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DJ와 盧에 '빨갱이' 의심도…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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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종북' 좀 벗어나길.. 그건 보수가 아닙니다"

- 2012년 국정원 댓글 사건 보며 '경찰 왜 이리 소극적인가' 생각
- 대선 일주일 남은 상황, 야당의 흑색선전일 수 있다 생각도
- '경찰 대응 잘못' 지적하자 회유에 협박까지
- '하드서 댓글 흔적 발견 못해'.. 실적 없다는 수사 발표도 있나?
- '저는 완전 꼴통 보수 출신이에요'
- 초심 기록하고 변하지 말자는 생각에 책 집필
- 좌고우면 않고 '쉬운 길, 편한 길' 보지 않겠다
- 제 이야기를 부정화하기 위한 방법, '종북론'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 종북 이미지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깨달아..'DJ와 盧에 죄송했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1월 23일 (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표창원 의원(더불어민주당)

◇ 정관용>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거졌던 국정원 댓글 사건. 현재 검찰의 재수사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아직도 끝난 게 아닙니다. 참 벌써 세월이 오래 흐르기는 흘렀네요. 바로 이 사건 누구보다 하실 말씀이 많은 분이 바로 이분이 아닐까 싶어요.

당시 경찰은 즉각적으로 그 오피스텔에 진입해야 된다, 조사해야 된다 이렇게 목소리를 내면서 급기야 경찰대학교 교수직을 내려놓았던 분이 있죠. 지금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그 주인공인데요. 바로 그 시점부터 정치인이 된 이후까지 자신의 삶을 담아서 책을 펴냈네요. 제목이 ‘표창원의 정면돌파’입니다. 그래서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표창원>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게 2012년 12월이었죠, 그때가.

◆ 표창원> 12월 11일날부터 불거지기 시작했죠.

◇ 정관용> 그러니까 5년하고 지금 몇 개월 흐른 건데, 그렇죠?

◆ 표창원> 그렇습니다.

◇ 정관용> 정말 무슨 쏜 화살처럼 빨리 지나가버린 세월 아닙니까? 특히 표창원 의원한테는.

◆ 표창원> 저한테는 엊그제 같은 상황이거든요. 여전히 현재진행형 같고요. 그런데 벌써 5년이 넘게 흘렀다는 게 참 한편으로 믿기지 않습니다.

◇ 정관용> 많은 분들 아마 맞아, 그랬었지 이렇게 지금 방송 들으면서 생각하실 것 같은데 바로 그 시점, 그때 경찰대학교 현직 교수였잖아요.

◆ 표창원> 그랬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리고 경찰관 출신이었고.

◆ 표창원> 그렇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정관용> 그렇죠? 그런데 이 뉴스, 즉 모 오피스텔 앞에 민주당 당직자들이 가 있고 그 안에는 모 여직원이 문을 걸어 잠그고 있고 이런 게 막 보도가 나왔을 때잖아요.

◆ 표창원> 그렇습니다. 그 당시에 사실 그런 자세한 이야기는 제가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였고요. 전혀 저는 정치에 관심이 없던 경찰대 교수, 범죄 문제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제가 언론 기고문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에서 서치를 하는데 인터넷 기사로 딱 뜬 거예요.

그런데 사진 한 장과 함께 ‘문 좀 열어주세요’ 이런 밑에 제목이 달려 있었고요. 이게 뭔가 하고 봤더니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오피스텔 문 앞에서 이렇게 기울이는 듯한 모습에 문을 열어주세요,

왜 이러고 있을까라고 들여다봤더니 말씀하신 것처럼 국가정보원 직원이 선거개입 활동하고 있는 것을 신고를 받았는데 안에서 문을 안 열어주고 있다. 그런데 경찰은 들어가지도 못하고 문을 열어달라고 하고 있다. 그걸 딱 접하는 순간 저는 두 가지 생각이 떠오른 거죠. 하나는 이거 그냥 범죄 사건인데 경찰이 뭐 이렇게 소극적이야, 라는 생각이고요.

