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은 트럼프 대통령…볼턴 이미 트럼프와 '코드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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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존 볼턴 전 유엔 대사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존 볼턴은 뼛속부터 미국의 근본주의자로 불린다.

딕 체니, 럼스펠드 등과 함께 부시 행정부에서 네오콘의 대표로 꼽혔던 볼턴이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보좌관으로 재등판했다.

볼턴의 등장은 그가 대외정책을 '선과 악'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전형적인 미국내 강경파 그룹에 속한다는 측면에서 우려스럽다는 평이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의 참모가 본인 직관과 정책결정을 적극 뒷받침해주기를 원하는 지도자라는 점에서 볼턴의 초강경 개인 성향을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관측 또한 존재한다.

◇ 조잡한 정보로 HEU문제 꺼내 1994년 '북미제네바협정' 파탄낸 장본인

볼턴은 2002년 조지 부시정권에서 북미간 제 1차 핵협상의 결과물인 '제네바합의'를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으로 트집잡고 파탄냈던 장본인 가운데 한명이다.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피스메이커 저자)와 돈 오버도퍼(두개의 한국 저자)는 "2002년 당시 볼턴 등 대북강경파들이 제네바합의를 억지로 깨기위해 조잡한 형태의 정보로 북한의 우라늄농축 프로그램을 무리하게 꺼냈다"고 말했다.

특히 볼턴은 증거능력도 갖추지 않은 정보보고서를 "제네바합의를 깨기위해 내가 찾던 무기"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턴은 2002년 9월 17일 김정일 위원장과 고이즈미 일본 총리간 북일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정부의 반발속에 갑자기 '강연'을 빙자해 서울을 방문했다.

미 국무부 국제안보담당 차관이었던 그는 한국에서 북한에 대한 전형적이고도 매파적인 연설을 펼쳤고, 결국 네오콘의 뜻대로 제네바합의는 붕괴되고 말았다.

볼턴은 최근에도 트윗을 통해 북한에 대한 강경입장을 여러차례 밝혀왔다. 올 1월에는 "북한이 운반 가능한 핵무기를 획득했다"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그 능력을 타격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2월에도 "동맹국인 한국을 지원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역사의 교훈을 보면 북한과 협상은 헛된 것에 불과하다"고 강력한 '회의론'을 피력했다.

그는 북한 뿐만아니라 러시아, 이란 문제 등 미국의 세계정책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며 선과 악의 개념으로만 미국의 적을 구분하는 성향을 보였다.

이때문에 외교가에서는 그를 "실력있는 '안보 전략가'가 아니라 일종의 '행동대장'같은 정치가에 가깝다"고 평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 '선장'은 트럼프, 볼턴은 '조연'에 불과할 것

볼턴의 재등장을 보는 서울 외교가 시선은 복잡 미묘하다. 역시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지만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와는 또다른 '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려고 외교안보팀을 재정비하는 차원에서 볼턴을 영입한 만큼, 그의 '대북관'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북미정상회담을 주도하는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잘 맞는 신뢰할 수 있을 만한 분과 대화해야하기 때문에 새롭게 시작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그의 '직관'이나 '정책결정'과 어긋난 행동을 하는 참모들은 과감하게 해임시키는 경향을 보여왔다.

출범한지 1년 6개월도 지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벌써 외교안보팀에서 안보보좌관 2명과 틸러슨 국무장관 등 3명을 갈아 치웠다. 볼턴은 마이클 플린과 맥매스터 보좌관에 이어 3번째 안보보좌관이다.

특히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너무 산만하고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해고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소식통은 "맥매스터 보좌관과 틸러슨 전 장관은 이미 몇달 전부터 '해고'된다는 얘기가 파다했고 그 해임 배경은 정책성향 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사는데 실패했기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고 말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제일 중요한 것이지 볼턴은 그 안에서 행동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볼턴도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맞추기 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미 폭스뉴스에서 "그동안 개인적으로 한 발언은 모두 지나간 일"이라고 매우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엊그제 인터뷰에서도 그는 "미북 정상회담에 나선 북한의 의도를 여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북한이 제안한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받아들였으니, 이번 회담에 얼마나 진지하게 나설지 5월까지 지켜보자"고 기존과는 다른 유화적 발언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해준 범주 안에서 조력을 하겠다는 뜻이다.

외교소식통은 볼턴의 임명 배경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담판을 앞두고 자기 색깔에 맞는 인사들로 외교안보진을 재구성했고, 또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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