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정상회담 앞두고 핵실험 중지 선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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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익 "주민들 놀라지 않도록 경제발전으로의 정책전환 미리 공식화"

- '정상회담에서 우리 지도자가 굴복' 인상 주지 않기 위해
- '김정은 주도' 선전 목적
- 경제만 살리면 오랜 시간 통치 가능하다는 자신감 표현
- 제재 해제와 투자 유치, 남북 경협 향한 행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4월 23일 (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정관용> '핵실험, 미사일 발사 중단하겠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한다.'

지난 주말 북한이 공식 천명한 내용입니다. 이거 어떻게 봐야 할까요. 핵폐기를 위한 핵동결 선언이다, 이런 해석이 있는가 하면 이미 핵과 ICBM 완성됐으니 더 이상 시험발사 실험 안 해도 된다는 얘기 아니냐 이런 시각도 있네요.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홍현익 박사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홍현익>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홍 박사님은 어느 쪽으로 해석하십니까, 이걸?

◆ 홍현익> 북한이 선제적으로 대가 없이 이렇게 비핵화의 일부를 시행했기 때문에 일단은 정상회담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이고 그리고 이제 북한의 필요성으로 본다면 김정은이 향후에 개혁과 개방이나 이렇게 경제 발전 쪽에 신경을 쓰는 쪽으로 전략 노선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지도부나 주민들이 너무 놀라지 않도록 중간 단계에서 1차적으로 정책 전환을 공식화한 것이다.

만약 이런 단계를 거치지 않고 정상회담에서 바로 비핵화 문제가 나와버리면 자기네 지도자가 이거 굴복했다, 이렇게 오해할 수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가 주민들에게 좀 놀랍겠지만 이것을 김정은이 주도했다라고 선전하기 위해서 지금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렇다면 북한이 계속 유지해 오던 핵 경제 병진노선에 전략적 변화가 생긴 겁니까?

◆ 홍현익> 변화가 생겼다고 봅니다. 물론 엊그제 나온 전원회의 결정서에 보면 더 이상 필요 없으니까 핵실험장 폐기하고 장거리 미사일도 이미 다 개발 완료해서 더 이상 실험할 필요 없다, 이런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사실 더 고도화할수록 더 좋겠죠.

그런데 이것은 이제 자기들이 지금까지 해 온 핵 경제 병진노선의 정당성을 어쨌든 합리화를 해야 되기 때문에 더 이상 안 해도 된다는 식으로 주민이나 북한의 지도부를 설득하기 위해서 그런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 보고요.

이것은 다분히 향후에 경제발전을 통해서 김정은이 중국식 정도의 모델로 계속 장기독재를 하겠다. 그러니까 경제만 살리면 자기는 오랜 기간 통치할 수 있다는 자신감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경제 발전을 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제재 해제와 향후에 외국으로부터의 많은 투자, 남북 경협 이런 것을 하기 위한 행보가 아닌가 이렇게 보여지는 거죠.

◇ 정관용> 얼마 전에 미국의 국무장관 내정자가 평양에 가서 김정은을 만나지 않았습니까? 아마 그 과정에서 이런 얘기들이 오갔을까요?

◆ 홍현익> 그렇죠. 다분히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다렸다는 듯이 트위터를 처음에 '전 세계가 기뻐할 만한 소식이다. 그리고 정상회담이 매우 기대된다' 이렇게 바로 트위터 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마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가 이런 거를 모종의 조치를 요청했을 테고 김정은도 국내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이것이 서로 간에 이해가 맞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거 아닌가.

◇ 정관용> 그러면 아까 이제 북한이 원하는 바는 설명해 주셨어요. 중국식 고도 성장을 이끌기 위해 제재를 풀고 투자도 받고 경협도 하려면 어쨌든 핵폐기 쪽으로 가야 되겠다라는 김정은의 판단이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미국은 뭘 원하고 있을까요?

 

◆ 홍현익> 미국이 원하는 거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일단 11월에 중간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고요. 그다음에 2년 뒤에 재선을 위한 대선이 있잖아요. 그때까지 핵폐기를 완료시키는 것.

