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평화 국면에 고민 늘어난 국방부, 더 당당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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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미사일 대비 3축체계 조기 구축
국방개혁·작전개념 등 재정비 필요성
대북 감시·대비태세 軍에 대화국면 지원 임무도

국방부는 30일 사드 배치를 위한 제3부지로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 모습. 황진환기자
지난해 11월 29일 새벽 3시 17분.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해로 미사일을 발사해 960km를 날려 보냈다. 최고 고도 4500여km로 북한이 지난해 쏜 미사일 가운데 가장 높이 치솟았다.

정상 각도로 쐈을 경우 최소 11000~12000km 이상 날아갈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 시험발사였다.

이에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6분만에 대응사격에 나섰다.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도발 원점을 타격하는 합동 정밀타격훈련으로 육군의 미사일부대와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공군의 KF-16 전투기가 참가했다.

합동 정밀타격훈련에는 사거리 300㎞의 '현무-2' 탄도미사일과 사거리 1천㎞의 함대지 미사일 '해성-2', 사거리 57㎞의 공대지 미사일 '스파이스-2000'이 동원돼 목표를 명중시켰다.

한미의 공조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사전에 감지하고 미리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대응사격이었다.

지난해 18회에 이를 정도로 절정에 달했던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군 당국이 한시도 긴장을 늦출수 없었다는 의미다. 북한의 도발이 거듭될수록 우리 군의 존재감도 부각된 해였다.

그러나 이후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올해 들어 대화국면이 시작되면서 한반도 안보환경과 분위기가 급속도로 바뀌었다.

남북상호 적대행위 중지와 DMZ의 평화지대화 등의 합의를 이끌어낸 4.27 판문점 선언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연합훈련 중단 발표 등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와 협상, 후속조치가 숨가쁘게 이어졌다.


남북이 최전방에서 상호 비방과 체제선전으로 활용했던 확성기 시설을 철거하고 군통신선을 복원하기로 했으며 장기적으로 신뢰가 구축되면 군사력 감축도 논의하기로 한 상태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3축체계 조기 구축 등 군의 전력증강과 중기 계획, 날쌔고 강한 군대를 지향한다는 국방개혁 2.0, 유사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공세적 작전개념 도입과 이를 위한 후속 조치 등 우리 군의 기존 계획과 비전을 새로 짜거나 변경 또는 보완할 필요성이 생겼다.

국방개혁안에 대한 청와대 보고가 줄곧 지연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일시 중단에 이어 한국군 단독 지휘소훈련(CPX)인 '태극연습' 연기와 연평도에서의 K-9자주포 실사격 훈련 중단 검토 등이 거론되면서 안보불안을 우려하는 일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남북장성급회담에서 북한의 장사정포 후방배치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정찰활동 중지가 논의됐다는 보도가 나왔고 일부는 사실로 확인됐다.

남북정상이 적대행위 중지와 군사적 긴장완화에 합의한 만큼 충분히 회담 의제가 될 수 있는 사안들이었다.

하지만 국방부는 회담과 논의 내용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으면서 사실이 아니라거나 본격적으로 논의한게 아니라는 식으로 사안을 축소하려는 듯한 모습으로 일관해 의구심을 자초했다.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과 북미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훈련 중단에 대해서도 방향성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지 않다.

대화국면을 지원하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중단할 수 있는 훈련과 그렇지 않은 훈련이 무엇인지, 훈련 중단에 따른 대책은 무엇인지, 한미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훈련중단이 결정되는 것인지 등에 대한 설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대한민국의 영토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보루인 우리 군이 현재의 대화국면을 가장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군 앞에 현재의 대화국면을 지원해 평화정착에 기여하라는 임무와 이 국면이 깨졌을 때 대비해야 하는 임무가 동시에 주어져 있는 셈이다.

군이 보다 당당해져야 이 두 가지 임무를 수행하기 수월하다는 지적이다.

군은 대화국면 지원을 위해 일부 훈련을 중단하지만 국민들이 우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대비하고 있음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군의 특성상 남북 대치상황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조직이라는 것도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폐기 성과와 확실한 안보가 담보돼야 실제 군사력을 축소할 수 있으며 거기까지 가는 데는 상당히 오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는 어려운 일임을 솔직히 밝히고 이해를 구할 때 군에 대한 신뢰가 되레 쌓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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