 존재가 되어 제 음악을 듣는 분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고 싶어요. 랩뿐만 아니라 프로듀싱에도 관심이 많은데 능력을 더 키워서 언젠가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좋아할 만한 '명반'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 음악이 누군가의 마음 한 켠에 자리하고,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머물렀으면 하고요"

 

▷ 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것으로 안다.
"정말 얼마 안 됐다. 스무 살이 되고 나서 전주에서 서울로 올라왔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혼자 음악을 하며 지냈다. 그러다가 '쇼미더머니5(2016)'가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큰 기대 없이 본명인 '백민혁'으로 참가했는데 생각보다 결과가 좋았다. 당시 1대 1 미션을 씨잼 형과 했고, 그 덕분에 관심을 많이 받기도 했다. '쇼미더머니' 출연 당시 '인맥 힙합의 대명사'가 되어보자는 생각으로 많은 래퍼 분들과 친분을 쌓았는데,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는 도넛맨 형도 그때 처음 알게 됐다"

▷ 키드킹 음악을 들으면 긍정 바이브가 느껴지더라.
"밝은 게 좋다. 개인적으로 쳐져있는 기분을 안 좋아하고, 음악으로 부정적인 기운을 전파하는 분들도 안 좋아한다. 오글거리는 말이지만, 음악이 지닌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아직 제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엄청 많진 않지만, 들어주시는 분들에게 되도록 나쁜 에너지가 아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자는 생각이다"

▷ 키드킹 특유의 긍정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곡을 꼽자면.
"첫 정규앨범의 마지막 트랙인 '리빈 굿 라이프(Livin' Good Life)'를 꼽겠다. '부정적인 말은 하지 말아 하지 말아'라고 반복하는 부분이 있을 정도로 가사 자체가 긍정적이다. 신나는 분위기의 곡이라 공연 때 부르면 반응이 좋은 곡이기도 하다"

▷ 음색이 좋다는 반응이 많던데.
"사실 원래는 제 목소리를 별로 안 좋아했다.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중저음의 목소리를 원했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면서 저만의 목소리 톤을 완성했다. 다행히 그 톤을 사람들이 좋아해주시더라. 제 목소리가 싫다는 반응은 별로 보지 못했다. '쇼미더머니5'에 출연했을 때 자이언티 형에게 '목소리가 좋다'는 칭찬도 들었고"

▷ 클래리티(Clarity) 크루로도 활동 중인 것으로 안다.
"클래리티는 도넛맨 형과 라이프 오브 하지 형, 그리고 저까지 세 명이서 하는 크루다. '좋은 음악을 만들자'는 생각을 가진 방향성이 같은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고, 올 초 세 명이 서 함께 작업한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새 앨범 커버아트

 

▷ 새 정규앨범이 나왔다. 앨벙명 '휴스턴, 위 해브 어 프라브럼'은 어떤 의미인가.
"우주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휴스턴에 있는 나사 근거지에 보내는 구조요청신호다. 첫 정규 앨범 '로켓'과 약간 이어지는 측면이 있는데, 제가 로켓을 타고 우주로 간 뒤 문제가 생겨서 구조요청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꿈에 그리던 곳에 온 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문제가 발생해 구조요청을 한 것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난 이제 굉장해졌으니까 너희들 이제 문제 생겼어'라고 하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 어떤 감정 변화가 있었길래 구조요청까지.
"엄청 큰일은 없었다. 그냥 복합적이었다. 일단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머릿속이 복잡했다. '쇼미더머니6(2017)'에 참가했다가 합격 목걸이도 못 받고 '광탈'하는 일도 있었다. 시즌5 때 관심을 많이 받아서 제가 좀 거만했던 것 같다. 당시 예선이 시작되기 전 제작진이 저에게 먼저 연락해 사전미팅을 요청하기도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 어깨에 힘이 들어갔던 것 같다. (웃음). 그 외에 이성 친구와의 문제도 있었고, 계획했던 일들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아서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던 것 같다"

▷ 첫 정규앨범과 이번 앨범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자면.
"완성도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1집의 완성도가 아쉬웠다. 그래서 저 스스로 만족할 만한, 자신 있는 앨범을 만들자는 생각이 컸다. 반응이 좋을지 좋지 않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열심히 만들었다. 커버 아트를 비롯한 비주얼적인 면에도 신경을 많이 썼고"

▷ 타이틀곡 '사랑은 돈과 같아'를 소개해달라.
"사랑이 끝난 뒤의 공허함을 주제로 한 곡이다. 돈이라는 게 있으면 물 쓰듯이 쓸 수 있지만 없으면 당장 먹고 깊은 것도 사먹지 못하게 되지 않나. 사랑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상대방이 날 사랑해주지 않으면 돈이 다 떨어질 때처럼 허탈한 마음이 드니까. 그런데 그런 상황을 우울하게 표현하고 싶지 않아서 신나는 비트에 웃으면서 말하듯이 표현해봤다"

