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남북 핫라인, 평화체제 구축의 대동맥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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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사진=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남북 정상간 핫라인이 20일 개통됐다. 김대중 정부 시절 만들어진 이후 노무현 정부까지 이어졌던 핫라인은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단절됐다.

이어 개성공단을 전격 폐쇄한 박근혜 정부는, 그나마 남아있던 통행지원용 통신선마저 끊어버려 남북간의 직접 소통수단은 완전히 사라졌다.

꼭 10년만에 다시 연결된 정상간 핫라인의 의미는 크다. 무엇보다 핫라인의 설치장소가 청와대와 국무위원회다. 남북 정상이 직접 수화기를 들어 통화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남북정상간에 육성이 오고 가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김대중 정부 당시 이어진 핫라인만 해도 국정원에 설치돼, 통화내용을 다시 청와대에 전달하는 과정을 거쳤다. 한 다리를 건너 전해지는 내용과 직접 대화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무엇보다 민감하고 복잡한 외교적 절차나 의전등이 모두 생략돼 실무적이고 책임있는 대화가 가능해졌다.

또한 극도의 보안을 유지해야 하고, 논의내용 역시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특사파견 같은 번거러운 절차도 필요없게 됐다.

서방과 공산진영의 군비경쟁이 최정점으로 치닫던 지난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계기로 처음 설치된 미국과 소련간의 핫라인은 세계 평화 유지에 큰 역할을 했고, 이후 다양한 지역에서 위기해소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

남북한 역시 1972년 7.4남북 공동성명 이후 핫라인을 개설했지만,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단절과 연결이 거듭되는등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졌다.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하지만 이번 핫라인 연결은 단발성 이벤트에 그쳤던 이전과는 다르다.

남북 핫라인 연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등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책임있는 논의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 핫라인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 의제조율과 긴장감 해소, 사소한 문제로 빚어질 수 있는 다양한 위기상황을 풀어갈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어제) 열린 언론사 사장단과의 간담회에서 평화협정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내정자의 방북 사실이 확인된 이후 나온 발언이다.

한미간의 의견조율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953년 정전협정이 이뤄질 때 미국에 군 통수권을 넘겨준 남한은 회담 당사자로 참여하지도 못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한반도는 이제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바뀔 수 도 있는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그리고 남한은 과거와는 달리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당사자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는 말로 이번 정상회담을 세심하고 꼼꼼하게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남북이 핫라인을 통해 디테일에 숨어있는 악마를 찾아내 해결하고, 궁극적으로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동맥으로 활용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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