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령 강형욱 "개들도 인간도 행복한 새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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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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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형욱 (반려견 훈련사)

설 특집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오늘 2부에는 무슨 얘기를 좀 해 볼까 제가 고민하다가 최근 우리 사회의 큰 관심사이기도 하고 또 올해가 개띠 해이기도 해서 겸사겸사 개 얘기를 좀 해 볼까 합니다. 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 있죠. 개들의 대통령, 견통령이라는 별명 가지고 계신 분,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씨 오늘 설 특집에 초대를 했습니다. 강형욱 훈련사와 함께 인간과 동물, 인간과 개의 공존을 한번 고민해 보죠. 이 자리에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강형욱> 안녕하세요. 실제로 뵙기로는 처음입니다.

◇ 김현정> 이렇게 생기셨군요. (웃음)

◆ 강형욱> (웃음) 네, 이렇게 생겼습니다.

강형욱 훈련사

 


◇ 김현정> 서로 반가워하면서 지금 인사를 나눴는데. 강형욱 훈련사. 무슨 띠세요?

◆ 강형욱> 저 소띠입니다.

◇ 김현정> 소띠. 사실은 저희가 올해가 개띠 해잖아요. 용띠 해라고 해서 용통령 모시지 않고 양띠 해라고 양통령 모신 일 없었는데 올해는 개띠 해, 개통령을 모셨어요.

◆ 강형욱> 개통령. 사실은 너무 듣기 좋으나 너무 부담되고요.

◇ 김현정> 부담돼요?

◆ 강형욱> 뭔가 발표를 해야 될 것 같고. 조금 부담되기는 하는데 그러한 애칭이 너무 기분 좋고 감사합니다. 사실 너무나 값진 별명이다 보니까 나는 사실 그렇게 큰 인물이 아닌데 쑥스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지난해 개물림 사고를 비롯해서 우리 사회에 반려견에 대한 이슈가 참 많았잖아요. 그러면서 우리가 반려견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또 반려견들과 어떻게 잘 어울려 살아갈 것인가. 이 공존이라는 게 큰 숙제가 됐어요. 그래서 오늘 개의 해에 개통령을 모신 겁니다. 우선은 저희가 거리로 나가봤습니다. 인간 강형욱, 훈련사 강형욱에 대해서 궁금한 거 어떤 거 있으세요? 질문을 던져봤거든요. 쏟아졌어요. 몇 개 들어보시죠.

(시민) 강형욱 씨가 너무 개 마음을 잘 아셔서 만약에 개였으면 어떤 종이었는지 좀 묻고 싶습니다.
(시민) 강아지에 대한 마음을 많이 알고 계시는 것 같더라고요. 원래부터 강아지에 관심이 있으셨던 건지 아니면 어떤 계기로 인해서 관심이 생기신 건지 궁금합니다.

◇ 김현정> 개였다면 어떤 종이었냐, 이 질문. 이런 질문이 나올 줄은 몰랐는데 많은 개들을 만나보셨잖아요. 내가 개였다면 어떤 개?

◆ 강형욱> 우선은 모양으로 따라하고 싶다면 멋있게 생긴 셰퍼드나 골든 리트리버나 이런 친구겠지만 저는 좀 소극적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좀 나서기도 좋아하고 이야기도 좋아하고 그런데 또 의리를 좀 지키고 싶어 하는 모습이 있고 그런 걸 따져보면 호주의 전통견이 있어요. 캐틀독이라고 하는 친구인데.

◇ 김현정> 캐틀독.

◆ 강형욱> 오스트레일리언 캐틀독이라고 하는 친구가 있는데 굉장히 보수적인 것처럼 보이면서 굉장히 친근하고요. 그러면서 새로운 놀이를 너무 좋아해서 만약에 강아지로 따지면 그런 친구가 아닐까.

◇ 김현정> 외모도 좀 비슷해요?

◆ 강형욱> 외모는 그 친구들이 더 나은 것 같아요. 너무 멋지게 생겨서 그 친구들을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웃음) 호주의 캐틀독. 이따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그리고 제일 많이 들어온 질문은 뭐니뭐니해도 도대체 강형욱 씨는 어떻게 개 마음을 그렇게 잘 아시냐. 제가 그 TV 프로그램들 보면 심지어는 개를 직접 만나지 않고 영상만 보고도 이 개의 심리상태는 이렇습니다. 이러이러한 솔루션 필요합니다.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독심술이 있는 겁니까?

◆ 강형욱> 너무 과찬이신데, 너무 감사하지만 사실은 지금도 너무 모르는 게 많아요.

◇ 김현정> 지금도.

◆ 강형욱> 너무 모르는 게 많고 저는 수업을 할 때에도 다른 강아지들한테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아요. 한 반려견을 치유하기 위해서 건강한 반려견들의 도움을 너무나 많이 받고 단지 이제 조금 더 안다라고 하는 것은 그들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무엇을 준비해야 되는지 이런 것들은 오랫동안 관찰을 하고 고민을 하고. 거의 반려견을 공부하고 이들하고 같이 사는 것을 나의 인생이고 나의 일이라고 생각을 하다 보니까 아주 조금 알게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해법을 찾는데 실패하는 일도 있어요? 안 될 때도 있어요?