▷ 그 외 새 앨범에 수록된 곡 중 '필청' 트랙을 꼽자면.
"음, 일단 2번 트랙 '워 하이 야오(wo hai yao)'를 꼽겠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멋지고 임팩트 있는 트랙이다. 노래 제목은 중국어인데, '난 여전히 원한다'는 뜻이다. 이 곡은 앨범 작업을 마무리 할 때쯤 작업했다. 최근 중국어에 관심이 생겼는데, '워 하이 야오'라는 발음이 입에 딱 붙더라. 가사에는 저의 포부가 담겨있다. '우리 가족은 배고팠으니, 이젠 배불러야 한다, 그러려면 돈이 셀 수 없을 만큼 필요하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원래는 2번 트랙 위치에 다른 곡이 있었어야 했는데 사정상 발매가 불가능해졌고, 대체 트랙을 고민하는 와중에 만들어졌다.

12번 트랙 '거너 비 얼(gonna be al)'도 필청 트랙으로 꼽고 싶다. 음악을 시작한 뒤 가장 솔직하게 저의 이야기를 풀어낸 트랙이다. 부모님이 절 엄청 어린 나이에 낳으셨다. 제가 태어났을 때 부모님이 지금의 제 나이인 스물 두 살이셨다. 그러다 보니 마찰이 많으셨고, 아빠가 삶을 그만두려고 하시려던 때도 있었는데 그런 장면을 목격했던 모습까지 솔직하게 가사에 풀어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조차도 우울하게 표현하지 않으려고 했다. 어차피 지금보다 다 나아질 테니, 과거의 안 좋은 일을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다음 챕터로 넘어가자는 메시지가 담긴 트랙이다. 마지막 벌스에는 엄마, 아빠 돈은 이제 내가 벌테니까 힘든 일 그만해'라는 메시지도 넣었고"

 

▷ 랩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힙합에 처음 관심이 두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다. 당시 무작정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힙합'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했었고, 그러다가 한 블로그에서 크루셜스타 형 관련 게시물을 보게 됐다. 그렇게 알게 된 형의 '리얼 러브(Real Love)'라는 곡을 들었는데 너무 좋은 거다. 오글거리는 말이지만, 학교에서 이어폰 꽂고 그 노래를 들었을 때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그 정도로 노래가 너무 좋았고, 나도 그런 힘을 가진 노래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 연습은 어떻게 했나.
"혼자서 이것저것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그땐 정말 아무 것도 몰라서 작곡, 작사, 믹스, 마스터, 유통, CD 제작, 뮤비 촬영, 편집을 혼자서 해내야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전부 다 연습했다. 전주가 '힙합 불모지'인데 앰프를 빌려서 전주 시내에서 버스킹을 하기도 했었다.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덕분에 할 줄 아는 게 많아졌으니까. 연습할 공간이 필요해서 실용음악학원을 다니면서 음대 입시도 준비했었다.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한 전문대 음악 관련 학과에 진학했었는데 입학 후 3일 만에 관뒀다. 당시 학교에 악기나 연습 공간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결과적으로는 대학을 자퇴하고 나서 일이 더 잘 풀렸다"

▷ 랩네임은 왜 '키드킹'으로 정했나.
"일일이 다 기억 안 날 정도로 다양한 랩네임을 썼다. 그때는 제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조차 없을 시절이었으니까 별 생각 없이 그때그때 바꿨던 것 같다. 그러다가 키드잉크(Kid Ink)라는 미국 래퍼의 앨범을 접하게 됐는데 스타일이 너무 신선하고 좋았고, 랩네임에 '키드'를 넣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본명 백민혁의 이니셜인 'B'를 붙여 '키드비'로 하려고 했는데 이미 키디비 씨가 활동하고 계셔서 못썼다. 그러다가 친한 형들이 '키드킹'을 추천해줬고, 입에 잘 붙는 것 같아서 랩네임을 정했다. 그 이후 어린 나이에 크게 성공하자는 의미를 붙였는데 지금 그 이름값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고등래퍼' 친구들이 있어서 더 이상 어린 나이도 아니게 됐고. (웃음)"

▷ '쇼미777'에는 지원했나.
"이번에도 지원했다. 이번 시즌을 통해 저의 실력을 테스트 해보고 싶고 많은 더 래퍼들과 교류하고 싶다"

▷ 목표치는 어느 정도인가.
"본선 무대에 올라 음원 발매까지 해봤으면 한다. 전 경연에 적합한 강렬한 랩을 하는 편이 아니다. 제 감정은 음악을 만드는 능력이라고 생각하는데, 본선까지 진출해 그 강점을 발휘할 수 있었으면 한다"

▷ 롤모델로 삼은 래퍼가 있나.
"제가 영향을 준 뮤지션은 셀 손가락이 부족할 정도 많지만 롤모델은 따로 생각해본 적 없다. 그 대신 반짝 스타가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있다. 롱런하는 게 목표다. 오랫동안 음악을 할 거다. 제 음악이 누군가의 마음 한 켠에 자리하고,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머물렀으면 한다"

