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무조건 보수? 옛말이죠" 강남 철옹성에도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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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3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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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들 고민하고 표 행사, 민주당도 많이 찍어" vs "그래도 한국당"
횡령혐의 구속된 신연희에 대한 반감도 강해..야권 단일화가 변수

"강남구 마저 변하고 있어. 사람들이 지지하는 정당이 다양해지고 있다니까."

29일 영동전통시장에 만난 상인 이성희(65) 씨는 "이전에는 자유한국당 지지자였지만, 이제는 변했다"면서 "무조건 보수 후보가 아닌, 일 잘하는 후보를 뽑겠다"고 말했다.

강남구민인 김재영(60) 씨도 "예전에는 기표소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그냥 한나라당을 많이 찍었지만, 이제는 그랬던 사람들도 한 번 더 고민하고 민주당 찍는 사람들이 많다"고 언급했다.

◇ "신현희 뭐 한게 있나" 불만의 목소리

더불어민주당 정순균 후보가 CBS노컷스와 인터뷰하는 모습. 정 후보는 변화하고 있는 민심을 바탕으로 승리를 자신했다. (사진=노컷뉴스)

 

보수 텃밭 강남구의 판세가 흔들리고 있다. 강남구는 1995년 민선 1기가 시작한 이래로 보수 후보가 구청장 자리를 한번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야당의 철옹성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철옹성같았던 강남구에서도 균열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2016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민주당 전현희 후보가 강남구 최초의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됐고, 지난 대선에서도 강남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높은 35.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 3선을 노리던 신연희 구청장이 횡령혐의로 구속되면서 균열 현상이 가속화 됐다.

강남구 주민 류호명(52) 씨는 "신연희는 누구를 위해서 일했나 싶다"면서 신 구청장에 대한 실망감을 토로했다.

대치동에 거주하는 유모(24) 씨는 "신연희 구청장이 강남구 구민들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의문"이라면서 "신연희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하는 사람이 아닌, 구민을 위해 일하려는 사람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민심이 변화에 더불어민주당 정순균 후보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후보는 "여당이니, 야당이니 하는 정파를 초월해서 오직 구민만을 바라보고 구민만을 위해서 강남구정을 펼치겠다"고 했다.

그러나 강남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학생인 이모(28세) 씨는 "그래도 강남구에서는 한국당 후보가 구청장자리를 차지할 거다. 여긴 보수성향이 강하다. 아직까지 강남구는 한국당이다"라고 말했다.

◇ "합치자" vs "말로만?" 야권 단일화 신경전

자유한국당 장영철 후보가 유권자와 악수를 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이번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순균 후보, 자유한국당 장영철 후보, 바른미래당 김상채 후보의 출마로 ‘여1야2’ 3파전을 보일 양산이다.

보수 후보가 두명이다 보니 야당 보수 후보들의 단일화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야권 단일화가 성사되면, 단일대오를 형성하면서 보수층을 결집시킬 수 있어 보수 후보의 승산도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보수 단일화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은 엇갈렸다. 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모(60) 씨는 "강남구가 거의 보수텃밭이었는데, 지난 국회의원 선거 이후 민주당에서 많이 따라붙었기 때문에, 단일화가 되어도 승산은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보수 단일화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밝혔다.

강남구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이규상(56) 씨는 "보수 단일화를 해도, 어떤 보수 후보든지 이번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선거라는 게 오래 봐왔지만, 쉽게 변하는 게 아니다. 모든 게 상황으로 봐도 보수당 선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두 후보가 신경전을 벌이면서 단일화 여부는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자유한국당 장영철 강남구청장 후보는 "보수 단일화는 김상채 후보가 (단독적으로) 먼저 한 말일뿐, 김 후보 측으로부터 아직까지 공식적이고, 실질적인 제안을 받은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바른미래당 김상채 후보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김 후보는 야권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노컷뉴스)

 

바른미래당 김상채 후보는 "민주당 후보를 이기기 위해서, 단일화는 필요하다"고 말하며, "보수성향의 단일화 추진 위원단이 보수 대표 후보를 뽑는 방식으로 단일화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남구청장은 서울 25개 기초단체장 중 한곳이지만, 선거 결과는 향후 전체 정치지형을 결정할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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