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제 온도차…대기업은 맞춤형 적용 vs 중소·중견기업은 '3苦'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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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0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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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대기업들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맞아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는가 하면 PC셧다운제 시행 등 맞춤형 제도 운영에 본격 들어갔다.

중소.중견업체들은 급여감소에 따른 이직, 생산량 감소, 임금보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대기업과 달리 곳곳에서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 재계, 선택근로제 도입 확산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서 직장인들의 출퇴근 문화에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 자료사진

 

삼성전자는 지난 1일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개발직과 사무직에 도입했다. 개발직 중에서 일부 전략과제를 수행하는 인력에 대해서는 재량근로제를 시행하고 제조 인력에 대해서는 필요에 따라 탄력근로제를 도입한다.

LG전자는 팀단위로 탄력근무제 등을 적절하게 활용해 대처해 나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3월부터 사무직은 주 40시간 근무제를, 기능직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범 운영하며 대비해왔다.

SK하이닉스는 기술사무직은 선택적근로제를 기반으로 근무하되 주요 핵심 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하는 직군은 재량근로제를 활용하고, 생산직은 탄력적근로제를 통해 업무를 수행한다.

SK텔레콤은 4월부터 선제적으로 근무시간 단축과 업무 몰입을 위한 자율적 선택근무제인 '디자인 유어 워크 앤 타임(Design Your Work & Time)'을 시행 중이다.

이는 2주 단위로 총 80시간 범위 안에서 업무 상황 등을 고려해, 직원 스스로 근무시간을 설계하는 제도이다.

KT는 오전8시30분~오후6시30분 외에는 연장근무를 신청하지 않으면 사내시스템 접속이 제한되고 매주 수요일은 가정의 날로 전직원 야근없이 6시 퇴근을 권장하는 등 부서별 재량에 따라 주 52시간 근무제 준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PC-OFF 제도를 통해 직원들의 워크&발란스를 실현해 온데 이어 7월부터는 선택근무를 도입해 정해진 시간내에서 출퇴근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해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

네이버는 7월부터 선택근로시간제를 시행하고, 40~52시간내 초과 근무에 대해서는 수당을 지급하되 포괄임금제는 폐지하기로 했다.

◇ 백화점, 워라밸 위한 근무환경 개선에 속도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은 백화점과 아울렛 점포 직원을 대상으로 퇴근시각을 1시간 앞당겼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일·가정 양립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부응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압구정본점 등 백화점 15개와 아울렛 4개 점포 등 전국 19개 점포가 대상이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 직원들은 오전 10시 출근 ~ 오후 8시 퇴근에서, 10시 출근 ~ 7시 퇴근체제로 전환된다.

퇴근시각 이후 폐점시각까지 약 1시간 동안 팀장(1명) 포함, 당직 직원 10여 명이 교대로 근무하게 된다. 백화점의 영업시간은 기존과 변동이 없다.

롯데는 유통 3사 가운데 매장근무자의 근무시간이 긴편이다. 백화점 근무자들은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8시에 퇴근한다.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노동시간이 9시간이다.

롯데백화점은 당직근무와 교대근무제 등을 전면 도입해 근무시간을 주당 45시간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롯데그룹은 임직원과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기업문화위원회’를 통해 워라밸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해 부터 도입한 ‘PC 오프제’는 정시출근 및 정시퇴근 문화 확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현재 30여개 계열사로 시행이 확대됐다.

신세계그룹은 가장 선도적으로 근무시간을 단축시키며 대기업의 워라밸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올해부터 주 35시간, 일 7시간 근무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는 5시 정시퇴근을 위해 5시부터 PC 셧다운제를 실시 중이다. PC가 꺼지는 시각은 5시 20~30분이다. 사전에 담당임원의 결재 없이는 PC가 재부팅되지 않아 무분별한 야근이 불가능하다.

이마트는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를 집중근무시간으로 정하고, 자리이석, 회의 등을 최소화하는 근무문화를 만들고 있다.

◇ “임금 줄면서 이직자 늘고 있어”

경기도의 한 중견 제조업체는 요즘 퇴사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 들어 최근까지 생산직 노동자 30여명이 회사를 그만뒀다.

노조 측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급여가 줄어든 것을 주된 이유로 분석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근로시간이 단축되면서 1인당 급여 평균이 15%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주야간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되는 근로자들이 임금이 줄면서 회사를 떠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근로시간이 준데 이어 인력난까지 겪는 중소.중견기업들은 무엇보다 생산물량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다.

이 업체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생산물량이 6% 정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산물량 감소는 거의 모든 제조업체들이 안고 있는 고민이다.

추가 채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제조업체들은 향후 매출이 늘지 않으면 재정압박이 커지는 만큼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방에 공장이 있는 경우 입사 희망자를 찾기 어려워 직원을 뽑고 싶어도 신규 채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기업들도 있다.

한 포장지 제조업체 관계자는 “대도시에만 구직자가 집중돼서 지방공장에 지원하는 젊은 인력이 정말 없다”며 “인원 충원하는 게 제일 큰 문제”라고 말했다.

또 신입직원들은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라 자신이 생각한 기대연봉을 낮춰야 하지만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아울러 노조가 있는 중견업체 상당수는 주 52시간 시행에 따른 임금보전을 놓고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업체들은 인력 추가채용에 따른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기존 근로자의 임금감소분을 보전해 달라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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