◆ 강형욱> 이거를 실패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보호자를 설득하는 것에 실패한 적은 많이 있어요. 예를 들면, 자신은 바쁜 사람이에요. 밖에서 친구들도 만나야 되고 나가 있어야 되고 그래서 이 친구들하고 있을 시간이 없어요.

◇ 김현정> 반려견들과.

◆ 강형욱> 그런데 오피스텔에 살고 개가 짖으면 안 돼요. 그러면 시작도 하기 전에 굉장히 많은 것들을 할 수 없게 돼요.

◇ 김현정>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는데 얘 좀 해결해 주세요. 이런 식인 거예요. 저는 다 성공하시는 건 줄 알았어요, 개통령은.

◆ 강형욱> 아니에요. (웃음)

◇ 김현정> 그러면 어떤 개를 딱 보면 느낌이 옵니까? 저 개는 저런 개구나, 성격이 이렇겠구나.

◆ 강형욱> 있어요. 왜냐하면 이 친구들이 사람보다 훨씬 더 솔직하게 몸으로 표현해요. 사람은 자아를 의식하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비춰지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걱정하다 보니 거짓말이라고 하는 것을 해요. 표정, 말투, 모르지만 아는 척하기도 하고. 그런데 반려견들은 그렇지 못해요. 그렇다 보니 모든 것들이 꼬리와 다리, 귀, 얼굴, 코, 털, 냄새로도 표현하기도 하고. 그런 것들을 딱 알면 어떨 때는 보호자가 반려견을 데리고 왔지만 반려견을 보면 너가 보호자를 내 앞으로 데리고 왔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어요.

◇ 김현정> 신기한데. 도대체 강형욱 씨는 어떻게 개 훈련사가 되셨어요. 어떻게 개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신 거예요?

◆ 강형욱> 어렸을 때 그냥 강아지가 좋았어요. 아버지가 강아지 공장을 하셨기 때문에.

◇ 김현정> 유명한 얘기니까 많이들 아실 텐데 개농장을 하신 거예요. 그런데 개농장이라는 것이 애완견 키우는 게 아니라 우리가 흔히 아는 뜬장 있고 번식을 위한 그런 농장을 하신 거죠?

◆ 강형욱> 예전에는 한 30여 년 전에는 지금처럼 분류가 안 되어 있었어요. 수의사님들도 개 팔았고요. 그거를 통틀어 애견센터라 그랬어요. 익숙하시죠?

◇ 김현정> 그럼요, 애견센터.

◆ 강형욱> 애견센터 그거를 하셨는데 제가 이렇게 한 바퀴 돌았을 때 전부 다 개가 보일 정도로.

◇ 김현정> 그렇게 큰 애견센터, 개농장을 하셨어요. 처음부터 개들한테 둘러싸여 자라신 거네요.

◆ 강형욱> 맞아요. 저는 너무 좋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그냥 그들하고 같이 있으면 좋았고 같이 평생 동안 살고 싶어서 사실은 봉사부터 했거든요.

◇ 김현정> 어떤 봉사?

◆ 강형욱> 유기견 봉사. 또 유기견 봉사를 하다 보면 좋은 미용사님들과 정말 훌륭한 반려견 훈련사분들을 많이 만나요. 되게 멋지게 보이잖아요, 어렸을 때 보면. 그분들 따라다니다 보니까 애견 훈련사, 반려견 훈련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고 집에 안 들어가고 거기 계속 있고.

◇ 김현정> 집에 왜 안 들어가요?

◆ 강형욱> 저는 특이했던 거는 하고 싶었던 것을 명확하게 제가 알았어요. 그래서 하고 싶은 게 있었으면 온몸을 다해서 했었어요. 그래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방학 때마다 훈련소에서 살았거든요. 그냥 놀고 싶다. 그냥 개랑 놀고 싶다.

◇ 김현정> 사람 친구보다 개 친구가 더 많았어요?

◆ 강형욱> (웃음) 부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랬던 것 같아요.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게 개가 좋아서 자연스럽게 개와 친구가 되고. 개 마음을 뭐 공부를 해야지 해서 읽게 되신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읽게 되신 거네요.

◆ 강형욱> 저는 공부해야지라고 앉아서 공부한 적은 없는 것 같거든요. 지금도 그냥 책도 보고 이게 저한테 너무 재미있는 일이라서.

◇ 김현정> 개 말도 다른 관심사는 그럼 없으셨어요, 자랄 때?

◆ 강형욱> 운동을 너무 좋아했었어요.

◇ 김현정> 운동을 좋아하시는구나.

◆ 강형욱> 운동 너무 좋아해서 지금도 너무 좋아하고요. 아마 제가 훈련사가 되어 있지 않으면 운동을 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 김현정> 그래요. 강형욱 훈련사 개인에 대한 이야기 먼저 해 봤는데 이제 좀 진지한 얘기해 볼까요, 우리?

