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일자리 추경' 꺼내고 '청년 감세'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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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층엔 '부자 증세', 청년층엔 '청년 감세'… 구조적 접근 부족은 아쉬워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 속에 정부가 특단의 대책으로 추가 경정 예산을 편성하는 동시에 '청년 감세' 카드를 빼들었다.

정부는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년 일자리 대책 보고대회'와 일자리위원회 회의를 열고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하면서 추경 예산 편성 방침을 함께 확정지었다.

앞서 정부는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전체 예산의 3분의 1을 보건·복지·노동에 편성했다.

이 중에서도 일자리 예산에는 전년 대비 12.4% 증가한 19조 2천억원을 투입했고, 특히 청년일자리 예산에는 이미 2016년 예산에서 10.4% 대폭 증가했던 2017년 예산(2조 6천억원)에서 20.9%를 더 늘린 3조 1천억원을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정부가 다시금 추경 예산까지 투입하며 일자리 대책을 '주마가편(走馬加鞭)'하는 이유는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실물 경제 지표 가운데 유독 고용시장만 꽁꽁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경제동향 3월호'를 보면 일평균 수출액은 18.8%나 올랐고, 생산 및 건설 관련 지표도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정권 내내 꽁꽁 얼어붙었던 내수 지표도 설비투자와 소매판매 모두 증가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통계청이 내놓은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 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0만 4천명 증가하는 데 그쳐, 8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베이비붐 자녀 세대인 에코세대가 대거 취업전선에 나서면서 앞으로 4년 동안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난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하면서 "2021년까지 39만 명의 에코세대가 20대 후반이 되면서 구직활동을 하게 된다"며 "그대로 방치하면 이 중 14만명은 실업자가 될 것"이라면서 '재난 수준의 고용위기'를 경고했다.

다행히 최근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서 국세 수입도 증가세를 기록해 추경 예산 편성에는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1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3월호'를 보면 1월 국세수입은 36조 6천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조 7천억원 증가했다. 또 정부가 지난해 쓰고 남은 세계잉여금이 11조 3천억원, 쓰지 않고 남은 불용액은 7조 1천억원에 이른다.

김 부총리는 "세계잉여금을 포함한 정부의 여유자금을 2조 6천억원 가량으로 예상하고, 기금 여유자금이 1조원 이상 있다"며 "여유자금으로 하기 때문에 국채발행 없이 정부가 빚을 더 내는 것도 아니고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업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추경과 금년도 본예산은 공공부문 일자리에 비교적 역점을 뒀고, 이번에는 민간부문, 기업 일자리, 창업 쪽으로 하기 때문에 차별성이 분명하다"며 "만약 청년일자리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추경이 아니라 추경 할아버지라도 하고 싶은 것이 제 심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최근 경기 회복으로 개선된 재정 여건을 청년 실업 해결에 우선 투입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전문가들도 높게 평가했다.

참여연대 정세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은 "일본도 심각한 구직난에 직면할 뻔 했지만 '아베노믹스'로 정부가 적극 나서면서 취업 문제에서 효과를 봤다"며 "정부가 재정 여력이 있기 때문에 고용 없는 성장 문제에 정부가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는 재정 투입 외에도 세금 감면 혜택도 적극 확대해 사실상 '청년 감세' 정책을 펼친다는 점도 특기할만 하다.

정부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에게 올해부터 적용됐던 소득세 면제 대책을 대폭 확대해 34세 이하 청년들에게 5년 동안 소득세를 100% 전액 감면하기로 했다.

청년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도 세제 혜택이 부여돼 청년을 1명 신규 고용할 경우 중소·중견기업이 3년 동안 1인당 연 700~1100만원씩, 대기업도 2년간 매년 300만원까지 세금을 감면받는다.

청년 창업기업은 3년간 75%, 2년 간 25% 등 5년 동안 법인세와 소득세를 100% 감면 받고, 연령과 지역에 상관없이 연매출 4800만원 이하인 모든 창업자도 같은 세제 혜택을 받는다.

문재인 정부가 고연봉 일자리에 거액 부동산 자산까지 거머쥔 기성세대를 상대로 강도를 높이고 있는 일명 '부자 증세'와 달리 실업난에 허덕이는 미래세대에게는 '청년 감세'를 제공하는 셈이다.

다만 청년실업의 핵심원인 중 하나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심도 깊은 접근이 아쉽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금이 노동자의 임금인상으로 이어지기보다 기업의 비용절감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확대하도록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 지적이다.

또 창업과 해외취업, 신서비스 창출 등의 정책도 고용의 질 개선이 아닌 고용률 확대 방향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노총 우정숙 정책국장은 "청년 실업 핵심 원인인 비정규직 고용 구조를 정규직 고용 구조로 혁신하지 않으면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정부의 국정 기조이 노동 존중과 상시지속 업무의 정규직 고용 원칙이 명확히 반영된 일자리 대책으로 이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단기적 응급 처방이 주를 이뤘던 이번 대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중장기적인 구조적인 접근도 병행되야 한단 지적도 나온다.

연세대학교 성태윤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시장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은 필요하지만 노동시장 전체적인 구조 변화 없이 재정·세제 사업 중심인 대책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대책을 장기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재정적 문제가, 일시적으로 이뤄지면 기업의 의사결정을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어느 정도 자극은 줄 수 있지만 고용사정을 크게 개선하기에는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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