◇ 정관용>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왜 이렇게 소극적이야.

◆ 표창원> 그다음에 두 번째로는 과거의 권력형 범죄 사건들, 중앙정보부, 안전기획부 이렇게 이어져 오던 장세동, 수지 김 사건 이런 것들이 떠오르면서 혹시 또 이번에 이런 일이 또 생긴 건가라는 그런 의문이 든 거죠. 그래서 그 반면에는 과거에 조작사건들이 있었잖아요.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의혹, 김대업 사건 이런 것들이 떠오르고 해서 둘 중에 한쪽은 큰 문제다, 이거.

◇ 정관용> 어느 쪽이든.

◆ 표창원> 어느 쪽이든. 야당이 허위사실을 또 내세워서 일주일밖에 안 남은 대선을 흑색선전으로 흐려버리고 자기들에게 불리한 전세를 뒤집으려고 하는 건가 아니면 정말 이게 있어서는 안 될 워터게이트 이상의 여론조작이 또 일어나는 건가. 그래서 경찰이 이러고 있으면 안 된다 바로 들어가서 증거 확보하고 진위를 밝혀서 어느 쪽이든 문제가 있는 쪽이 어느 쪽인지 밝혀내야 한다 이런 생각을 가졌던 거죠.

◇ 정관용> 그냥 경찰 교과서적인 대응이죠, 그게.

◆ 표창원> 그렇습니다.

◇ 정관용> 경찰대학에서 배우시던.

◆ 표창원> 네. 그리고 제가 학생들에게 가르치던. 제가 가르쳤던 학생들이 현장에 나가 있는 상태고요. 그리고 더더군다나 지금도 그렇지만 경찰이 70년 넘게 검찰로부터 독립하는, 수사권의 독립을 꿈꾸고 있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국민들의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이라든지.

그런 신뢰를 얻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해 왔는데 지금 또 이 사건 하나 때문에 약한 모습을 권력 앞에서 보인다면 국민들께서 수사권 주겠느냐는 생각이 더 강하게 떠오른 거죠. 과감하게 들어가서 경찰이 좌고우면 하지 않고 권력 눈치 안 보고, 야당 눈치 안 보고 진실을 밝힌다 이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는 그런 생각이 대단히 강하게 들었었던 거죠.

◇ 정관용> 그 야당의 일종의 흑색선전일 수 있다는 생각도 하셨군요.

◆ 표창원> 그럼요.

◇ 정관용> 그러니까 양쪽 어느 쪽이든 밝힐 건 경찰이다.

◆ 표창원>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그런 입장을 어디다 어떻게 공개적으로 표명하신 거예요?

◆ 표창원> 그 당시에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고 SNS,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이제 바로 그냥 올렸죠, 제 생각을 있는 그대로. 그때는 사실은 제가 그렇게 엄청난 파장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예상도 짐작도 못했습니다.

그냥 우리 경찰 관계자 저랑 아는 친구 맺어져 있는 지인들이 보고 경찰 수뇌부나 혹은 수서경찰서나 이렇게 연락이 가서 뭔가 상황 변화를 하도록 조치를 취하겠지. 이런 기대 하에 그런 글을 올렸거든요. 왜냐하면 그 당시에 제가 직접 지인이 만약에 그 사진에 찍혔거나 수서경찰서에 있다고 알았다면 지인한테 바로 연락을 했을 거예요.

◇ 정관용> 전화를 하고.

◆ 표창원> 전화를 하든지. 그런데 그렇게 확인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서 사진에 나온 사람은 낯선 사람이고 이래서 그냥 SNS에 올렸거든요, 원칙이고. 그런데 뭐 그 이후에 엄청난 비판, 비난, 경찰대학 교수가 왜 정치적인 중립을 어기고 정치적 발언을 하느냐, 이렇게 되면서 사태가 상당히 커져버렸던 거죠.

◇ 정관용> 정치적 중립을 어겼다라고 공격받았죠?

◆ 표창원> 네.

◇ 정관용> 주로 어디서 공격을 했나요?

