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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22일(현지시간) 일부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패널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키로 결정하자 중국도 술렁이기 시작했다.
수입 세탁기 관세의 경우 LG·삼성 등 한국과 멕시코 기업들에게 큰 손실을 가져다 준 반면 태양광패널 관세 부과 결정으로 중국 업체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됐기 때문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과 한국 등에서 수입한 태양광 제품의 경우 2.5기가와트 기준으로 그 이하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이를 초과하면 ▲ 1년 차 30% ▲ 2년 차 25% ▲ 3년 차 20% ▲ 4년 차 15%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최근 들어 미국으로부터 숱한 무역보복 경고를 받아온 중국 내부에서는 미국의 16년 만의 관세 부과 결정에 반발하는 한편 그토록 피하려 했던 미·중 무역전쟁이 현실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상무부의 무역구제조사국 국장인 왕허쥔(王賀軍)은 이날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에 대해 미국 산업을 과도하게 보호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왕 국장은 "미국이 외국산 태양광패널과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 발동을 결정해 엄중한 관세를 부과키로 한 결정은 무역구제조치의 남용이며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이번 조치는 많은 무역 파트너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면서 "이번 조치로 미국 내 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훼손했을 뿐 아니라 관련 제품의 글로벌 무역 환경도 한층 더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이 세이프가드 사용을 자제하고 다자 무역 규칙을 준수해 세계 경제 발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중국 온라인 매체 펑파이(澎湃)는 '새해 대중 무역 전쟁 첫 신호탄‘이라는 제목을 통해 이번 조치가 중국을 겨냥해 강경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중국 온라인 매체인 해외망(海外網)은 미국의 대부분 태양광 관련 일자리가 생산직이 아닌 설치직이라는 점이라며 이번 미국의 관세부과로 인해 미국내 태양광 관련 일자리 수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국제재생가능에너지협회 통계자료를 근거로 미국의 태양광에너지 산업이 창출해낸 26만개 일자리 중 이번 관세 부과 조치로 향후 4만8천~6만3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세이프 가드 발동을 기점으로 미국의 무역보복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지적 재산권 침해 여부에 대한 1차 조사 결과를 당초 예상보다 빨리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3일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기업연구소의 중국경제 전문가 데렉 시저스는 "미국 무역법 301조에 입각한 1차 조사 결과 발표는 오는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며칠 전에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저스는 미국이 조사 결과 발표에 이어 중국의 통신이나 반도체 분야를 대상으로 제재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SCMP는 하지만 “이번에는 발표할 것이 없다”는 한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 측에서는 아직까지 지적재산권 침해 조사결과 발표를 앞당기려는 직접적인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로이터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중국의 매우 광범위한 지적 재산권 침해에 대해 대규모 벌금을 물릴 예정이며 곧 발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