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남북 '평창 모멘텀' 불씨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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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태극기가 게양되는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은 한반도 데탕트 실현의 기대감을 높이는 전기가 됐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2박 3일이었지만 가히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으로 불릴 만한 성과를 낳았다.

무엇보다 분단 이후 처음인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과 최고지도자 직계 가족의 방남이 이를 상징한다.

또한 북한의 파격적인 남북정상회담 제안과 이에 화답하는 우리의 진정성 있는 소통 노력은 한반도 평화정착의 신호탄이 됐다는 평가다.

이는 10년 가깝게 단절됐던 남북 소통채널의 복원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사흘 동안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다섯 번,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네 차례 만나며 진심을 다해 대화했다.

故 신영복 선생이 쓴 '통할 통(通)'字의 시화와 이철수 선생의 한반도 판화 작품을 배경으로 한 문 대통령과 북한 대표단의 기념사진은 통일의 염원과 소망을 담은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에 맞춰 이뤄진 남북 관계 개선의 새로운 모멘텀은 사실 이제부터가 중요한 시작이다. 남북 양측이 보폭을 맞춰가며 소통의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다.

물론 남북정상회담을 얘기하기까지에는 넘어야 할 산이 한 두 개가 아니다. 그 가운데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는 선결요건이다.

북미대화는 현재 진행 중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한미연합 군사 훈련의 재개 여부 등과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그런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귀국길 전용기 안에서 워싱턴포스트와 가진 인터뷰 내용이 관심을 끌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행사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아 외교적 결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로 나아가지 않는 한 압박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점을 전제로 북한과 대화할 준비도 돼 있다며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두 차례 대화를 통해 대북 최대 압박과 외교적 관여를 병행하는 조건에 합의했다고 밝힌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이 먼저 대북 포용에 나서고 곧 미국도 뒤따를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미 양국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일단은 우리가 한반도 운전석에 앉아 북한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내는 설득 노력에 방점이 찍힌 대북 협상 전략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조만간 대북 특사 파견이나 남북 고위급 소통 채널이 다시 가동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번에 남한을 찾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 일각의 곱지 않은 시선과 색깔론은 안타까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빨갱이 운운하며 인공기를 불태우는 보수단체들의 과격한 행동, 남북정상회담을 이적행위로 몰아가는 보수야당의 섣부른 공세는 한반도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평창(平昌)'의 지명은 '평화로 번창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평창을 계기로 만난 남과 북이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남북(南北) 대화, 남남(南南) 소통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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