◆ 표창원> 누군지는 모르죠. 그런데 인터넷상에 제 블로그 그다음에 트위터, 페이스북에 엄청난 전혀 낯선 그런 거의 똑같은 유형의 이야기들, 논리들 이런 것들이 계속 쏟아져 들어오니까 상당히 저는 깜짝 놀랐고 왜 이러지라는 생각에. 그리고 일일이 저는 그 당시에는 답변을 해 드렸었거든요.

◇ 정관용> 참 순진하셨었네. (웃음)

◆ 표창원> 그리고 그전에 제가 워낙 ‘그것이 알고싶다’나 범죄 프로그램에 나오고 하니까 문의들이 많이 SNS에 올라왔어요, 범죄와 관련돼서. 그러면 제가 주로 웬만하면 답변을 다 드리고 그랬었기 때문에 그런데 수십, 수백 건에 대해서 계속 답변을 하는데 똑같은 질문이나 항의, 비난이 또 오고 또 오니까 너무 힘든 그런 상태였었던 거죠.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사진=시사자키)

 

◇ 정관용> 경찰대학 측에서도 혹시 무슨 얘기를 하던가요?

◆ 표창원> 초반에는 이제 그날 밤 12월 11일날 오후부터 밤까지 사이니까 그때는 경찰대학 관계자나 경찰청 고위관계자들이 정확하게 알지 못하던 상태였고요. 파장이 커져서 그다음 날 막 언론 보도가 되고 심각하게 막 인터넷상에서도 말이 돌고 정보과에서도 보고가 갔겠죠? 그다음부터 여러 지인들, 경찰 내 지인들로부터 연락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회유성 연락인 거죠.

◇ 정관용> 회유?

◆ 표창원> 네.

◇ 정관용> 어떻게 하라고요?

◆ 표창원> 그러니까 조금 논란에 휩싸이신 것 같다. 그러니까 그 부분은 좀 빠지시는 게 좋지 않겠느냐.

◇ 정관용> 조용히 있어라, 그냥?

◆ 표창원> 그런 거죠. 주로 저와 직접적 관계가 있고 잘 아는. 그런데 위치나 지위로 봐서는 사적인 연락이기보다는 공적인 연락으로 짐작되는 이런 분들로부터 연락이 꽤 많이 왔죠.

◇ 정관용> 조용히 있어라.

◆ 표창원> 네.

◇ 정관용> 그런데 조용히 안 있었던 거죠.

◆ 표창원> (웃음) 네. 그런 부분들이 저는 좀 불쾌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제가 이런 걸 감당 못할 사람도 아니고. 그리고 제가 오히려 경찰관들을 가르치는 교수인데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 이런 데에 대한 반발감도 있었고. 그리고 그 사안이 또 저에게 갑자기 그런 비난이나 공격을 많이 하시다 보니까 이거는 그냥 물러서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건 진위를 가려서 이런 잘못된 대응들, 한 사람에 대해서 물리적 공격을 강하게 가해서 여러 명이 집단적으로 그 의견 자체, 표현의 자유 자체를 억누르겠다 이거는 안 되겠다는 생각 때문에 그다음부터는 제가 전화를 안 받기 시작을 했습니다. 누구한테 연락이 와도 연락을 안 받고 계속해서 제 글을 올렸었죠.

◇ 정관용> 그리고 경찰대 교수직은 스스로 그만두신 겁니까, 퇴직당한 겁니까?

◆ 표창원> 스스로 그만뒀습니다.

◇ 정관용> 나가라고 하는 사람 없었어요?

◆ 표창원> 없었습니다. 오히려 사표를 쓰지 못하게 하려고 했죠.

◇ 정관용> 왜요?

◆ 표창원> 사표를 쓰면 파장이 커지니까.

◇ 정관용> 더 커지니까?

◆ 표창원> 그냥 그대로 직을 유지한 채 이제까지 그런 글을 올린 것들을 사과한다든지 혹은 그냥 중단하고 그만둬서 이 파장이 커지지 않도록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주로 저한테 연락을 해 오는 그런 내용들로 봐서는.

