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정현, 떡잎부터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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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 보는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

(사진=호주오픈 공식 홈페이지 캡처)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와 2018 호주오픈 결승 티켓을 놓고 승부를 준비 중인 한국의 '테니스 간판' 정현.

26일 현재 전 세계인이 황제와 루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오후 5시 30분(한국시각)을 기다리고 있다.

정현 덕분에 테니스의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테니스 강좌와 동호회는 신입 회원의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덕분에 국내에선는 상대적으로 비인기 종목이었던 테니스가 붐을 맞이했다.

기사 작성 건수만 보더라도 테니스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테니스' 키워드로 관련 기사를 검색해보면 2017년 한 해 동안 총 2만 8482건의 뉴스가 보도됐다. 편차는 있지만 월간 평균 2400건 수준이다.

 


호주오픈에서 정현이 본선 무대에 오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2018년 1월 16일 정현이 호주오픈에서 1회전을 통과하자 기사 건수가 200건 이상으로 갑자기 늘었다. 이후 22일 600건을 넘어 4강 진출을 확정한 날에는 하루 1900건까지 작성됐다. 1월 25일까지 작성된 기사는 6641건으로 2017년 작성된 기사 건수의 1/4에 달했다.

정현이 '테니스' 키워드 관련 기사를 이끄는 셈이다. 정현 효과 덕분에 그동안 잘 알려졌지 않는 테니스가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실 정현은 테니스계에서 오래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선수였다.

1996년생인 정현은 테니스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라켓을 잡았다. 세 살 터울인 친형 정홍 역시 아버지를 따라 먼저 테니스를 시작했다.

정현이라는 이름이 처음으로 네이버 뉴스 검색에 등장한 시점은 2006년 10월이었다.

당시 정현은 2006 횡성군수배 전국주니어테니스대회에서 남자 10세부 준결승에 올라 뉴스에 보도됐다. 이를 시작으로 정현이란 이름은 본격적으로 언론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진=네이버 캡처)

 


정현의 테니스 인생을 바꿔놓은 결정적인 계기 중 하나는 바로 유학이었다.

정현은 2008년 12월 24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오렌지볼 테니스대회에서 남자 12부에 출전에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정현은 초등학교 6학년 학생으로 한국선수로는 10년 만에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정현과 정홍 형제는 테스트를 받고 IMG(인터내셔널 매니지먼트 그룹)로부터 후원을 받아 2009년부터 미국으로 테니스 유학길에 오르게 됐다. 5년간 전액 장학금과 기숙사를 제공 받는 조건으로 오로지 테니스 유학에만 집중할 좋은 기회였다. 정현의 유창한 영어 인터뷰 실력도 유학에서부터 시작된 셈이다.

2009년 6월 16일 조이뉴스 24에서 보도한 정현 선수 유학 기사(사진=네이버 캡처)

 


이후 '테니스 신동' 중학생 정현은 각종 대회를 휩쓸고 다녔다. 2010년 3월 아시안테니스선수권(U-14) 남자 복식에서 우승했고 2011년에는 대한테니스협회 청소년 대표팀 선수로 선발됐다.

2012년 정현은 아버지가 감독을 맡은 삼일공고로 진학했다. 이후 세계 주니어랭킹은 21위인 정현과 함께 삼일공고는 전국 테니스대회 우승 트로피를 독식하기 시작했다.

2011년 6월 17일 정현 테니스협회 청소년 태표팀 선발 연합뉴스 보도. (사진=네이버 캡처)

 


2013년 5월 정현은 국제테니스연맹(ITF) 남자 퓨처스 2차 대회 단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7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윔블던 테니스대회 주니어부분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을 따냈다.

2014년 고3인 정현은 US오픈을 시작으로 성인 메이저 대회에 첫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정현은 이제 한국 테니스의 '신동'이 아닌 '희망'으로 바뀌다. 그해 정현은 국내 남자 최연소로 챌린저급 단식 대회를 제패했다.

그리고 2014년 9월. 정현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 결승전에서 임용규 선수와 금메달을 획득했고 스포츠선수의 아킬레스건인 병역 문제를 단숨에 해결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정현. (사진=네이버 캡처)

 


2015년 정현은 한국 테니스계 전설 이형택 선수 이후 처음으로 ATP 투어에서 승리를 따냈고 이형택 이후 처음으로 세계랭킹 100위권 안인 88위에 안착했다. 그해 정현은 윔블던 테니스가 뽑은 유망주 '뉴 키즈 온 더 블록'에 선정 됐다.

한국 테니스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는 성인이 되면서부터 급격히 떨어지는 실력이었다. 하지만 정현은 달랐다. 성인이 된 정현은 이제 한국 남자 테니스의 '간판'으로 불리며 나날이 향상된 기량을 보여줬다.

그러던 2017년. 정현은 바르셀로나오픈에서 처음으로 세계 테니스 최강자인 나달 선수와 경기를 펼쳤고 이후 11월인 파리마스터스 단식 대회에서 또 한 번 나달 선수와 경기를 했다. 두 경기 모두 패했지만 정현에게는 세계 최정상급 경기를 익히는 좋은 경험이 됐다.

2017년 두 번의 대호이ㅔ서 나달에게 패한 뉴스1 정현 기사. (사진=네이버 캡처)

 


나달과 경기 이후 곧바로 정현은 대형 사고를 쳤다.

정현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형택 선수 이후 14년 10개월 만에 ATP 투어 대회 우승이었다.

이때부터 테니스를 잘 모르던 대중들도 정현의 이름을 듣기 시작했다.

2017년 11월 12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대회에서 우승한 정현. (사진=네이버 캡처)

 


그리고 2018년 1월. 정현은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 출전했다.

평소 노박 조코비치를 롤모델로 삼던 정현은 16강에서 자신의 롤모델에게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조코비치는 인터뷰에서 "벽과 싸우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하며 정현 선수의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정현은 8강전에서 샌드그렌 승리했고 4강 진출이라는 한국 테니스계의 새 역사를 기록했다. 전 세계의 눈도 정현의 라켓을 향하고 있다.

이제 정현의 '테니스의 황제' 페데러와 건곤일척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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