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성급하고 어설픈 주한미군 철수 논란


주한미군이 스텔스 능력을 보유한 F-22 전투기 앞에 서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한미군 관련 언론 보도가 봇물 터진 듯 넘쳐나고 있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전제로 주한미군의 감축 또는 철수가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지금 시점에서 이슈로 떠오르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남북,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현 단계에서 주한미군 철수 여부가 굳이 '뜨거운 감자(hot potato)'가 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설령 평화협정 체결과 북핵의 영구 폐기, 북미 수교로 이어진다 하더라도 주한미군 문제는 신중하게 다뤄져야 될 중장기적 논의 과제다.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사진=중국 CCTV 영상 캡처)
특히 중국의 경우는 한국전쟁 종전협정의 서명 당사자인 만큼 한반도 지형의 급변 과정에서 이른바 '차이나 패싱'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따라서 주한미군 문제는 미국의 동북아 전략과 중국의 군사적 팽창주의, 일본의 재무장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하는 가운데 역내 안보균형 차원에서 논의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언론을 통해 주한미군 이슈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불필요한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급기야 4일 오전에는 미국의 유력 신문인 뉴욕타임스가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
옵션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청와대국가안보실 정의용 실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청와대는 부랴부랴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연락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핵심관계자의 발언을 전해야만 했다.


혼선을 사전 차단하려는 청와대의 급한 '불끄기'인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에 파문을 던진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에게 경고 메시지와 함께 분명한 '선긋기'에 나섰던 청와대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문제며, 평화협정 체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공개했다.

결국 문정인 특보는 4일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평화협정 체결 뒤에 주한미군의 계속적인 한국 주둔을 정당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자신의 말을 거둬들였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신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 적이 없고, 평화협정 체결 이후에도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이 바람직하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문제를 유리그릇 다루도록 하라고 신신 당부했는데, 미묘한 주한미군 문제가 갑작스럽게 정치적 이슈로 떠오른 양상이 되고 말았다.

사실 미국 발(發) 주한미군 관련 언론보도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미 NBC 뉴스는 올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전원 철수' 명령을 내리려는 것을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막았다고 최근 보도해 파장을 낳았다.

그런가 하면 지난달에는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남북 평화협정 체결 때 주한미군 문제가 의제로 포함될 것"이라고 말해 다시 논란을 촉발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며 주한미군 문제가 결국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로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부터 한미 방위비 협상을 염두에 둔 트럼프의 '언론 플레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봄기운이 가득한 요즘이다.

자칫 주한미군 문제가 국내 일각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정치 공방의 빌미가 되지 않도록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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