그래서 제가 사직을 하겠다고 했을 때 오히려 사직을 말리려고 대단히 좀 무리할 정도의. 후배가 저한테 찾아와서 저를 위하는 듯이 막 계속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 형도 육사를 졸업하고 저와 비슷한 상황에서 이런 문제제기를 하고 사직을 했는데 그 이후에 먹고살 길이 없어서 대단히 힘들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그런 것들을 제가, 알겠는데 나는 전혀 거기에 개의치 않을 테니까 사표 쓰겠다고 했더니 갑자기 돌변을 하면서 다음에 어디선가 나랑 마주치면 가만 안 둘 줄 알아라, 후배가. 그런 협박까지, 협박도 하고. 일선에 나가 있는 경찰관인 제자가 부끄럽다, 너한테 배운 게 부끄럽다 이런 식의 글을 보내기도 하고 그런 상황이었죠.

◇ 정관용> 학생운동권 출신도 아니시고.

◆ 표창원> 전혀 아니죠. 그 반대편에 있었죠.

◇ 정관용> 경찰대학을 나오시고. 경찰대학 졸업해서 경위 계급장 달고 데모 막는 선봉에 서셨고.

◆ 표창원> 그랬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일선 경찰서의 형사도 하셨고, 그렇죠? 그러다가 유학 가서 경찰대학 교수를 하신 거잖아요.

◆ 표창원>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도저히 못 참겠던가요? 어떻게 그렇게 사표까지 던지게 됐어요?

◆ 표창원> 저는 정치적인 판단은 전혀 없었고요, 그 당시에. 그리고 어떤 그런 학생운동이나 민주화나 이런 것과의 연관성도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다만 제가 그 전에도 형사사건, 형사 때 처리할 때도 좀 상부에서의 청탁성 연락, 누구를 봐줘라라든지 이런 것들을 몇 번 봤고 제가 거절하고 그로 인해서 인사상 불이익 받고 이런 경험들이 좀 있었기 때문에 좀 그러한 식의 조치나 압력을 대단히 싫어하고 불쾌해 했었죠.

그리고 저도 사실은 나이도 40대 중반, 그 당시에 넘어서는 상황에서 살 만큼 살았고 한국 사회에 대해서 알 만큼 아는데 이 상황에서조차 이런 식으로 국정원이 개입하고 또 그 당시까지는 개입했는지 여부는 몰랐지만 그 반응을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이게 아무런 문제 없다면 그냥 들어가서 수사하면 될 텐데 수사를 못하게 하는 조치들을 계속 취하고 그 당시 여당과 후보가 계속 경찰 수사를 하지 못하게 하는 논리들을 제공을 하고 이랬기 때문에.

◇ 정관용> 게다가 또 대선 바로 직전에 서둘러서 중간 수사발표를 내는데 터무니없는 내용을 발표했고.

◆ 표창원> 그렇습니다. 16일날 밤 11시, 일요일 밤 11시였죠.

◇ 정관용> 그것도 또 표창원 의원이 그 당시에 또 신랄하게 비판하는 또.

◆ 표창원> 경찰 역사상 유래가 없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이거 말도 안 된다. 거기다 중간 수사 결과 발표라는 게 ‘하드디스크에서 댓글 흔적을 발견하지 못해’ 이거거든요. 어느 경찰 중간 수사 결과 발표가 ‘이제까지 수사했지만 어떤 실적도 없습니다’ 이렇게 수사 결과 발표하는 게 어디 있어요. 뭐가 있을 때 하는 거죠.

그건 말도 안 되고 그 상황 자체가 그리고 3일 전이거든요, 중간 수사 결과 발표가. 12월 19일이 대선인데 12월 16일날 일요일 밤 11시예요. 그런데 그 당시까지 여론조사 결과가 1,2위 후보가 거의 근접한 흔히 골든크로스가 일어난다, 그런데 여론조사 결과는 못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짐작만 하는 상황이었는데 굳이 뭐하러 경찰이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해서 거기에 영향을 미치느냐 이런 비판들을 제가 계속 제기를 했죠.

