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式 정상회담, '도보다리' 이어 시진핑과 '해변 산책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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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다롄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CCTV화면 캡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을 불과 40일만에 두번씩이나 방문한 사실은 여러가지 궁금증을 일으킨다.

이번 방문도 3월 26일 제 1차 방문처럼 전격적인 방식이다. 1차 방문은 기차여행으로 2박 3일이 걸렸지만, 이번 2차 방문처럼 실질적인 정상회담 일정은 1박 2일이었다.

1,2차 정상회담 모두 북중 두 정상은 오찬과 만찬, 회담을 하며 매우 길고 충분한 시간을 함께 했다.

배석자도 1차때와 유사했지만 북 외무성에서 대표적 '미국통'인 최선희 부상이 수행했다는 점은 매우 시사적이다. 임박한 북미정상회담과 핵협상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지난 3월 말 1차 방중때 조선중앙통신은 정상회담 소식을 상세하게 전하면서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양 정상의 논의내용은 다음과 같이 간단한 설명만 했다.

"(시진핑이)최근 조선반도 정세에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것은 존경하는 김정은동지의 전략적결단과 조선당과 정부가 기울인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하였다"

하지만 이번 2차 정상회담 보도에서는 북미접촉과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논의가 한참 진행돼 온 점을 좀더 반영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있는 조선반도 주변정세 추이에 대하여 분석평가하시고 전략적기회를 틀어쥐고 조중사이의 전술적 협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치밀하게 강화해나가기 위한 방도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말씀하시였다"고 보도했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응도 전하고 있다.

"습근평동지는 중국은 친선적인 린방으로서 조선반도정세의 발전과 변화에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일관하게 노력하고있다고 하면서 김정은동지께서 최근에 취하신 중대한 결단과 조치들을 높이 평가하고 전적인 지지를 재천명하였다"

조선중앙통신과 달리 중국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언급부분을 직접 전했다.

신화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은 북한 측의 시종일관한 명확한 입장이다. 관련 부문들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과 안전위협을 제거하기만 하면 북한 측은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고 비핵화는 실현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북중 두 정상이 비핵화 진전 내용에 대해 매우 심도깊게 논의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의 지지(전술적 협동)을 강력하게 요구했고 시진핑은 "전적인 지지를 재천명했다"고 화답했다.

◇ 김정은 위원장의 잇딴 '산책 외교'…시진핑과는 해변에서 ' 친교밀담'

중국 언론이 랴오닝성 다렌에서 열린 2차 북중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해변 산책밀담'을 나누는 장면을 길게 보도한 것도 이채로운 광경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의 '도보다리 산책'을 모방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중국 신화통신은 북중정상회담을 전하는 7분여짜리 동영상에서 두 정상간 해변산책 밀담을 2분여동안 방송했다.

두 사람은 배석자 없이 2명의 통역만 데리고 해변길과 숲길을 걸었다. 또 산책길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벤치 대신 두 개의 의자가 등장했다.

남북에 이은 북중 두 정상의 '산책밀담'은 김정은 위원장이 다른 지도자들과도 얼마든지 '대화'가 가능한 지도자라는 점을 강렬하게 부각시켜 준다.

서방국가 정상들도 정상회담에서 '친밀함과 유대'를 강조하기 위해 넥타이 끈을 풀고 산책을 하곤 한다.

김 위원장이 '깡패국가(Rogue state) 지도자'가 아니고 그들처럼 '보통 지도자'라는 점을 북한은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과 해변 모래밭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연출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정상이 '결단'하는 방식으로 진솔하게 대화를 해보자는 촉구이기도 하다.

일사천리로 진행됐던 북미접촉이 미국의 추가적인 요구조치로 일시적 '냉각상태'에 빠져들었다.

잇따른 '산책밀담'을 동원한 '김정은식 정상회담'이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어떤 호소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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