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공감"…'백상' 달군 대기만성 ★들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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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감독·배우 나문희 최희서·방송인 송은이, 동시대인에 영광 돌려

배우 나문희(사진='백상예술대상' 방송 화면 갈무리)

 

"이 상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그리고 세상의 모든 할머니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4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아이 캔 스피크'로 영화 부문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배우 나문희의 수상 소감이다.

나문희는 이 영화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 옥분을 연기해 각종 영화제 주연상을 휩쓸며 다시 한 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매 수상 소감마다 '위안부' 피해자는 물론 노인 세대를 지지하고 응원해 왔다.

이렇듯 나문희를 비롯해, 뒤늦게 빛을 발한 대기만성형 수상자들은 이날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동시대인들에게 돌리며 시대와 공명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1987년 전두환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6·10항쟁을 그린 영화 '1987'로 영화 부문 대상에 호명돼 무대에 오른 장준환 감독은 "너무 감개무량하다"며 수상 소감을 이어갔다.

"사실 감독에게는 좋은 배우, 좋은 스태프들을 만나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행운입니다. 제일 큰 행운은 좋은 이야기를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영화 '1987')는 국민 여러분이 30년 전, 1987년에 독재와 싸우면서 만들어 주신 아주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초창기 연출작 '지구를 지켜라'(2003)로 대중과 평단의 극찬을 얻었던 장 감독은, 이후 눈에 띄는 작품을 내놓지 못하며 점차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2013년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로 건재를 알린 그는, 지난해 '1987'로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이날 시상식에서 장 감독은 "2017년에도 많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 주셨다"며 "모든 국민들과 이 큰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강조했다.

앞서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으로 TV 부문 예능상을 거머쥔 방송인 송은이는 "백상예술대상에 26년 만에 처음 초대됐다"며 "그래서 (상을) 받아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받으니까 많이 떨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놀이터에서 혼자 놀면 재미 없잖나. 할 수 있다면 많은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놀고 싶고 판을 벌리고 싶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송은이는, 여전히 방송가에서 여성들의 입지가 좁은 현실을 지목하는 듯 "외국 시상식 보면 여자 코미디언 둘이서 진행하고 그런 그림도 많이 있던데, 앞으로 그런 자리가 생긴다면 열심히 응원하고 시청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상식 초반에 영화 부문 신인상을 받은 배우 최희서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같은 시대를 사는 무명 배우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려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영화 '박열'에서 가네코 후미코 역으로 놀라운 연기를 선보이며 신인상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최희서는, 이날도 신인상 수상자로 호명돼 무대에 올라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사실 '박열'이라는 작품은 저에게 정말 축복 같은 작품이었다. 저는 사실 2009년에…"라고 운을 뗐지만, 울먹이느라 제대로 말을 잊지 못했다.

최희서는 감정을 다잡은 뒤 "(2009년 영화) '킹콩을 들다'라는 작품으로 데뷔했는데, 9년 동안 보이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연기를 해 왔습니다"라며 힘겹게 수상 소감을 이어갔다.

"연극 준비를 하기 위해 열심히 리허설에 가는 동안 지하철에서 대본을 읽다가, 맞은편에 앉아 계신 (영화) '동주'의 각본가이자 제작자였던 신연식 감독님께서 저를 보시고 '특이하다'고 생각하셔서 명함을 주신 것이 인연이 돼 영화 '동주'에 출연하게 됐습니다."

그는 "그것이 인연이 돼 '박열'이라는 작품을 할 수 있었다"며 "저는 가끔 제가 그날 대본을 안 보고 그냥 지하철을 타고 있었다면 아마 '동주'도 못하고 '박열'에도 캐스팅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정말 아찔하다"며 울먹였다.

이어 "그래서 저는 이 신인상을, 지금 아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시는 분들을 위해 드리고 싶다"며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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