◇ 정관용> 바로 이제 그 상황이 경찰은 서둘러서 그렇게 막 가는데 현직 경찰대 교수가 그걸 정면으로 비판하는 코멘트를 하고 이거는 정치적으로 상당히 민감할 수밖에 없잖아요?

◆ 표창원> 그렇죠.

◇ 정관용> 그렇게 민감하다는 걸 아시고 그렇게 한 거 아닙니까?

◆ 표창원> 처음에 시작할 때는 몰랐지만.

◇ 정관용> 하루하루 지나면서.

◆ 표창원> 12일, 13일, 14일 되면서 그 민감성이 온몸으로 이제 와 닿았죠. 그리고 저희 어머니는 포항 출신이시고 영포라인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그러한 저희 가계 구조고 저희 부친께서는 해병대에서 계속 계시다가 국방부에서 대북 관련 업무도 하셨어요.

저는 완전 꼴통 보수 출신이에요. 그러니까 저희 가족의 지인 분들은 난리가 난 거죠. 왜 그러느냐. 그렇게 자랑스럽게 여겼던 경찰대학 교수고 TV에도 나왔던 이랬던 사람이 갑자기 저 빨갱이 야당 편을 드느냐, 이래서 저희 집안도 완전히 난리가 났었어요.

◇ 정관용> 그런데 도저히 그대로 못 있겠더라, 경찰이 하는 행동을 보니까?

◆ 표창원> 그 당시로서는 뭐에 홀렸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아니다 싶은 게 너무 강했고 그리고 또 하나는 거기서 제가 그냥 아닌 것처럼 물러서서 글을 안 쓰게 될 경우 이후 내 삶이 20년, 30년 남았는데 너무 비겁한 삶을 살게 될 것 같았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 폭풍과 같은 시간을 지내고 사표를 쓰고 나와서 정치를 하기까지도 또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정치 권유가 쭉 있었는데 안 하겠다고 했었던 걸로 제가 알고 있고. 계속 거부하셨었고. 그러면서 저술 활동 하고 방송인 시사평론 활동하시고 그런 활동을 쭉 하셨었잖아요.

◆ 표창원> 그랬습니다.

(좌) 정관용 교수 (우) 표창원 의원 (사진=시사자키)

 

◇ 정관용> 정치권 영입 제안을 계속 거절하다가 들어간 이유는 뭡니까?

◆ 표창원> 2015년 제 기억으로 10월 13일, 20일 이 정도까지만 해도 공식적으로 제가 SNS에 계속 ‘저는 정치를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명시적으로 글을 올렸었어요. 워낙에 정치 영입 제안 또는 설, 기사 이런 것들이 보도되고 하기 때문에 거기다 제가 했던 그런 국정원 사건에 대한 비판, 경찰 비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 이런 것들이 모두 처음부터 정치하려는 거 아니었냐는 의심을 하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그게 아니다라고 저는 강변을 하면서 정치를 안 하겠다고 했던 거죠.

그랬는데 2015년 연말이 되면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야당 의원들이 탈당하고 당 혁신안에 반대하고 분란이 일어나고 공동대표였던 안철수, 김한길 이분들까지 다 탈당하고 이렇게 되는 것을 보면서 제가 제 직업까지 다 버리고 완전히 우리 집안으로부터 문제도 야기하고 경찰에서는 배신자 소리 듣고 이렇게 한 이유가 뭐냐 하면 정의를 좀 밝히고 이 사건의 진실을 드러내고 그렇게 하겠다는 건데 그건 제가 어떤 외부에서 어느 정도 영향은 미칠 수 있지만 직접 할 수는 없는 거거든요. 그거는 직접 해야 될 사람들이 그 당시 야당이란 말이에요.

◇ 정관용> 그런데 제대로 못하는 걸 보고.

