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땅·하늘·바닷길 다 열렸다…"민족 혈맥 계속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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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교류협력 있어야 남북 관계개선"

현송원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본진을 태운 만경봉 92호가 6일 오후 강원도 동해 묵호항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본진이 6일 오후 5시쯤 만경봉 92호를 타고 동해 묵호항에 도착했다.

이에 따라 일시적이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그동안 끊겼던 남북 간 육로와 해로, 항로가 모두 열리는 순간을 맞았다.

만경봉 92호는 이날 새벽 원산항을 출발해 역 'ㄷ자' 항로로 운항하면서 오전 9시 50분쯤 동해 해상경계선을 통과했다.

2010년 천안함 피격 이후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을 불허한다'는 5·24조치에 따라 꽉막혔던 남북간 바닷길이 잠시나마 열린 것이다.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만경봉 92호 입항을 '5.24 조치'의 예외로 적용하기로 했다"는 정부의 전향적인 조치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2014년 11월 남·북·러 물류 협력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시범 사업으로 중국 화물선이 러시아산 석탄을 싣고 북한 나진항을 출발해 포항에 도착한 적은 있지만 만경봉 92호는 북한 선적 선박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이에 앞서 남북간 하늘길도 다시 열렸었다.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북측 선수단이 지난 1일 오후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방남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 열린 스키 공동훈련에 참가한 선수 등 우리 대표단은 지난달 31일 양양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 전세기를 타고 출발해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했다.

2015년 10월 남북노동자축구대회 참가자들이 김포공항에서 평양 순안공항까지 서해 직항로를 이용한 이후 막혔던 하늘길이 2년 3개월 만에 다시 열렸다.

특히 우리 국적기가 동해 직항로를 거쳐 갈마비행장까지 처음으로 운항하는 기록도 남겼다.

남북한 교류의 상징이었던 경의선과 동해선 육로도 다시 문을 열었다.

북한 예술단 선발대는 지난 5일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방남했고, 북한 민족올림픽위원회 관계자와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 등 280명도 7일 경의선 육로로 내려온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등의 일정과 숙소 등을 미리 점검하기 위한 북측 선발대와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도 방남 경로로 경의선 육로를 이용했다.

북한 예술단 선발대 23명이 탄 차량이 경의선 육로를 통해 지난 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우리측 방북단은 동쪽 길을 이용하면서 경의선과 함께 동해선 육로도 열렸다.

지난달 23일 금강산 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현장을 답사하기 위한 우리측 선발대는 동해선 육로를 통해 금강산 지역으로 올라갔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끊겼다가 2015년 10월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행사로 잠시 열린 지 2년 3개월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일각에서는 북한에 너무 많이 열어주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지만 남북간에 자주 왔다 갔다 해야 변화가 생기고, 그 속에서 관계개선이나 비핵화 논의의 길이 열리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즈음해 일시적이지만 땅길과 하늘길, 바닷길이 다 열렸다”며 “이는 끊어졌던 민족의 혈맥을 다시 잇는다는 의미가 있고, 나아가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 조성의 토대가 마련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만경봉 92호의 입항을 전향적으로 허용하고 동해안 항로를 다신 연 정부의 선택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우리의 5.24 조치를 포함한 대북 독자제재 완화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하고 이를 통해 미국과 접촉하겠다 담판하겠다는 전략적인 목표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땅길과 바닷길, 공중길이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는 남북간 대화와 교류협력이 어렵고, 교류협력이 되지 않는다면 관계개선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존중하되 또다른 한편으로는 대화와 교류는 남북관계를 진전시켜 북한의 비핵화도 이끌고 한반도 평화 토대를 구축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미국이나 반대 여론을 더 설득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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