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민심 못읽고 참패한 야당…새로운 보수로 거듭날까

한국당 이번 선거로 TK정당으로 크게 위축…민심과 동떨어진 결과
현안마다 정략적 접근…합리적 보수 나와서 여야 균형 맞춰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13일 여의도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6.13지방선거는 예견된 결과지만 정치사에 상당한 의미있는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여당의 무덤인 지방선거에서 더물어민주당이 유례없는 압승을 거두면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크게 설땅을 잃을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대구·경북(TK)만 가까스로 방어하면서 한국당은 지역정당으로 쪼그라들 형편이다. 113석의 거대 야당(이번선거에서 1석 추가)의 모습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이번 선거는 여야가 호남과 영남으로 갈랐던 지역기반의 경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민주당의 동진전략은 주효해 부산·울산·경남을 파란색으로 물들였을뿐 아니라 수도권의 보수 텃밭인 경기 파주, 포천, 동두천과 서울 강남, 송파 등지의 정치지형도 바꿔 놨다.

민주당의 대승은 반대로 한국당의 참패로 귀결된다. 물론 적폐청산, 한반도를 둘러싼 유례없는 평화 분위기 등 민주당에게 유리한 환경도 이번 선거결과의 중요한 요인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다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많다.

대통령을 연거푸 두번이나 탄생시킨 한국당은 왜 이렇게 됐을까?

(그래픽=김성기 감독)

이번 참패는 상당부분 한국당 내부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이 시대 흐름을 거스르면서 민심과 스스로 이반된 결과가 이번 지방선거"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개헌, 드루킹 특검 등을 놓고 여당과 대치하면서 정략적으로 접근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을 '사회주의적'이라고 폄하했고, 특검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물증없이 바로 청와대를 겨냥하며 공세를 폈다.

특히, 국민들의 큰 지지를 받는 남북화해 분위기에도 색깔론으로 일관했다. 이 때문에 판문점 선언지지 결의안도 좌초됐다.

민생과 직결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법, 미세먼지 특별법 등도 한국당이 길을 터주지 않아 법안에 먼지만 쌓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에 대한 불신이 커졌지만, 한국당은 이런 민심을 읽지 못하고 '우물안의 개구리'였다. 한 중진 의원은 "남북 문제와 관련해서는 쓰나미가 오는 형국인데 한국당은 배위에서 살림살이만 챙기려는 모습이다. 안타깝다"고 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보수 재편이 이뤄진다면 또다른 의미가 추가될 수 있다. 지금의 한국당은 내부적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수 중에서도 한참 오른편에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한국당은 일반 국민과 괴리됐고 변화된 시대상을 따라가지 못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3일 여의도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홍준표 대표 등 지도부가 사퇴하면 이를 계기로 보수 진영 개편의 물꼬가 트일 것이다. 좀더 합리적인 모습으로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이 설정된다면 보수는 새로운 지지기반을 다질수도 있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홍 대표가 물러난다고 해도 합리적 보수로 거듭날지는 미지수"라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당은 기본적으로 수구 보수의 색깔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한 일이 될 수 있지만 건전한 보수로의 탈바꿈이 힘센 여권을 견제하며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길이다. 새는 양날개로 날지만 한쪽 날개가 치우지면 제대로 날수 없다. 균형추를 야당, 보수가 맞출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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