◆ 강형욱>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기다리셨어요. 벌써 어떤 얘기인지 아시는군요. 인간과 개의 공존. 사실은 지난해에 굉장히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였어요. 개물림 사고로 사람이 죽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고 그러면서 이대로 좋은가. 이거 대책 마련해야 되지 않는가.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대책이 나왔습니다. 그때부터 갑론을박이 뜨거웠어요. 규제안으로 외출할 때는 2m 이내의 목줄을 채우고 가야 된다. 그리고 체고라고 그러죠.

◆ 강형욱> 어깨 높이.

◇ 김현정> 어깨까지 높이가 40cm을 넘으면 무조건 입마개를 씌우고 나가라. 그리고 개물림 사고가 나면 개의 주인을 처벌할 수 있고 안락사 조치도 가능하게 하도록 하는. 이렇게 대폭 강화가 됐습니다. 우선 우리 강형욱 훈련사의 입장 듣기 전에 시민들 목소리부터 들어보죠.

(시민) 한 번 사람을 물었던 개는 반드시 또다시 물어요.
(시민) 안락사시키는 게 좋다고 생각해. 난폭한 개들은 사람 곁에 둘 수 없지.
(시민) 조그마한 강아지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40cm면 충분히 위협적인 크기일 수도 있기 때문에 입마개를 하는 건 괜찮다고 생각을 해요.
(시민) 그런데 입장 바꿔서 사람한테 입마개 하고 다니라 하면 너무하죠.
(시민) 개보다는 보호자에 대한 처벌이 더 필요하지 않나.
(시민) 어떻게 보면 사람도 동물이고 개도 동물인데 그럼 사람을 죽이는 거랑 같은 의미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이 규제에 대해서 찬성하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반대하시는 분도 있고 섞여서 들려드렸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누구보다 고민 많이 하신 분일 텐데.

◆ 강형욱> 이것 때문에 우리 아기가 태어나면서 맥주 한 잔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맥주 한 잔 하고 싶었어요.

◇ 김현정> 이제 술 끊겠다고 다짐했는데 이 규제를 들으면서부터 술이 당기셨어요?

◆ 강형욱> 맥주 정도. (웃음)

◇ 김현정> (웃음) 맥주 정도. 왜 그렇게 속이 타셨습니까?

◆ 강형욱> 저는 가끔씩 뉴스에서 이러한 얘기를 들을 때가 있어요. 저번에 미국에서 산불이 나고 홍수가 나고 이럴 때 거기 시장이 나와서 집에 있는 반려동물을 두고 대피할 경우 엄벌에 처하겠다라고 하는 뉴스를 본 적이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시장이?

◆ 강형욱> 네. 또 강아지 한 마리가 하수구에 들어갔을 때 아무리 비싼 비용이 들더라도 구출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했어요. 가장 낮은 곳에 있는 동물까지도 저렇게 구제하고 구조하는데 분명히 내가 위급한 일이 있을 때 나는 당연히 구조할 수 있고 나를 위해 신경을 쓸 거야라는 믿음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 김현정> 바로 그 부분입니다. 사실은 개 한 마리도, 소 한 마리도, 말 한 마리도 신경 쓰는 그들을 존중해 주는 나라라면 사람은 하물며 얼마나 존중하고 잘 대해 주겠는가라고 안심시킬 수 있다. 이 말씀이시군요.

◆ 강형욱> 동물의 복지, 생명, 생태에 대한 이해를 하면 할수록 우리 인간, 우리 사람 내에 여러 가지 일들을 더욱더 신경 쓰는 눈과 자세와 감각이 생길 거예요. 그런데 이번에 나온 정책을 보고 한숨이 나왔어요.

◇ 김현정> 한숨이 나올 정도였어요?

◆ 강형욱> 단지 하나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반려견 안전관리 대책이라고 하는 것에서 반려견이라는 말이에요. 잘 몰랐었다면 애완견 안전관리 대책이 나왔었을 거예요.

◇ 김현정> 애완견과 반려견은 어떻게 다른 겁니까?

◆ 강형욱> 그 말을 풀이하면 가지고 노는 개죠. 하지만 반려라고 하면 동반하는, 가족 같은 개라고 하는 뜻이니 이 말 딱 하나 마음에 들고 사실은 너무너무 슬펐어요.

◇ 김현정> 그러면 우리 강형욱 훈련사도 지금처럼 개물림 사고가 막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실 거 아니에요. 관리를 해야 된다는 거에 대해서는 100% 찬성하시죠.

◆ 강형욱> 그럼요.

◇ 김현정> 그래요. 거기까지는 다 동감하는 건데 그런데 이 규제를 놓고는 말씀하신 것처럼 찬반 논란이 된다, 안 된다 많거든요. 어떤 부분을 전문가로서 보신 거예요?

◆ 강형욱> 차 사고를 낸 사람이 있으면 차를 혼내야 되는 게 아니라 사람을 혼내야죠.

◇ 김현정> 당연하죠.

