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역풍 자초하더니 입 닫겠다는 드루킹 특검…신뢰도 잃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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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박상융 특검보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드루킹의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입' 역할은 박상융 특별검사보가 맡고 있습니다.

박 특검보는 매일 브리핑을 합니다, 특검법 12조에 따른 것입니다. 이 조문에는 △드루킹 등의 불법 여론조작 △관련자들의 불법행위 △드루킹의 불법자금 관련 행위 등 특검팀의 수사대상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브리핑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박 특검보가 26일과 27일 브리핑을 하지 않겠다고 취재진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해왔습니다. 허익범 특검의 지시가 있었다고 하는대요.

발단은 25일 브리핑에서 일어났습니다.

박 특검보는 "드루킹과 핵심 경공모 회원 등을 불러서 조사할 예정이다"라며 "그런 다음에 정의당 관계자들에게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 검토하겠다. 그 부분은 수사에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드루킹 일당이 정의당 고(故) 노회찬 의원 등을 협박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겠다는 특검팀 방침에 따라 같은당 심상정‧김종대 의원을 소환조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입니다.

정의당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최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특검의 행태는 허위정보를 확대‧재생산해 유포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검의 무도한 행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후 박 특검보는 "드루킹의 정의당 관련자 협박성 글 게재 관련,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필요시 수사협조를 구하고 협조 방식에 대해 검토해보겠다는 것이 제 발언의 취지"라고 해명했습니다.

결국 소통상 오해로 빚어진 '해프닝(happening)'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이게 이번에 처음 발생한 '소통'의 문제일까요?

법조계에선 박 특검보와 특검 수사팀 사이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박 특검보에 대한 수사팀의 불신이 상당하다'는 것이 그 골자입니다.

실제로 24일 브리핑에서 노 의원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결정하는 게 타당하다"던 박 특검보가 25일에는 "공소권 없음으로 결정할지 수사종결로 끝내는 게 나을지 검토 중"이라고 말을 바꾼 것도 수사팀과 엇박자를 보인 한 단면입니다.

허익범 특별검사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특검팀의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60일인 수사기간의 반환점을 돈 특검팀의 수사 성과도 미미합니다.

특검팀은 지난 20일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규모를 확대해 재판에 넘겼는데 사실 검찰이 먼저 추가기소를 예고했던 만큼, 특검과 검찰이 누가 공(功)을 가져갈지 조율한 결과에 불과합니다.

또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에 활용한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이 1기와 2기로 나뉜다는 사실은 CBS노컷뉴스가 지난 1일 단독보도("드루킹, '유시민 총리' 실검 1위 만들었다")한 내용을 재확인한 수준입니다.

노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도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수사했지만 도모 변호사에 대해 청구한 '1호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그 사이 노 의원의 비극이 발생했고 전국적인 추모 분위기와 특검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드루킹의 협박'으로 수사방향을 부랴부랴 돌리기도 했습니다.

이제 특검팀은 드루킹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관계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드루킹의 USB(이동식저장장치)를 확보한 특검팀은 다시한번 수사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 특검보는 "기대해도 좋다"는 호언장담(豪言壯談)으로 한 달여 남은 수사기간 동안 보여줄 특검팀의 성과를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던지 국민적 신뢰를 받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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