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여자 컬링의 진짜 힘 '서로에 대한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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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사진=노컷뉴스)

 

여자 컬링 대표팀 구성은 조금 특별하다. 영미(김영미)와 영미 친구(김은정), 영미 동생(김경애), 영미 동생 친구(김선영)에 김초희가 가세했다. 김영미와 김은정이 의성여고 시절 시작해 어느덧 10년 가까이 손발을 맞춰왔다.

그만큼 호흡이 잘 맞는다.

23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준결승 일본전. 7-7로 엑스트라 엔드에 들어간 한국은 일본 후지사와 사츠키의 15번째 스톤이 버튼 가장 가까이 자리한 채 마지막 샷을 준비했다.

이 때 김경애가 소리쳤다. "닦아서 와야 해"

드로샷을 의미했다. 드로샷은 스톤이 하우스 안이나 앞에 멈추도록 던지는 기술로 스톤을 던질 때 힘 조절이 중요하다. 여기에 스위핑이 더 해지면서 원하는 위치에 스톤을 놓아야 한다. 항상 마지막을 책임졌던 스킵 김은정이지만, 너무나도 부담스러운 샷이었다.

결국 김은정이 하우스 쪽으로 향했다. 김은정은 김경애를 향해 브룸으로 여기저기를 가르치면서 "다 들어가면 되겠는데. 아니면 이것도 별로려나?"라고 물었다. 김경애는 말 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결국 김은정은 "그냥?"이라고 드로샷에 대해 물었고, 김경애는 "네"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보통 컬링에서 작전은 스킵이 맡는다. 김민정 감독이 김은정에게 스킵을 맡긴 이유도 작전을 짜는 능력과 리더십 때문이었다. 외국 팀들이 스킵의 성을 따 팀 이름을 정하는 것도 스킵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은정은 동료들을 향해 귀를 열었다.

드로샷은 정확했다. 김은정의 힘 조절은 완벽했고, 김영미와 김선영이 딱 맞는 스위핑을 했다. 김경애도 스위핑에 가세했다. 마지막 스톤은 일본의 스톤보다 버튼 더 가까이에 위치했다.

김은정은 "이번 올림픽에서 드로샷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드로샷이 왔다"면서 "망설였는데 경애가 '드로 해야 한다'고 한 마디 해서 '이걸 해야 한다. 그리고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돌아가서는 단순하게 웨이트만 생각해 던졌다"고 말했다.

한국 컬링의 진짜 힘, 바로 서로에 대한 믿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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