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캠브리지 애널리티카를 통해 최대 8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으로 서비스 기반이 뿌리채 흔들리면서,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인공지능(AI) 스마트 스피커 출시도 10월로 연기됐다.
예정대로라면 5월 공개가 되지만 사태 장기화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의회 청문회에 발이 묶이면서 이같은 계획은 10월로 연기됐다고 대만 IT 매체 디지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전했다.
페이스북 개발하고 있는 스마트 스피커는 2종으로 프로젝트명 '알로하(Aloha)'와 '피오나(Fiona)'로 불린다. 이중 먼저 출시될 예정인 '알로하'는 15인치 LG디스플레이 터치스크린을 탑재하고 애플 맥북 등 주요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대만 페가트론이 생산을 맡는다.
일정은 순연됐지만 제품 생산은 예정대로 6월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일정 조정으로 페이스북 주문량을 20% 감축시켰다고 매체는 전했다. 내년 주문량은 유지됐다.
알로하는 디스플레이 고정형인 피오나와 달리 각도 조정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더 고가일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명 '포털'로 알려진 알로하의 예상가격은 499달러로 아마존 '에코 쇼'가 200~300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높아 업계는 페이스북이 가격을 더 내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페이스북의 첫 번째 소비자 가전이 될 '포털'은 화상 채팅 플랫폼 기반의 AI 음성제어 하드웨어 장치로 아마존 에코, 구글 홈 등과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가족이나 친구들 간에 화상 채팅은 물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자사 소셜 미디어를 이용할 수 있는 터치 스크린이 장착된다.
지난 10일 미국 특허청(USPTO)을 통해 페이스북의 스마트 스피커 디자인도 공개됐다. 직육면체 디자인으로 언뜻 로봇 청소기를 닮은 스마트 스피커는 디스플레이로 추정되는 전면에 6개의 돌출된 원형 버튼이 위치하고 있다.
실내에서 사용되는 '포털'은 음성명령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광각 렌즈가 적용된 장치 전면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를 식별하는 얼굴인식 기술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 스피커가 이제 막 사용자 목소리를 구분하는 초기 단계에서 차세대 기술인 얼굴인식 기술을 도입해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와 같은 영상 및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연결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말 소니/ATV 뮤직, 유니버설 뮤직 그룹과 음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페이스북은 수년 간 게시물의 사진과 영상을 분석하는 컴퓨터 비전 기반의 얼굴인식 기술을 연구해왔고 얼굴 사진에 태그가 붙지 않으면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내는 기능도 최근 시작했다.
'포털' 개발은 페이스북의 혁신 제품 개발 유닛인 '빌딩8'이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