◆ 강형욱>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다가 그 강아지가 누군가를 공격하고 누군가를 해했다면 그 사람에 대한 법이 강화돼야 되는 게 맞아요. 그런데 우리는 한 번도 그런 법을 집행해 보고 해 본 적이 없어요. 한 번 문 개는 두 번 물 수 있다. 그 말은 그 개를 여전히 누군가가 키우기 때문이에요. 이 개를 공격적으로 만든 사람이 또 그 개를 키우면 그 개는 또 공격적으로 될 수밖에 없어요. 줄을 2m로 한다. 2m로 하는 게 솔직히 제 마음에 들지는 않으나 지금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그 작은 규칙도 지키지 않았으면. 이것을 억울해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가 얼마나 잘못되게 반려견을 키웠고 교육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와야 돼요.

◇ 김현정> 일단은 개 키우시는 분들이 반성할 거 철저하게 반성해야 된다. 이게 전제로 깔려 있는 거고요.

◆ 강형욱> 그럼요.

◇ 김현정> 그러면 일단 소유주 처벌 강화는 있어요. 그것까지는 찬성하시는 건데 조금 더 빠른 지름길로 가기 위해서 개 목줄 2m, 입마개까지 거기에 더한 거거든요. 이건 어떤 부작용이 있길래 걱정하시는 거예요?

◆ 강형욱> 사실 저는 입마개를 안 하려고 하는 보호자에게 입마개 연습을 하는 것은 좋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하는 훈련사예요. 왜냐하면 치료를 받거나 아니면 굉장히 공격적인 반려견은 산책을 통해서 치유될 수 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입마개를 해야 하는 거죠.

◇ 김현정> 공격적인 아이들 끼워서 산책시키세요. 그러면 순해집니다. 스트레스 풀립니다. 권유하신다고요.

◆ 강형욱> 하지만 모든 반려견들이 입마개를 할 필요는 없어요. 그건 모든 반려견들한테 너무나 가혹하고 그들의 생태와 생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비전문가가 생각하는 아주 간단하게 모든 것들을 틀어막는 방법이에요.

◇ 김현정> 오히려 그러면 순한 애한테 입마개해서 내보내면 걔가 공격적이 될 수도 있어요?

◆ 강형욱> 공격적으로 될 수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들이 하는 행동 모든 것들이 제한될 거예요. 냄새를 맡는 거. 다른 친구들하고 인사를 하는 거. 그렇게 되면 될수록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은 나는 입마개 했으니까 사나운 강아지 마음대로 데리고 다닐 거야. 여기 도시인데도 줄 2m 맸으니까 나 그냥 다닐 거야.

◇ 김현정> 얘가 뭐 사나워도 2m 맸으면 되는 거잖아, 이렇게 될 수도 있다는 거죠.

◆ 강형욱> 의식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숫자와 규정으로 정하는 정책이 만들어지면 많은 사람들은 대책을 만들 거예요. 우리가 미리 정한 게 있어요. 소변, 대변을 아무렇게나 방치하지 말아라, 줄을 풀지 말아라. 사실은 많은 관리 기관들이 이것 또한 관리하지 못한 상태였어요. 이것을 관리하지 못했으면서 이것보다 훨씬 더 최고 맥시멈의 규정을 만들려고 하고 이걸 지키려고 한다면 아주 소소한 법도 지키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이 이 맥시멈의 규정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 약점을 보완하려고 개파라치라고 하는 것을 만들었지만 이건 너무 치사한 일이에요.

◇ 김현정> 치사하다.

◆ 강형욱> 너무 치사한 일이에요. 이거는 개를 키우는 사람과 개를 당장 키우지 않는 사람의 싸움만 부추길 것이고 이거는 반려견과 함께 살기 위한 공존하기 위한 방법이 절대 아니에요. 이건 싸움만 더 만들 것이고 개를 데리고 나오지 말라고 하는 거일 거예요. 너무 안타까워요.

◇ 김현정> 지금 굉장히 분노하셨어요. 진짜 개통령이 개들의 대변인으로 얘기해 주시는 그런 느낌을 제가 받는데 그러면 대안을 주십시오.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법, 어떻게 해야 됩니까?

◆ 강형욱> 저는 이렇게 제안하고 싶어요. 우리가 한 번도 시행하고 한 번도 직접 관리하지 않았던 배변을 치우지 않거나 목줄을 풀고 마음대로 산책시키는 사람들에 대한 단속부터 했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그것부터 하자.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

◆ 강형욱> 그 최소한, 가장 소소한 것도 관리하지 못한다면 더 큰 것은 하지도 못할 거예요. 또 하나. 그런 것들을 제안하게 되면 많은 반려인들은 이렇게 생각할 거예요. 내 반려견이 공공의 공간에서 남들을 피해줄 수도 있겠구나. 그러면 나는 내 반려견을 교육해야 되는구나. 교육하며 데리고 다녀야 되는 구나. 이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줄을 매는 것, 대변을 잘 치우는 것 이 두 가지부터 확실하게 했으면 좋겠고.

◇ 김현정> 못하면 소유주에 대한 처벌까지.

◆ 강형욱> 저는 이 처벌을 한 990만 원 정도 했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여기서 정말 강하게 나오시네요. 990만 원. 10만 원 모자른 1000만 원까지 물릴 정도로 강하게 하자.

◆ 강형욱> 1000만 원은 너무 심한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웃음) 10만 원 깎았습니다.

