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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금융소득종합과세 혼선, '관행의 차이'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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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저임금 인상 속도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세제 개편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을 둘러싸고 또 혼선이 빚어졌다.

시작은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3일 상반기 재정개혁 권고안을 확정해 발표하면서다.

이 권고안에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을 2천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인하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하루 만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제동을 걸었다.

"사전에 공론화 과정이 부족하고 경제에 미칠 영향이 파악되지 않아 시간을 두고 검토하기로 했다"며 "내년 세제 개편에는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재부 고위관계자가 밝혔다.

재정개혁특위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을 1천만원으로 인하하도록 권고한 것은 1차적으로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였다.

"금융소득자 간과 금융소득자와 비금융소득자 간의 조세 형평성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소득의 상위계층 쏠림현상이 심각한 반면 가계저축률은 지속증가하여 저축 증대라는 정책목표는 이미 달성"됐다는 것도 한 이유였다.

기재부는 그럴 경우 보다 시급한 과제인 '집값 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본다.

종합부동산세 강화와 함께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을 확대하게 되면 겨우 안정세에 접어든 부동산 시장으로 다시 돈이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종합과세기준은 2천만원인데 금융소득 기준만 1천만원으로 내리게 되는 셈이어서 부동산 시장 돈 쏠림현상은 더 심화될 수도 있다.

금융종합과세로 세금부담이 늘어나는 계층의 조세저항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재정개혁특위는 권고안대로 세법개정이 이뤄진다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기존 9만여 명에서 40만여 명으로 약 31만 명이 증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가운데는 은퇴 후 이자소득으로 생계를 잇는 고령층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2~3인 가구 가장이라고 보면 적어도 60만~100만명이 증세효과를 체감하게 된다.

정부로서는 이같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 확대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우려가 무시되고 권고안 발표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재정개혁특위는 조세와 예산분야 민간전문가 26명과 세제실장 등 기재부 관료 2명 등 28명이 위촉돼 운영 중이다.

기재부는 특위 논의 과정에서 이러한 우려를 제기하며 줄곧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인하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자는 입장이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권고안이 발표된 뒤 기재부가 이에 대해 사실상 반대입장을 노골적으로 표명하는 등 혼선이 빚어진 것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러한 혼선에 대해 '관행의 차이' 탓으로 돌렸다.

"이제까지는 자문기구에서 권고안을 내면 그게 그대로 정부의 안이 되고 공청회를 열더라도 공청회에서 나온 안이 여과없이 정부의 안인 것처럼 이해됐던 것이 지금까지 풍토"였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달라졌다고 밝혔다.

"재정개혁특위는 어디까지나 자문기구로 독자적이고 자율적으로 안을 만들어서 권고를 한 것일 뿐 과세권은 어디까지나 정부가 책임을 지고 신중하게 검토해 결정하고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이 사태를 혼선으로 보는 언론 보도가 문제라는 논리도 전개했다.

"거꾸로 정부(기재부)에서 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면 31만명이 세금 폭탄을 맞게 됐다는 기사가 나오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관행의 차이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자문기구에서 권고안을 내면 그대로 정부의 안이 되는' 것이 관행이라는 사실을 익히 잘 알고 있었다면 자문기구에서 권고안을 낼 때는 보다 신중했어야 했다.

자문기구라고 하지만 다른 위원회도 아니고 대통령 직속의 특별위원회가 지난 4월부터 10차례 이상 회의를 가진 뒤 발표한 안이 아무런 구속력이 없다는 것을 믿을 사람은 많지 않다.


재정개혁특위가 금융소득종합과세 권고안을 발표한 다음날 은행과 증권사에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재정개혁특위의 권고안에 힘이 실려 그대로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기에 기획재정부가 사실상 반대입장을 표명하면서 투자자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청와대로서는 정책 혼선이 아니라고 강변할 것이 아니라 권고안을 낼 때 정부 부처와의 사전 조율을 통해 혼선으로 비쳐질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점을 돌아봤어야 할 것이다.

정책 혼선이 정부 정책 추진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에 금이 가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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