◆ 표창원> 자기들끼리 싸우고 자기들끼리 무슨 다투면서 갈리는 걸 보면서 도대체 이게 뭔가라는 분노가 많이 일었었고 그러던 차에 당시 문재인 새정연 대표께서 만나자, 이러면서 도와달라 하셔서 도와달라고 하는데 거절하고 그러기가 그래서 ‘알겠습니다’라고 해서 정치를 하게 됐죠.

◇ 정관용> 이제는 부모님하고는 관계가 좋으십니까? (웃음)

◆ 표창원> (웃음) 네, 지금은 많이 괜찮아지셨고요. 당시에는 저희 부친께서는 의외로 본인이 살아오신 삶과 상당히 다른 삶이기는 하지만 저에 대한 신뢰가 좀 있으셨거든요. 그래서 너를 믿는다 이렇게 하셨는데 저희 어머니는 그걸 극복을 못 하셨어요. 몇 개월을 앓아 누우시고. 온통 경상도 분으로 살아오셨기 때문에. 그런데 시간이 많이 흐르니까 많이 치유가 되더라고요.

◇ 정관용> 바로 그 국정원 댓글사건으로부터 시작된 게 이 책의 첫 장입니다. 그리고 이제 나는 왜 정치인이 되었나가 두 번째고 지금 탄핵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선 그때로 책이 마무리가 되는데 왜 내신 거예요, 이 책은.

◆ 표창원> 우선은 지난 대선 끝나면서 그동안의 5년이 너무 현실감이 없는 거예요. 도대체 뭔가. 그리고 제가 살아온 삶 중에서 너무나 격변의 시간이었기 때문에 이걸 그냥 넘겨버려서는 안 된다는 게 가장 컸고요. 또 하나는 최근에 이제 중고생이나 일반인들 강의를 하면서 똑같은 질문들, ‘왜 프로파일러가 국회의원이 됐어요?’, 계속 나오시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너무나 이게 생생한데 이분들은 다 잊으셨구나. 그래서 그거를 기록으로 남겨야 되겠다는 것. 마지막으로 최근에 제가 정치 선배들 이렇게 보면서 저분들도 처음에는 상당히 초심이 강하고 실천을 하셨을 텐데 많이 잊어버리신 것 같다, 저도 그렇게 되면 어떻게 할까라는 그런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제가 겪고 생각했던 것을 있는 그대로 기록을 해야 되겠다. 그래서 다시는 저는 변해서는 안 되겠다,이런 어떤 마음 이런 것들이 모여서 책을 쓰게 됐습니다.

◇ 정관용> 책 이름을 ‘정면돌파’라고 하신 이유는? 앞으로도 계속 정면돌파하겠다?

◆ 표창원> 네, 그런 각오이고요. 그리고 좌고우면하지 않겠다. 어떤 좀 더 쉬운 길, 편한 길 이런 거 보지 않겠다 그런 각오를 담았습니다.

◇ 정관용> 정치인이 돼서 야당 의원 잠깐 하다가 이제 정권이 바뀌고 여당 의원이 됐습니다. 이 나라는 바뀌었나요?

◆ 표창원> 바뀔 수 있는 방향성은 잡은 것 같습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에 나라가 바뀌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여전히 소위 우리가 적폐라고 부르는 부당하고 불합리하고 불의한, 또는 불법적인 그런 관행들이 사회 요소요소에 그대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바뀌지 않은 것 같고요.

다만 그러한 것들을 이제 서로 상호 신뢰 하에 나도 반칙 안 할 테니 당신도 반칙하지 마십시오. 그래서 제도도 고칠 수 있고 과거의 문제를 회수할 수 있는 그런 방향성은 잡았다라는 생각은 듭니다.

◇ 정관용> 방향만 잡았다.

◆ 표창원> 네.

◇ 정관용> 이제 실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표창원> 이제 저희들이 열심히 노력을 해야죠. 법부터 제대로 바꿔야 하고요. 법을 기반으로 한 제도 개선을 해야 되고요. 그리고 국민 여러분과 함께 올바로 우리, 나라다운 나라 만들어봅시다. 그래서 인사부정 또 학사비리 또 사법비리 이런 것들 없는, 전관예우도 없고. 그래서 제대로 나라가 절차대로 법대로 운영되는구나 이러한 상황이 될 때까지 계속 노력을 해야죠.