◆ 강형욱> 990만 원 정도를 물어서 중요한 건 일벌백계예요. 정말 실수하면 강한 벌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990만 원 정도면 되게 합리적인 금액인 것 같아요.

◇ 김현정> 기본을 잘 지키는 것부터 완벽하게 하고 그래도 사고가 일어나면, 잘 안 된다 하면 그 다음 단계를 가자.

◆ 강형욱> 맞아요.

◇ 김현정> 기본도 안 해 놓고 갑자기 훅 올라간 단계로 한다는 거 이건 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고가 더 발생할 거다. 지금 이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 강형욱> 우리는 생각을 할 수 있어요. 우리는 같이 살 수 있어요. 우리는 누구에게 배려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요. 지켜보는 사람 없으니까 줄 풀자는 말을 하는 게 아니라 보는 사람이 없지만 규칙을 지켜야지 생각하는 것들이 자리 잡히면 우리 스스로 법으로 정하지 않은 것까지도 다 지키려 할 것이고 더 좋은 문화를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정책은 이 반려 문화를 막을 거예요. 훨씬 더 비뚤어진 반려 문화를 만들 것이고 정책을 만들면 대책을 만드는 문화를 만들 거예요.

◇ 김현정> 저는 개를 안 키우는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설득이 됐어요, 제가. 지금 들으면서 990만 원 물려야겠네 막 이런 생각들 하게 되는데.

◆ 강형욱> 그 돈으로 복지시설을 만들면 돼요. 그 돈으로 유기견 친구들을 도와주고 만약에 여유가 된다면 불우한 우리 주변의 이웃들을 도와주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개통령의 지금 후보 공약 발표 자리 같아요. (웃음)

◆ 강형욱> (웃음) 아닙니다.

◇ 김현정> 이번에는 비반려인을 개를 키우지 않는 분들이 지켜야 되는 에티켓 이걸 좀 알았으면 좋겠어요. 도대체 개들을 보면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

◆ 강형욱> 개를 좋아하면서도 아직 나의 여건과 상황으로 인해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

◇ 김현정> 못 키우는 사람?

◆ 강형욱> 네. 그런데 저는 그런 분들이 너무 예뻐요. 왜냐하면 책임질 수 없다면 키우지 않는 것이 답이에요.

◇ 김현정> 저네요, 저. 못 키우는 사람. 여건상. (웃음)

◆ 강형욱> 너무 멋지고 사실은 개를 너무 좋아하고 그런데 내가 키울 수 없는 상황인 분들은 길에서 강아지 만나면 너무 반갑거든요.

◇ 김현정> 막 가서 만지고 싶고. 맞아요. 예쁘다고 한마디 해 주고 싶고 이런 거 있어요.

◆ 강형욱> 맞아요. 그런데 강아지가 있을 때 내가 너무 좋아서 돌고래 소리내면서 다가가서 뒤에 있는 강아지를 덥썩 만지면 반려견이 너무 놀라서 그 사람에 대한 경계를 할 수 있어요. 칭찬도 너무 과하면 칭찬으로 들리지 않거든요. 그런 경험을 한 번 하면 강아지가 다음에 산책 나왔을 때 두려움이 생겨요. 또 누가 나한테 갑자기 달려와서 만지면 어떡하나.

◇ 김현정> 나를 만지면 어떡하나.

◆ 강형욱> 그래서 주변의 경계가 많아져요. 그래서 부탁하고 싶은 건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더라도 그냥 산책하고 있는 강아지를 보고 아는 척한다거나 달려간다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그런 행동을 안 해 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럼 그냥 예쁘다. 멀리서 예쁘다 정도 속으로 생각하시지.

◆ 강형욱> 엄지척.

◇ 김현정> 엄지척 정도. (웃음)

◆ 강형욱> 엄지척. 아니면 요즘에 있잖아요. 검지, 엄지 교차하는 거 이렇게.

◇ 김현정> 조그마한 하트 이런 거?

◆ 강형욱> 하트 이런 거 하나 딱 해 주시면 아마 강아지들이 모르겠지만 어떻게 다 알 수 있지 않을까.

◇ 김현정> 그거 괜찮네요. 돌고래 소리 금지.

◆ 강형욱> 강아지들이 너무 싫어해요.

◇ 김현정> 개들이 사랑의 소리라는 걸 이해하기는 어려운 거에요. 거기까지는.

◆ 강형욱> 사실 저도 가끔씩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막 저기서 소리지르면서 달려오시는 분들이 가끔 계세요. 가끔씩은 제 등을 이렇게 딱 때리시는 분들도 있어요.

◇ 김현정> 뒤에 와서 반갑다고. 아이고, 강형욱 씨 하면서.

◆ 강형욱> 식사하는데 어깨동무 하시고. 그러면 아직까지는 재미있는데 두리번거리게 돼요.

◇ 김현정> 아까 강형욱 씨 스튜디오로 입장하실 때 저희 제작진들이 돌고래 소리 냈죠. (웃음) 당황하셨겠네요.

◆ 강형욱> 정면에서 하면 괜찮아요. 그런데 뒤에서 갑자기. (웃음)

◇ 김현정> 듣고 보니 진짜 그러네요. 개들도 똑같은 거예요.

