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휴지 대신 '자위용 수건' 만들어준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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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전문가 손경이 "범죄 피해로 보이는 야동 너무 많다"
"보는 행위도 범죄에 동참하는 것이라는 인식 주는 것 중요"
"성에 대한 거부감이 범죄로…제대로 잘하는 법 가르쳐줘야"

(사진=EBS '배워서 남줄랩' 방송 화면 갈무리)

 

"얘(아들)뿐만 아니라 다른 애들도 휴지는 주지 말래요. 내가 '왜?' 그랬더니 휴지가 들러붙는대요. 차라리 물티슈를 달래요, 깨끗이 닦게. 물티슈보다 더 좋은 건 수건이래요. 그래서 자위용 수건이라고 따로 이렇게 만들었어요."

21일 밤 방송된 EBS 강연 토크쇼 '배워서 남줄랩'에서 성교육 전문가 손경이씨가 아들 손상민씨와 함께 앉아 들려준 이야기다. 어려서부터 어머니와 성에 관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나누다보니 성욕을 건강한 방향으로 해소할 수 있었다는 것이 아들 상민씨의 이야기다.

'십말이초(10대 말 20대 초)가 반드시 알아야 할 성교육'을 주제로 강연을 벌인 이날 방송에서 손씨는 아들과 소위 '야동'(야한 동영상)을 함께 봤던 일화를 소개했다.

사회자 유재환은 "궁금한 것이 있다"며 "(아들과 함께) 그 10편의 영상을 보셨을 때 성행위를 하는 (동영상 속) 사람들은 올바른 성행위를 하고 있었나, 아니면 굉장히 올바르지 않은 성행위였나"라고 물었다.

이에 손씨는 "제가 볼 때는 올바르지 않았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되게 자극적이었다. 그리고 연기가 아니라, 실제 피해자로 보이는 것들도 많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그러한 영상의 생산 자체가 안 된다. 그런데 외국 버전이 아니라, 우리나라 버전이 너무 많은 거다. 국산 야동이라 친다면 (몰래카메라 같은 불법 촬영물) 피해자일 법한 영상이 너무 많다."

그는 "그래서 (아들에게) '네가 본 것 중에는 분명히 범죄도 있다"고 말하자 (아들도) 놀놀라더라"며 "성에 대한 거부감이 범죄로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성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이어 "오히려 아이들이 하고 있다면 제대로 잘하는 법을, 범죄는 범죄라고 명확하게 가르쳐 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손씨는 "생리혈에 액체와 고체가 함께 나오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아까 '아기집'이라고 했는데, 아들·자식 자(子)를 써서 자궁(子宮)이라고 쓴다. 그런데 지금은 세포 포(胞)를 써서 포궁(胞宮)으로 바꾸자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출산에 방점을 둔) 아기에 대한 이야기를 배제하자는, 이런(여성의 신체기관 중 하나로 인식하자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세포가 분열해서 아이가 되는 공간이라고 해서 포궁이다. 아까 '여성을 출산하는 기계로 보는 것이 불편하다'고 했는데, 그 불편함들이 모여 단어가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성교육에 함께한 십말이초 래퍼들은 '자위할 때 지켜야 할 예정 2, 3가지를 적어달라'는 요청에 "자위를 자연스로운 행동으로 인정하고 배려해야 한다" "리벤지 포르노(상대방 동의 없이 보복을 위해 유포하는 성적인 사진·영상)를 보고 아무렇지도 않게 자위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것을 유포하는 사람이 있다. 불법 동영상을 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동·청소년이 나오는 법으로 금지돼 있으니 피한다" 등의 답을 내놨다.

이날 방송 후반에 합류한 아들 손상민 씨는 '성욕은 나쁜 건가요?'라는 물음에 아래와 같이 답했다.

"사실 우리가 성욕을 나쁜 것처럼 학습하는 경향이 있잖나. 우리 사회에서는 특히 그렇다. 성욕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동의와 존중이 없는 상태에서 성욕을 발현하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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