▷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좋아할 만한 '명반'을 만드는 것이다. 사실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 중 래퍼는 거의 없다. 평소 김광석님 음반을 즐겨 듣는다. 제이슨 므라즈, 브루노 마스, 마룬5 음악을 듣고 영향을 많이 받았고. 코인노래방에서도 랩이 아니라 김광석님, 정인님, 백지영님 노래를 자주 부른다"

 

▷ 펀치넬로의 지목으로 인터뷰에 참여했다. 동갑내기 친구라고 들었는데. (관련기사 : [힙합릴레이] 펀치넬로 "솔직한 음악, 그거면 돼")
"서울에 올라와서 동갑 친구를 만나기 힘들었는데 펀치넬로를 만났다. 펀치넬로는 이태원에 있는 케밥집에서 우연히 알게 됐다. 제 뒤에 검정색 모자, 검정색 티셔츠, 검정색 바지를 입은 사람이 있길래 '뭐지?' 하고 쳐다봤는데 그게 펀치넬로였다. 저에게 먼저 '키드킹 씨 아니세요?'라고 물어보더라. 밖에서 만난 적은 없지만 인스타그램 친구를 맺은 사이였다. 그때 처음 실제로 만나서 연락처를 알게 됐고, 소개팅한 것처럼 일주일 정도 말 안 놓고 연락을 주고받다가 친해졌다. 요즘도 자주 만나서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제가 만든 음악을 좋아해서, 제 의견을 잘 수용해준다. 새 정규 앨범에는 세 곡이나 피처링으로 참여해줬다"

▷ 클래리티 크루와 펀치넬로 외에 자주 교류하는 래퍼는 누가 있나.
"크루셜스타 형, 해시스완 형, 그리고 해시스 형이 속한 홈즈크루 분들. 최서현(DooYoung)이라는 친구도 자주본다.

▷ 인터뷰 초반 '인맥 힙합의 대명사'가 되고싶다고 했는데. 인연을 맺고 싶은 래퍼가 있다면.
"스윙스 형이다. 안면이 없는 사이인데 만나서 대화를 해보고 싶다. 평소 인터뷰를 찾아볼 정도로 관심이 많다. 이런 말하면 이상하지만 왠지 스윙스 형은 궁금증을 유발하는 사람이다"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곧바로 새로운 앨범을 만들려고 한다. 이번 앨범에 제가 프로듀싱한 곡이 한 곡밖에 없다. 나머지는 유튜브에서 산 타입비트와 친한 프로듀서 분들에게 밭은 비트를 썼다. 프로듀서로서의 능력을 더 키워서 전곡을 제가 직접 프로듀싱한 앨범을 선보이고 싶다.

▷ 전곡을 프로듀싱하겠다는 포부를 품은 이유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음악을 공부할 때 혼자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래서인지 혼자서 모든 걸 다 해내지 않으면 만족감이 덜하다. 다른 사람에게 맏은 비트에 제 목소리를 얹는 것도 물론 좋지만, 혼자 모든 걸 해냈을 때의 쾌감이 확실히 다르다. 무어보다 음악을 만드는 일 자체가 재밌다. 사운드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기도 해서 음악을 전체적으로 지휘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제가 전곡을 프로듀싱해서 가장 키드킹스러운 앨범을 선보이고 싶다. 그렇게 만든 앨범을 냈을 때 사람들의 반응도 궁금하고"

▷ 힙합씬에서 어떤 캐릭터가 되고 싶나.
"스마일 마크! 환하게 웃고 있는 이모티콘 있지 않나. 키드킹 하면 '하핫' 하고 웃음 나왔으면 좋겠다. 그게 헛웃음이어도 상관없고"

▷ 음악 외에 좋아하는 것은.
"축구다. 주말마다 크루셜스타 형이 데려가 준 팀에서 공을 찬다. 우디고 차일드 형이 속한 팀에서도 가끔 뛰고. 이번 월드컵도 열심히 봤다. 독일 전 승리에 감동 받아서 울었다. (웃음). 또 한 가지는 술이다. 원래 잘 못 마시는데 점점 늘고 있다. 마셔라 부어라 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술을 마시며 잔잔하게 시간을 보내는 걸 즐기는 편이다"

▷ 인터뷰를 통해 하고싶은 말은.
"새 앨범 많이 들어주세요!"

▷ 다음 인터뷰 주인공을 지목해달라.
"도넛맨 형을 지목하겠다. 겉으로는 차가운 이미지인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저를 친동생처럼 대해주는 너무 고마운 사람이고 은인 같은 분이다. 인터뷰를 많이 하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형이 가진 생각을 오랜만에 풀어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또, 형이 새 앨범을 준비 중인 걸로 알고 있어서 저 역시 인터뷰 내용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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