◆ 강형욱> 더해요, 더.

◇ 김현정> 더해요. 더 예민해요.

◆ 강형욱> 맞아요. 그리고 반려견들을 무서워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저는 그분들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돼요. 추억이 있었을 거예요. 개한테 물렸던 추억, 어떤 무례한 사람이 개를 풀어놔서 갑자기 나한테 달려왔던 기억. 그냥 모른 척하고 옆으로만 지나가 주시면 아마 그 강아지도 아주 좋은 거리, 안전한 거리 유지하고 잘 지나갈 수 있을 거예요.

분명 하고 싶은 말은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내가 이 공공의 공간, 공공의 장소에서 어느 정도의 매너를 보여줘야 되는지를 스스로 먼저 아는 게 저는 우선이라고 생각하고요. 만약에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들 또 지금까지 그런 걸로 인해서 많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던 분이 계시다면 제가 개통령은 아니지만 정말 대표로 사과하고 싶어요.

◇ 김현정> 개통령이 사과 기자회견까지.

◆ 강형욱> 내가 왜 이러지? 이러면 안 되는데... (웃음)

◇ 김현정> 그래요. 강형욱 훈련사와 얘기하다 보니까 개에 대해서 우리가 몰랐던 부분들 하나하나 알게 되는 이런 아주 유익함이 있습니다. 저희가 또 거리로 나가봤어요. 소소한 질문인 것 같지만 이거 정말 궁금했는데 답 듣기가 어려워요 하는 것들을 모아봤거든요. 들어보시죠.

(시민) 집에 동생 신생아가 생겼는데 우리 집 강아지랑 같이 키워도 될까 문제예요. 얌전해지면 좋겠어요. 강아지가 물까 봐요.

◇ 김현정> 그러네요. 개를 원래 키우고 있었는데 신생아가 생겼어요. 같이 키워도 됩니까? 이 질문을 저도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 강형욱> 맞아요, 저도 많이 들어요.

◇ 김현정> 아가씨 때부터 키우던 개인데 결혼을 한 거예요. 그래서 임신을 하고 고민하는 거예요. 이거 어떻게 해야 되나. 개를 다른 사람 줘야 되나. 어떻게 해야 돼요?

◆ 강형욱> 말도 안 돼요. 열 달 동안 엄마도 아이를 기다린 것처럼 강아지도 그 아이를 기다렸어요. 개들은 기본적으로 마음속에, 머릿속에 공동육아라고 하는 개념이 있어요.

◇ 김현정> 정말요?

◆ 강형욱> 그래서 들개 무리에서는 동시에 임신을 하고 동시에 출산을 하는데 한두 마리의 보모가 아이들, 강아지들을 관리하고요. 나머지 친구들은 사냥터에 나가죠. 그래서 같이 기다리고 내가 아기를 낳지도 않았는데 모유가 나와요.

◇ 김현정> 세상에.

◆ 강형욱> 아마 우리 산모보다 강아지들이 먼저 임신을 했다라는 걸 알았을 거예요. 임신 소식을 최초로 알고 있던 친구를 아기가 태어나면서 다른 곳으로 보낸다? 반려견 훈련사로서는 너무 슬픈 일이에요. 너무 기다렸을 거예요. 그런데 그 아이를 보지 못하게 되는 거죠. 거의.

◇ 김현정> 그런데 개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는데 엄마 입장에서는 털 빠지고 그다음에 몸에 있는 병균 같은 게 아이한테 옮을까 봐 그래서 걱정되는 거거든요. 그건 어떻게.

◆ 강형욱> 기본적으로 집안에서 키우는 개는 병균이 없어요.

◇ 김현정> 그래요?

◆ 강형욱> 그럼요. 병균이 없어요. 그러면 우리 이불에 다 있어야죠.

◇ 김현정> 몰랐네요, 저는. 생활균 정도?

◆ 강형욱> 이불에 균이 있다면 개한테도 있는 거예요. 한마디로 내 집안을 깨끗하게 하면 개한테도 균이 없어요.

◇ 김현정> 그런 거군요.

◆ 강형욱> 전혀 균이 없고 단지 이건 있어요. 그 신생아가 태어나면 강아지들이 그 아이를 보호하고 싶어해요. 그래서 강아지 나름대로의 보호 전략을 세워요.

◇ 김현정> 어떻게?

◆ 강형욱> 앞집에서 시끄러우면 앞집한테 뭐라고 그래요.

◇ 김현정> 짖어요? 우리 아기 자야 되는데 조용히 하라고.

◆ 강형욱> 자기가 조금 더 예민해져요. 왜냐하면 나는 이 아이를 지켜야 되니까. 공동육아니까.

◇ 김현정> 그럼 앞집하고 트러블이 생길 수 있겠군요. 그런 게 문제군요.

◆ 강형욱> 그래서 강아지가 조금 더 예민해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우리 강아지들하고 약속을 했어요. 항상 같이 자거든요, 우리는. 그런데 약속했어요. 우리 아이가 100일 될 때까지는 안방에서는 자지 말자. 그리고 100일 됐을 때 그때부터 안방에서 같이 자자. 우리 모두가 손꼽아 100일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네요. 개들은 어떻게 보면 엄마보다 더 모성 본능을 가지고 지킬 수 있다는 점. 그러니까 굳이 떼어내려고 안 해도 된다. 다만 청결한 건 신경 써야 되는 건 사실인 거죠.

