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동반자'는 외교적 수사일 뿐인가?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지난 9일 양국 간의 기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포괄적·전면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청와대는 "UAE는 중동 국가 중 대한민국과 유일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있는 나라로 이번 합의안이 양국의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민주당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이고 전면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점을 환영한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전략적 동반자' 관계란 어느 정도의 관계를 말하는 것일까?

외교부는 이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는 외교적 수사일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상황과 필요에 따라 양자 협의를 결정하기 때문에 수사로서 외교관계의 격을 따지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가령 일본과 전략적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중국에 협력이라는 말이 추가됐다고 해서 EU보다 상위 관계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일까?

칼둔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접견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 체크 1. 한국과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

우선 한국과 양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외교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를 살펴보면 관련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A. '전략적' 관계를 맺는 국가

① 포괄적 전략적 동맹 관계/ 21세기 전략 동맹 관계 : 미국
②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 중국, 러시아, 베트남
③ 전략적 동반자 관계 : 유럽 연합, 인도네시아(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인도, 멕시코, 캐나다, UAE,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알제리, 루마니아 등

B. '동반자' 관계를 맺는 국가


① 일본 : 미래를 위한 성숙한 동반자 관계
② 프랑스·몽골 : 포괄적 동반자 관계
③ 라오스 : 호혜적 동반자 관계

◈ 체크 2. '전략적', '동반자' 등의 외교수사는 정말 의미 없을까?

한·미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외교수사는 대내외적으로 양국간의 관계 발전을 표현하려는 데 의의가 있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 '포괄적', '전면적'과 같은 용어는 외국과 특별한 양자관계를 설정할 때 자주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이다.

한국은 약 30여개의 나라와 특별한 양자관계를 유지중이다. 미국과는 유일하게 군사동맹도 맺고 있다. 그래서 미국과는 '전략' 관계가 아닌 '동맹' 관계란 용어를 붙이고 있다.

외교부 사이트 내용을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우리나라와 우호적인 관계를 갖고 있는 나라에 '동반자'라는 수식어를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양국관계가 우호적인 분위기를 띨 때 혹은 관계가 증진됐을 때 이러한 수식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전략'이란 수식어를 사용했을 때 교류와 협력의 수준이 높아지거나 범위가 넓어졌다. 또한 양자관계가 격상될 때마다 '전략적'이란 수식어가 붙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베트남과 중국을 예로 들 수 있다.


베트남은 한국의 4대 교역 투자 대상국으로 떠오르면서 '21세기 상호보완적 협력관계'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의미가 격상됐다. 중국 역시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

한국외대 강준영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전략', '전략관계', '동반자'라는 외교용어가 기존 군사 용어에서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보았다. 강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서 '개념이나 구체적 실행 기준의 모호성 때문에 명확한 구분은 쉽지 않지만 전략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군사·안보적 측면의 고려가 반영된다'고 보았다.

또한 '협력'이 들어가면 고도의 정치적 신뢰나 지도자간의 돈독한 관계를 의미하고 군사적 의미보다는 경제 분야의 교류에 초점을 둔다고 보았다. 그밖에 '동반자'에 대해서는 상호 친밀성을 강조하는 의미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외대 강준영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의 <중국의 양자 관계에 관한 외교적 수사의 합의 분석> 논문 20p.

종합해보면 외교적 수사는 우위가 나눠져 있거나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진 않지만 외교수사를 사용할 때 나름의 의미를 나눠서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외교부의 입장처럼 외교수사가 단지 수식어에 그치며 격을 따질 수 없고 큰 의미가 없다고만 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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