◇ 정관용> 방금 문자로 참 흥미 있는 질문을 주신 분이 있어서 바로 제가. 2324번 쓰시는 분인데 ‘스스로 표현한 아주 꼴보수로서 그렇게 살아오실 때 과거 야당이나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믿었나요’ 이런 질문이 있네요.

◆ 표창원> 믿지는 않았지만요. 의심은 했었습니다.

◇ 정관용> 정말요?

◆ 표창원> 왜냐하면 하도 그런 얘기만 들리니까. 언론 보고, 방송 보고 하면 너무 그럴 듯해 보이거든요. 간첩죄로 재판도 받았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님 같은 경우. 물론 나중에 그것이 밝혀지기는 했지만.

◇ 정관용> 간첩죄는 아니죠.

◆ 표창원> 내란죄였죠.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 같은 경우에도 장인어른에 대한 이야기 이런 것들 막 나오니까.

◇ 정관용> 의심은 했었어요?

◆ 표창원> 제가 직접 의심을 했다기보다는 ‘뭐, 그럴 수도 있겠네’라는 정도의 인식들은 있어왔죠. 하지만 정치에 크게 관심은 없었기 때문에 깊이 들여다보고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 정관용> 지금은요?

◆ 표창원> 지금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그러한 인식들이 일반인들에게 만들어지는가를 너무나 절절히 깨달았고요. 저에게도 그 종북 프레임이 씌워졌었으니까. 저에게도 그 당시 워낙 제가 제기했던 경찰청 즉시강제 헌재의 판례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전혀 반론이 없었어요.

그리고 저의 이야기 자체를 부정화하기 위한 방법은 종북론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제가 알고 봤더니 경찰 내 종북이다, 제가 가르친 제자들이 경찰 내 종북이 되어 있다, 이런 식의 논리였고, 저는 아니다라고 하면서 저는 보수주의자라고 밝히면서 제 부친의 과거 북한 쪽에서 공산주의가 싫어서 월남하신 분이다, 목숨을 걸고 이랬더니 거봐라 ‘북에서 왔으니까 종북이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확산되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종북 이미지가 만들어지는구나. 제가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들었었어요.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아니면 일반적으로 그냥 소위 운동권이라고 했던 분들, 민주열사 투사로 불리셨던 분들. 이분들이 경찰 커뮤니티 내에서는 조금 그런 빨간색 있는 분들로 일반적으로 인식이 돼 있었거든요. 그런 것들 막연하게나마 제가 어느 정도 인식을 가지고 있었지 않나 싶으면서 많은 반성과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정관용> 반성과 죄송한 마음. 그게 우리 사회의 정치 문화가 한 단계 성숙하려면 이제는 거기는 좀 넘어서야 하는 거 아닙니까?

◆ 표창원>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여전히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는 계속 그 프레임을 가지고 가시는 것 같아서.

◆ 표창원> 그래서 제가 그 부분에 대해서 2012년 연말부터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김성태 원내대표 이런 분들께서 종북 이런 걸 입에 올리실 때마다 제가 강하게 비판을 하고 반대를 하고 있고 이제 그걸 좀 벗어나라. 그거는 보수가 아니다. 보수는 당당해야지.

◇ 정관용> 보수 원조로서 하는 말이다, 그 말이죠?

◆ 표창원> 그렇습니다.

◇ 정관용> 혹시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 봐 조금 아까 읽어드린 것처럼 까칠한 질문만 있는 게 아니에요. 응원한다는 댓글이 지금 엄청나게 많이 오고 있습니다.

◆ 표창원> 고맙습니다.

◇ 정관용> 그걸 제가 전해 드리고요.

◆ 표창원> 고맙습니다.

◇ 정관용> ‘표창원의 정면돌파’를 들고 오신 표창원 의원 오늘 오래간만에 함께 만났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표창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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