그래서 세계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러시아 스캔들이나 이런 여러 가지 지도자의 행태로서 조금 부족한 점을 북핵 문제 해결에서 이거를 만회해서 자기 2차 집권까지 가려고 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보여지고요.

미국의 입장에서는 사실 이번에 북한의 이니셔티브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걸 얻었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핵 개발하는 거 자체를 두려워했던 게 아니라 미국에 도달하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두려워했는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장거리 미사일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더 이상 실험을 안 한다고 하니까 이것은 상당히 미국인의 걱정거리가 줄어들었고요.

그다음에 핵 사용 문제에 있어서도 북한이 핵으로 위협받거나 공격당하지 않고서는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 이것도 미국인들이 보기에 좋은 거고요. 그다음에 알카에다나 IS에게 확산하는 문제인데. 이거는 어떤 경우에도 확산하지 않겠다 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얻고자 하는 최소한은 이미 확보했다.

그러니까 김정은의 이 도전이라고 하는 것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더 큰 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저는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아마 김정은이 회담을 주도하면서 나는 완전히 포기할 각오가 돼 있는데. 그렇다면 내가 핵을 포기한 이후에 북한이 체제 안전 보장을 할 수 있는 거를 미국은 뭘 해 줄 것인가를 들어보자, 거꾸로 이렇게 나오고요. 그다음에 체제 안전 보장을 넘어서서 경제적으로도 살아야 하는데 빨리 제재부터 해제하라고 다그칠 가능성까지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나 트럼프 대통령도 좀 더 이 북한의 행보가 굉장히 광폭으로 뛴다는 것에 대해서 준비를 더해 가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완전한 비핵화 우리가 검증해 가면서 대신에 우리는 뭘 주겠다. 즉 평화협정, 서로 간의 쌍방 수교.

◆ 홍현익> 제재 완화나 해제도 어떤 속도로 할 것인지 북한이 어느 정도 나오면 제재는 어느 정도 완화해 줄 것인지 이런 것들을 한미 간에 공조해 가면서 더 확실하게 마련해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정관용> 오래전부터 홍현익 박사는 북한과 미국 사이의 빅딜 가능성을 북핵 폐기 관련해서 언급해 오지 않았습니까? 그 빅딜이 현실화 되는 거네요?

◆ 홍현익> 빅딜은 되는데 제가 이제 우려했던 바는 북한이 이제까지 개발한 핵은 사실상 묵인해 주면서 확산만 하지 않고 추가 생산만 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개발한 핵은 그냥 묵인하겠다, 제재도 완화해 주면서. 그런 가능성은 조금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 이미 상당 부분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최소 수준을 갖췄기 때문에 이제는 트럼프가 세계적인 지도자 또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뛰어난 외교 협상가 위상을 보여줄 수 있는 선물을 김정은이 하게 하고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 상응하는 뭔가를 줘야 되는데. 그에 상응하는 걸 과연 줄 수 있을까. 그것이 이제 관건이 되겠습니다.

◇ 정관용> 그러자면 중간 단계로 곧 며칠 후에 있을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한 말씀 주시죠.

◆ 홍현익>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제가 말씀드린 대로 그야말로 비핵 국가로서 신흥공업국가로 중국처럼 경제발전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다. 그걸 위해 도와주겠다, 그걸 위해 체제 안전 보장을 미국하고 공동으로 모색하고 그리고 그동안 끊어졌던 남북경협 다 다시 이어주겠다. 그리고 이것은 그야말로 당신이나 나나 바라는 상호간의 호혜적인 경제협력이기 때문에 누구 한 사람의 이익이 아니다, 양측이 다 이롭기 때문에 열심히 체제를 개혁 개방하면서 성공적으로 국가를 이끌어라. 그렇다면 체제를 우리가 건드리지 않겠다 이런 설득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홍현익> 감사합니다.

◇ 정관용> 세종연구소 홍현익 박사의 설명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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