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내가 뛴다"…온라인서 '올림픽 대동여지도' 만드는 1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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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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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지도서 '장소추가 6곳, 정보수정 229건' 맹활약

윤모 군이 바꾼 구글 맵스 정보들. (사진=윤모 군 제공)

 

2018 평창올림픽을 맞아 잘못된 구글 지도(맵스) 정보를 수정하며 '올림픽 대동여지도'를 만드는 '소년 김정호'가 화제다. 수줍게 올린 '인증' 글이 온라인상에 알려지며 댓글만 수백 개가 달렸다.

윤모(16) 군은 지난 겨울 다녀온 해외여행에서 구글 맵스 덕을 톡톡히 봤다. 처음 가보는 곳이 많았지만 스마트폰으로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평창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난 1월 초순. 윤 군은 우리나라를 찾을 '외국인의 마음'으로 다시 한 번 구글 맵스에 접속했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윤 군에 따르면 당시 강릉 종합운동장(올림픽 파크)은 중국어로 표기가 돼 있었다. 그는 "수십 번을 시도한 끝에 올림픽을 3주 남기고 '강릉 종합운동장'으로 겨우 바꿨다"며 "찾아보니 그 외에도 문제가 있는 곳이 많아 폐인처럼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른 사람이 알아주는 것도 아니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걸 보며 재미를 느낀다. 한 달만에 정보 수정은 229건 째, '장소 추가'만 해도 벌써 6곳이다. 경력이 쌓이다 보니 노하우도 생겼다.

윤 군은 "먼저 평창 올림픽 전용 아이디로 구글 맵스에 정보를 입력하고, 다른 계정 세 개를 동원해 '수정 확인하기'를 추가로 누른다"며 "한 계정으로만 하면 구글에서 반영을 안 해줄 때도 있어서 나름대로 방법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올림픽의 관문 격인 진부역과 강릉역 등 KTX역조차 등록이 안 돼 있었다. 윤 군은 기차역을 등록하는 게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윤 군은 "'기차역' 등 교통시설 카테고리는 구글에서 직접 등록해야 해서 할 수 없이 '철도 서비스'나 '한국철도공사'로 등록했다"며 "최근까지도 리뷰가 많이 올라오고, 가끔 외국인이 올린 글도 남겨진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선수촌과 강릉 올림픽선수촌을 등록한 것도 윤 군의 솜씨다. 주요 시설조차 등록되지 않는 상황에 그는 '답답하다'며 조직위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했다.

윤 군은 "올림픽이 전국체전도 아니고, 국제행사라면 이런 건 마땅히 조직위원회에서 해야 할 일 아니냐"며 "인터넷에 글을 올린 것도 조직위에 이 말을 하고 싶어서였다"고 꼬집었다.

올림픽 성공 개최의 열망도 전했다. 윤 군은 "대회는 이미 시작됐고, 기본적인 준비 부족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며 "이제라도 국민의 의견을 잘 수렴해서 조직위가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끝마쳤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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