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나이 들어 힘들지?" 티격태격 화기애애 단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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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코리아오픈 탁구대회' 여자 복식에 출전하는 남측 서효원(위)과 북측 김송이가 16일 오전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합동훈련을 갖고 있다.(대전=CBS노컷뉴스 황진환 기자)

 

'2018 신한금융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첫 공식 훈련이 진행된 16일 오전 대전 한밭체육관. 북한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출전하는 국제탁구연맹(ITTF) 투어의 국내 대회인 데다 남녀 복식과 혼합 복식에서 단일팀이 이뤄져 첫 훈련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전날 입국한 북한 대표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남측 선수단과 합동 훈련을 시작했다. 가벼운 스트레칭 이후 남북한 코칭스태프가 훈련 계획을 상의한 뒤 선수들이 담금질에 들어갔다.

이번 대회에는 남자 복식의 이상수(국군체육부대-박신혁(북측) 조와 여자 복식의 서효원(한국마사회)-김송이(북측), 혼합 복식의 장우진(미래에셋대우)-차효심(북측), 유은총(포스코에너지)-최일(북측) 조가 단일팀으로 나선다.

이상수-박신혁이 김택수 한국 남자 대표팀 감독의 지도 속에 훈련을 시작했고, 이어 서효원과 김송이가 땀을 흘렸다. 특히 두 여자 선수는 지난 5월 스웨덴 할름스타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단체전 단일팀을 이뤄 친분이 있었다. 훈련 도중 둘은 농담을 주고 받으며 화기애애하게 훈련을 소화했다.

나머지 선수들도 진지하게 대회를 준비했다. 2시간 동안 적응 훈련을 마친 북한 선수단은 일제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주정철 북한탁구협회 서기장만 취재진에게 "좋았습니다. 만족합니다"는 짧은 소감을 남기고 다른 인원은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2018 코리아오픈 탁구대회'에 출전하는 남북 선수들이 16일 오전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합동훈련을 갖고 있다.(대전=CBS노컷뉴스 황진환 기자)

 

다만 국내 선수들이 북한과 첫 훈련에 대해 분위기를 자세하게 전했다. 서효원은 "아무래도 세계선수권에서 함께 했던 만큼 중간중간 농담도 했다"면서 "김송이 선수가 '언니 나이가 많아서 힘들지 않아?' 이렇게 인신공격성 얘기도 하더라"고 웃었다.

용어가 달라서 생긴 해프닝도 들려줬다. 서효원은 "우리는 영어 탁구 용어를 쓰지만 북한은 우리 말을 쓴다"면서 "예컨대 라켓은 판대기 하는 식"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서브를 쳐넣기라고 하는데 송이가 그 얘기를 해서 내가 '언니한테 쳐넣어?' 살짝 발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첫 호흡을 맞춘 이상수는 아직까지는 파트너인 박신혁과 서먹한 상황. 이상수는 "내가 남자 대표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면서 "박신혁은 호칭을 잘 부르지 않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아직 어색한 것 같다"는 취재진에 말에 이상수는 "존댓말도 하고 그러는데 아직은 아무래도 좀 서먹하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이번 대회 급작스럽게 이뤄진 단일팀이지만 각오는 다부지다. 서효원은 "지금까지 복식을 잘 하지 않아 그동안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됐다"면서 "김송이와 첫 출전이라 예선부터 하는데 잘 해서 순위권에 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수도 "2014 인천아시안게임 때 북한 선수들이 혼합 복식 우승 뒤 '우리는 하나'라고 했을 때 울컥한 게 있었다"면서 "이번에 나도 단일팀으로 출전하게 됐는데 어떻게 해서든 호흡을 잘 맞춰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남북 선수단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충무체육관에서 한 차례 더 훈련을 통해 다음 날 대회 개막에 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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