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64)이 개헌 후 대통령선거와 총선거에 모두 승리했다.
CNN 등 외신들은 24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 개표가 96% 이상 진행된 상황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52.7%를 득표했다고 전했다. 제1 야당 '공화인민당'(CHP) 후보 무하렘 인제 의원(54·얄로바)은 30.7% 득표에 그쳤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과반 득표에 성공하면서 결선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지었다. 터키 최고선거관리위원회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했다.
당선이 확실시되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가가 나에게 대통령의 임무를 부여했다"고 승리의 소감을 전했다.
에르도안은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총선에서도 승리했다. 개표가 90% 이상 진행된 현재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은 42.68%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AKP와 선거연대를 구성한 우파 성향 '민족주의행동당'(MHP)은 11.28%를 얻었다. 이에따라 여권 선거연대 전체 득표율은 53.9%로 과반을 유지했다.
이번 대선과 총선을 계기로 터키 정부형태는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바뀐다. 에르도안 대통령 취임 후 터키의 의원내각제는 형식만 남아 있었지만 이번 선거를 계기로 완전한 '제왕적 대통령제'로 전환된 것이다.
지난해 개정된 터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임기는 5년이며 중임할 수 있다. 다만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선거를 시행해 당선되면 다시 5년을 재임할 수 있다.
따라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론적으로 2033년까지 초장기 집권이 가능하다. 총리 재임 기간까지 합하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30년 이상 일인자 자리를 유지하는 셈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강력한 지도력과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 독주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서방언론들은 그를 '술탄 에르도안'이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이번 선거 승리에 대해 외신들은 '21세기 술탄'에 등극이라고 표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터키의 ‘탈세속화’는 더욱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야당은 이번 선거 개표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뷜렌트테즈잔 CHP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1만 개 선거함 개표결과를 자체 집계한 결과 에르도안의 득표율은 아무리 높아도 48%를 넘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