◆ 강형욱> 그럼요. 산책 갔다 오면 다리 조금 닦을 수 있고 빗질도 해 주고 미용도 하고. 그 정도면. 우리 강아지가 더럽다고 생각하는 건 우리 아기 이불이 더러운 거예요.

◇ 김현정> 그래요. 그게 정 자신이 없는 분이라면 그때는?

◆ 강형욱> 그때는 우리 강아지가 알고 있는 시댁이라든지 아니면 친정이라든지 그런 데로 살짝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해요. 저는 그래서 이제 아이가 태어난 집에는 100일까지는 우리 주변에 있는 지인에게 강아지를 맡기면 어떨까요? 라고 오히려 추천해요.

◇ 김현정> 괜찮네요, 그 방법.

◆ 강형욱> 왜냐하면 저도 아기를 키워보니까 완전 초짜예요.

◇ 김현정> 당연하죠.

◆ 강형욱> 완전 모르겠어요.

◇ 김현정> 아무리 견통령이어도 방법 없을 걸요.

◆ 강형욱> 아무것도 안 되겠어요. 그래서 아기한테 온 집중을 해야 되는데 강아지한테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안 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 강형욱> 그때는 강아지도 잠깐 우리 엄마한테 맡기면 좋을 거예요.

◇ 김현정> 그래요. 두 번째 질문 가죠.

(시민) 사실 제가 푸들을 한 마리 키우고 있는데 저랑 같이 산 지 한 12년 정도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친구가 살 날이 얼마 안 남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이제 마음의 준비를 해야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를 하면 좋을지 그리고 이 친구가 떠났을 때 제가 그 고통을 어떻게 이겨내면 좋을지 그런 거에 대한 조언을 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이 남성분 울먹울먹 하세요. 이제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되는, 이 반려견을 떠나보내야 하는 정도 상황이 됐는데 어떻게 이걸. 이건 안 키우시는 분들은 반려견과 생활 안 해 보신 분들은 절대 이해 못할 감정이잖아요.

◆ 강형욱> 한두 달 전에 제가 키우는 다올이가 수술을 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 손이 굉장히 떨리고 그랬어요. 지금도 아프고 매일매일 주사를 맞아요.

음, 우리 용기 내요. 저는 만약에 우리 다올이가 가면 그냥 슬퍼할 것 같아요. 내가 못해줬던 거 생각할 거고 잘해줬던 거 기억할 거고 단지 내 바람이 있다면 이 친구가 가면서 당신의 반려견이어서 좋았었네라는 말만 하고 갔으면 좋겠어요. 힘내세요. 저도 미안해요, 몰라요. 저도 도와주세요. 모르겠어요.

◇ 김현정> 슬픔의 정도가 이렇다는 거. 이거 하나만큼은 분명합니다. 이 정도의 슬픔이라는 거를 주변에서 좀 알았으면 좋겠어요. 강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람 얘기 들으면 위로해 줬으면 좋겠다. 저는 이 얘기를 드리고 싶고요.

얼마 전에 이런 일이 있었어요. 키우던 개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쓰레기 더미 속에 버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거를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해서 열어보니 깜짝 놀랐다는 거 아닙니까. 결국은 그 주인 찾았어요. 어떤 할아버지셨어요. 이 할아버지가 차마 개가 죽는 모습을 볼 수가 없어서 그냥 버렸다. 이게 지금 말이 되는 건지 안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마는.

◆ 강형욱> 너무 슬픈 일이에요. 말도 안 돼요. 이렇게 오랫동안 키운 강아지를 쓰레기봉투에 버렸다는 것. 그다음에 죽는 모습을 보기 싫었다라는 것. 그래서 죽기 직전에 친구를 봉투에 버렸다는 것. 저는 한편으로 생각하고 싶어요. 어쩌면 그분도 그러한 인생을 살았을 거예요. 인간은 기본적으로 나보다 약하고 나보다 피해를 많이 보고 있는 사람을 찾고 싶어 해요. 왜냐하면 그게 인간이에요. 우리는 간사하거든요. 그런데 그 대상이 동물이라는 건 우리 인간이 행복하지 않고 안타깝게 살고 있다라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첫 번째 그 반려견이 얼마나 슬펐을까. 두 번째 그 할아버지는 어떻게 살았을까. 그거에 대한 걱정과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저는 이거에 대한 처벌과 비난을 할 것이 아니라 그분하고 이야기를 먼저 하고 그분이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돌아봐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많은 반려인들도 조금 마음을 가라앉히고 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돌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그분을 위로하고 싶어요.

◇ 김현정> 들으면서 또 좀 울컥하네요. 그래요. 생명에 대한 얘기를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겁니다. 소소한 질문들도 좀 눈에 띄는데요. 저는 이거 보여요. 지금 고향 가는 고속도로에서 듣고 계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놀러가는 고속도로에 계시는 분들도 계실 테고. 그런데.

