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근로자 사망두고 "꼬시다"…? 근조는 과잉친절 돼버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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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근로자 사망 관련 기사 댓글 모음.(사진=포털 뉴스 갈무리)

 

"니들은 돈 잘 벌다가 실직자 됐다고 기사도 나고 인터뷰도 해주고 좋네. 월급 200도 못 받다가 실직자 되고 관심조차 못받는 사람 천지에 널렸다."

"니들보다 수십억배 힘든 심해 밑바닥 세계도 있다. ㅋㅋㅋㅋ."

동료들의 잇따른 죽음으로 충격에 빠진 한국GM 근로자들이 일부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을 보며 또 한 번 좌절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부평공장 근로자 A(55)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데 이어 지난 24일 B(47)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 모두 한국GM에 희망퇴직을 신청한 뒤 지인들에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가량 지병을 잃던 아내를 수년 전 먼저 떠나 보내는 등 고인의 사연이 알려지며 세간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되레 이들의 죽음을 비난하거나 심지어 희롱하는 등 도 넘은 '댓글 테러'를 가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관련 기사에 "배불러서 죽었다고 생각하라. 최저임금 받고 네 식구 먹여 살리는 가장도 있다"고 했다. 해당 댓글에 '공감'을 표시한 사람이 900여 명이다.

"자업자득이다. 꼬시다"거나 "자살. 좀 그러네. 다른 일 하면 되지 누구는 특별나서 택시하고 막일 하는 줄 아나"는 비난도 쏟아졌다. 고인의 가족을 싸잡아 모욕하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한국GM 근로자들을 '귀족 노조'라며 싸잡아 비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또 다른 네티즌은 "니들은 돈 잘 벌다가 실직자 됐다고 기사도 나고 인터뷰도 해주고 좋네. 월급 200도 못 받다가 실직자 되고 관심조차 못받는 사람 천지에 널렸다"고 했다.

숨진 B(47)씨의 장례식장을 찾은 한국GM군산공장 근로자들.(사진=김민성 기자)

 

상당수 한국GM 근로자들은 이같은 반응에 '이해할 수 없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숨진 B씨의 장례식장을 찾은 한 동료는 "고인과 유가족을 향한 일부 네티즌들의 댓글은 그냥 보기 힘들 정도의 모욕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GM에 희망퇴직을 신청한 C(47)씨는 "몇몇 사람들이 노동조합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귀족 노조'로 몰아 세운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울 따름이다"고 토로했다.

경희대학교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이택광 교수는 "내가 열심히 일한 대가를 지불해 주지 못하는 사회에 대한 불만이 눈앞에 보이는 노동자들에게 향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이같은 혐오에 대해 "대기업 노조를 '특권'으로, 노동자를 '계급'이 아니라 일종의 '인종(人種. Ethnic Group)으로 보는 인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어두운 그늘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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