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백전노장' 김계관 등판시켜 '볼턴'과 정면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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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의 '리비아식 비핵화' 놓고 기싸움…흔들리는 '유리그릇'

북한이 이날 새벽 급작스럽게 남북고위급 회담을 중단시킨 것이 '예고편'이라면, 김계관 북 외무성 제 1부상의 개인담화는 '본판'의 성격을 갖는다.

북한이 16일 진짜로 하고 싶었던 얘기는 '맥스선더'가 아니고 궁극적으로 미국에 대한 불만인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조치는 김계관의 '개인담화' 형식을 빌림으로써 '판'은 깨지 않고 '경고장'을 날리겠다는 심산으로 해석된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사진=자료사진)

 

◇ 김계관 등판시켜 '볼턴' 견제나선 북한

특히 북한은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북미 기세싸움에서 존 볼턴 상대역으로 북한 외교의 '백전노장'인 김계관을 등판시킨 것이다.

북한과 볼턴의 '악연'은 북핵 역사에 짙게 드리워져 있다.

김 부상은 "지난 기간 조미(북미)대화가 진행될 때마다 볼튼과 같은자들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지 않으면 안되였던 과거사를 망각하고 리비아 핵포기방식이요.."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네오콘의 핵심이었던 볼턴 보좌관은 지난 2002년 아들 부시행정부에서 '고농축우라늄(HEU)'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 1994년 어렵게 체결됐던 북미간 제네바 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북한과 시리아 등을 '악의 축' '불량정권'으로 명명하는데 앞장섰고 이른바 '레짐체인지'를 주장했으며 '북한과 협상은 필요없다'는 근본주의적 시각을 가진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새 안보보좌관으로 임명하면서 '우려'가 많이 제기됐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존 볼턴. (사진=CBS 유튜브 영상 캡처)

 

◇ 볼턴의 '토털(Total)비핵화'는 북 입장에서 '무장해제' 오해 소지

볼턴은 지난 13일에도 방송에 출연해 "완전한 북한 비핵화는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 주(州)의 오크리지로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조건 '선 비핵화, 후 보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화학·생물학 무기, 납치 일본인 문제 등 인권문제까지 모두 북미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턴의 주장대로라면 북한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물론 단거리.중거리 미사일까지 모두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금까지 한 번도 인정한적이 없는 생화학무기의 존재도 실토해야하고 다 폐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볼턴의 주장은 "사실상 북한을 무장해제시키겠다"는 주장과 다름없다고 말한다.

볼턴의 이같은 주장을 놓고 국내에서도 논란이 많았다.

어떤 전문가는 "볼턴이 근본주의자여서 원래부터 자기 소신을 미국 국내적으로 떠드는 것으로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어떤 전문가는 "아무리 개인소신이라도 백악관의 안보보좌관이라는 점에서 북한을 결국 자극하고 말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결국 볼턴의 주장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해 김계관 부상의 개인담화 형태로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김계관 담화의 핵심메지시는 "(우리를)너무 몰아치지 말라, 서로가 존중하고 할 바를 하면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을 너무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는 우리 나라가 처참한 말로를 걸은 리비아나 이라크가 아니라는데 대하여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핵개발의 초기단계에 있었던 리비아를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와 대비하는것 자체가 아둔하기 짝이 없다"고 일갈했다.

또 "지금 미국은 우리의 아량과 대범한 조치들을 나약성의 표현으로 오판하면서 저들의 제재압박공세의 결과로 포장하여 내뜨리려 하고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관계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것이지만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든다면 다가오는 조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엄포를 놨다.

좌측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자료사진, 한국사진공동기자단)

 

◇ '말싸움' 계속되면 상황 악화 우려

북한의 반발은 이 시점에서 '경고'의 의미이고 미국이 '일방적 핵포기'만을 강요하면북한 역시 강하게 기세싸움에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미 양측이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말싸움'이 계속되면 상황 악화를 연속적으로 초래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특성을 잘 알고 있지만, 미국의 북한 대응은 우리와 다르다.

북한과의 협상은 늘 '북한의 핵포기와 체제보장 등 보상조치'의 연결점에서 삐걱이거나 실패를 거듭했다.

정부 고위소식통은 "북한은 보상조치만 동시적으로 이뤄진다고 보장되면 핵무기를 몇개라도 이관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북한은 핵을 이관하면 '되돌릴 수 없지만', 미국의 보상조치는 언제나 '가변적'이라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리그릇처럼 다뤄야 한다"고 늘 강조하는 이유도 이런 역사성을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말 유리그릇 다루듯 해야하는데 미국은 북한을 품위있게 다루지 않고 힘만 앞세워 다루려는 성향이 있다며 협상을 하다보면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상황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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