◆ 강형욱> 엄청 막히겠다. (웃음)

◇ 김현정> 이 시간이면 막힐 때죠, 벌써. 앞차에서 개가 창문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구경을 하고 있습니다. 이거 위험한 거 아닌가요. 저도 가끔 이런 장면 목격하거든요.

◆ 강형욱> 저 이거 아내하고 싸워요.

◇ 김현정> 그래요?

◆ 강형욱> 우리 강아지 첼시가 이걸 좋아하는데 제 아내는 한 번 해 주고 싶어 하는데 저는 위험해서 안 된다라고 해서 절대 못하게 하고 제 아내는 해 주면 안 되냐 그래서 저도 싸우는데 지금은 제 인터뷰니까 안 된다고 할 거예요. (웃음)

◇ 김현정> 이거는 개한테도 위험하고. 뛰쳐나갈 수가 있잖아요.

◆ 강형욱> 그럼요. 너무너무 위험해요.

◇ 김현정> 그럴 경우에는 뒤차도 불안불안해요, 운전할 때. 어떻게 될까 봐.

◆ 강형욱> 이게 2차 사고도 날 수가 있는 게 강아지가 뛰쳐나가면 뒤에 있는 사람은 놀라서 급브레이크나 오른쪽, 왼쪽으로 급하게 꺾을 텐데 너무 위험할 수 있어요.

◇ 김현정> 절대 여러분 안 됩니다. 고개만 조금 내밀게요 이것도 안 됩니다.

◆ 강형욱> 조심하셔야 됩니다.

◇ 김현정> 안 되고요. 또 하나 연휴만 되면 항상 발생하는 문제. 유기견 문제. 고향 가다가 버리고 가요, 개를. 이 얘기 꼭 나오잖아요. 이분들에게 따끔하게 개통령이 한마디 하시죠.

◆ 강형욱> 지구에서 살면 안 되는 사람들이에요.

◇ 김현정> 진짜 그래요. 기본이 안 된 거예요.

◆ 강형욱> 그런데 재미있는 게 있어요. 이들을 유기견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예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버려진 개 유기견 아니에요?

◆ 강형욱> 어떤 말이냐면 저는 예전에 공장단지 안에 주택에 산 적이 있어요. 그런데 추석이 가까워지니까 공장이 쉬잖아요. 거기에서 키우는 개들을 관리할 사람이 없어지죠. 그러면 알아서 먹이 찾으라고 풀어놓고 연휴를 떠나요. 사실은 연휴 때 유기견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내가 없는 동안 물이라도 먹어라, 밥이라도 알아서 쓰레기 뒤져서 먹으라고 해서 줄을 풀어놓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요. 우리는 그들을 유기견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고 누구의 가족이 되어본 적도 없을 거예요.

◇ 김현정> 애초에.

◆ 강형욱> 그렇기 때문에 저는 유기견이 아니라 그냥 방치견이라고 생각을 하고 개를 방치하는 사람들을 따끔하게 혼내고 이 사람들은 한 1990만 원 정도로 벌금을 물어야 돼요.

◇ 김현정> 저는 2990만 원 하겠습니다.

◆ 강형욱> 그건 너무한 것 같아요. 1990만 원이 딱 적당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기준이 애매하시네요. 우리 개통령님. 하여튼 지구를 떠나거라. 이렇게 비상식적인 건 그렇죠. 우리 항상 얘기하잖아요. 개를 사랑하는 사람이 인간도 사랑하는 거고 인간 사랑하는 사람이 동물도 사랑하는 거예요. 똑같은 다 통하는 거예요. 그 부분 굉장히 중요하다는 거 다시 한 번 방점 찍으면서 1990만 원으로 합의? (우음)

◆ 강형욱> (웃음) 네, 하겠습니다.

◇ 김현정> 설날 설 연휴 아침에 함께했습니다. 견통령,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씨와 함께한 시간, 여러분 어떠셨어요. 개에 대한 얘기를 오늘 주로 했습니다마는 결국 개에 대한 얘기가 동물에 대한 얘기가 우리 인간에 대한 얘기입니다. 공존에 대한 얘기입니다.

◆ 강형욱> 맞습니다.

◇ 김현정> 오늘 아침에 그 부분을 다시 한 번 곰곰이 떠올려보는 아주 귀중한 시간이었고요. 우리 청취자들께 끝으로 설 인사 한 말씀 하시죠.

◆ 강형욱>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이제 정말 무술년 황금개띠의 해가 시작이 됐다고 합니다. 한 해 계획했던 모든 일을 이루셨으면 좋겠고 분명히 지금 반려인들은 강아지하고 같이 가거나 아니면 강아지를 안전한 곳에 두고 갈 거예요. 그 강아지들도 분명히 좋은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많은 관심과 성원과 응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한 해 이루고자 했던 일들 모두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우리 강형욱 씨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 강형욱>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김현정> 작년보다 더 바빠지시면 좀 곤란한데. 정말 바쁘시거든요.

◆ 강형욱> 육아휴직을 받고 싶어요.

◇ 김현정> 개들도 행복하고 인간도 행복한 올해가 되기를 바라면서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강형욱>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씨였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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